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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로 4200만원 벌었더니.."양도세로 두달치 월급 토할판" [금융SOS]

ngo2002 2021. 4. 22. 16:09

황의영 입력 2021. 04. 18. 08:01 수정 2021. 04. 18. 08:15 댓글 2103

대기업 과장 이모(37)씨는 최근 A증권사에서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를 신고하라"는 문자를 받고 깜짝 놀랐다. 지난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가 된 뒤 세금을 내야 한다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기 때문이다. 이씨가 지난해 테슬라 등 해외 주식 투자로 번 돈은 4200만원 정도다.

그는 "올해 들어선 보유 종목들이 '떡락(주가 급락)'해서 손해가 큰 데 두 달 치 월급을 토해내게 생겼다"며 "양도세 신고를 어떻게 하는지도 몰라 마음만 급하다"고 말했다.

해외 주식 투자로 연간 250만원 이상 벌었다면 양도세를 내야 한다. 셔터스톡



차익 250만원 넘으면 납부 대상…신고 안 하면 가산세
해외 주식 양도세 신고 시즌이 돌아왔다. 지난해 미국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양도세 납부 대상자가 급증할 전망이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결제(매수·매도)금액은 1983억2000만 달러(216조원)다. 2019년의 4.8배다. 신고 기한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도세 신고 대란' 사태도 우려된다. 신고 방법을 모르거나 자신이 납부 대상자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다.

해외 주식 투자는 사고팔아 얻은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가 발생한다. 대주주(한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가 아니면 양도세가 없는 국내 주식 투자와는 다르다. 지난해 해외 주식 투자로 돈을 벌었다면 다음 달 1~31일 한 달간 자진 신고하고 세금을 내면 된다.

대상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안에 결제한 전체 해외 주식 매매 차익이다. 매매 차익에서 250만원을 공제하고 남은 금액에 대해서만 양도세 22%(지방소득세 2% 포함)를 낸다. 여러 종목을 사고팔았다면 손익을 합산해야 한다.

예컨대 테슬라 주식을 사서 1000만원을 벌었고, 애플 주식 투자로 300만원 손실을 봤다면 700만원에서 250만원을 뺀 450만원에 대한 세금만 내면 된다. 양도세율 22%를 적용하면 양도세는 99만원이다. 연간 수익이 250만원보다 적거나 손실을 봤다면 안 내도 된다. 양도세는 1년에 한 번만 내면 된다.

본인이 납부 대상인지는 증권사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 해외주식 양도소득 금액 조회 기능이 있다. 단 해당 증권사 앱에서 거래된 해외 주식만 계산하기 때문에, 여러 증권사 앱을 통해 주식 거래한 경우 각 앱에서 금액을 조회한 뒤 합산해야 한다. 신고는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가서 관련 서류를 제출하거나 국세청 홈택스에서 하면 된다.

대부분의 증권사 앱을 통해 해외주식 양도세 대행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사진은 삼성증권 모바일 앱 'mPOP' 화면. [삼성증권 홈페이지 캡처]



직접 신고 힘들면 대행 서비스 이용도 방법
하지만 '주린이'로 서학 개미 대열에 합류한 뒤 처음 신고 대상자가 됐다면 우왕좌왕할 가능성이 크다. 김예나 삼성증권 세무전문위원은 "특히 해외 주식 매매를 자주 했거나, 국내 주식 양도세가 부과되는 대주주에도 해당하면 금액을 계산하기 까다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만약 해외주식 거래로 250만원 이상 차익이 생겼는데도 신고를 적게 하거나 하지 않으면 납부세액의 각각 10%, 20%를 가산세로 물어야 한다. 여기다 세금을 제때 내지 않았기 때문에 부과되는 납부불성실가산세가 하루당 0.025%씩 붙는다. 연 9.125% 수준이다.

양도세 신고가 버겁다면 증권사의 신고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최근 서학 개미가 급증한 만큼 주요 증권사들은 무료로 신고를 대신해준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오는 23일까지, KB증권은 다음 달 14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신한금융투자는 다음 달 24일까지다.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은 신청 기한이 지났다. 대행 수수료 2만~3만원을 받는 곳도 있다.증권업계 관계자는 "홈택스 등을 통한 직접 신고는 5월에 하면 되지만, 증권사 대행 서비스는 신청 기한이 있어 서두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