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입력 2021. 03. 31. 16:11 댓글 52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지난 1월 9만1000원 최고가 돌파 이후 3개월 동안 주가가 하락하며 8만원대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충분히 주가가 쉬었다"며 메모리 반도체 턴어라운드로 10만원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상승 동력을 잃은 국내 증시 영향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3월 31일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800원(0.97%) 하락한 8만1400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11일 종가 기준 9만1000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후 10.54% 하락한 상황이다. 장중 최고치인 9만6800원 대비 15.90% 떨어진 수치다.
올 초 코스피 시장이 급등하면서 ‘10만 전자’가 눈앞이라는 전망에 주식을 쓸어 담은 개인들은 팔아야 할 지 버텨야 할 지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개인은 올해 들어 15조4710억원 어치를 사들였지만 9만원대에 들어간 투자자들이 많은 만큼 매도 물량도 나오는 추세다. 실제 지난 30일 개인은 8거래일 만에 2051억원의 매물을 내던졌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국내 코스피 시장의 부진과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 중단 등이 이유로 분석된다.
미국 시장 금리 상승세와 기대 물가 호조에 따라 증시에 투심이 약해지면서 코스피는 현재 2900~3000선의 박스권에 갇혀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 지역의 한파로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이곳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도 가동이 중단됐다. 공장이 다시 가동됐지만 이에 따른 여파는 2·4분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단기 상승 피로감, 오스틴 비메모리 팹 이슈로 부진한 상황"이라며 "신규 반도체 팹의 초기 비용 발생과 오스틴 비메모리 팹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1·4분기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 수준으로 기대치를 하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개미들은 ‘그래도 결국은 오를 것’이라는 믿음에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매물을 쓸어 담고 있다. 지난 4일 삼성전자 주가가 8만2000원대로 떨어지자 6608억원을 사들였다. 지난 24일 8만1000원대에 진입했을 때도 4499억원 매수했다. 이른 바 ‘물타기’ 매수가 더해진 것이다. 개인은 지난 1월 10조1564억원, 2월 3조896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기다리고 있다.
개인들은 1·4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 반등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 상승한 60조273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8조6475억원으로 34.13%, 순이익은 6조3600억원으로 30.2%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실적은 부진하지만 IM(스마트폰) 사업부가 실적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갤럭시S21 출시 효과 등으로 스마트폰 출하량(7500만대)이 예상을 웃돈 덕분이다. D램 제품 가격도 2·4분기부터 상승할 것으로 보이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반등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매우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트 사업부가 반도체 부진을 메워줄 전망"이라며 "스마트폰 출하 증가에 더해 갤럭시 버즈 등 마진율 높은 웨어러블 제품의 매출이 크게 증가해 IM 부문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들 역시 연초에 냈던 목표가인 9만5000원~12만원을 유지하면서 2·4분기 이후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가장 높은 목표가는 신한금융투자가 지난 1월 제시한 12만원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텍사스 오스틴 정전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했지만 파운드리 선단 공정의 낮은 수율, 범세계적인 부품 공급난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이익 창출 능력에 대한 눈높이를 다시 한 번 높일 필요가 있다"며 "영업이익 전망치는 시장 컨센서스 보다 17.6%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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