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되는법(주식..경매)

동학개미 78% 뛰었지만 외국인 234% 날았다

ngo2002 2020. 9. 18. 07:39

이준우 기자 입력 2020.09.18. 03:01 댓글 41

주식 동학운동 6개월 성적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본격화하던 지난 3월 19일, 코스피 지수는 1457.64포인트를 기록하며 국내 주식시장은 1년 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후 개미(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내던진 한국 주식을 대거 쓸어 담으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른바 ‘동학개미'의 출현이다. 반년이 흐른 17일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저점 대비 65.1% 오른 2406.17까지 상승했다. 그동안 개미들은 외국인·기관에 밀려 주식시장에서 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일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엄청난 상승장에 올라타 예전보다 높은 수익을 올렸다. 그렇다면 개미들은 6개월 사이에 얼마나 번 걸까?

코스피 연저점(3월 19일) 이후 투자자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과 수익률(9월 17일)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서 77% 수익 냈지만…

본지가 연저점(3월 19일) 이후 17일까지 투자자별 코스피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개미들의 투자 성적표도 뛰어났지만 외국인에게는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저점 이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0개는 네이버·SK하이닉스·카카오·삼성전자우·SK·현대차·삼성전자·LG화학·신한지주·한국전력 등으로, 총 순매수 금액은 11조7829억원이다. 언택트(카카오·네이버)·배터리(LG화학) 관련 종목과 전통적인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채웠다. 각각의 주가 상승률에 투자 비율에 따른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77.8%에 달했다. 카카오(163.1%), 현대차(150.3%), LG화학(130.4%)은 주가가 2배 이상으로 뛰었지만 SK하이닉스는 D램 반도체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주가 상승률이 12.5%에 그쳤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0개는 삼성전자·셀트리온·신풍제약·LG전자·LG생활건강·LG이노텍·CJ제일제당·오리온·삼성전기·휠라홀딩스 등이었다. 이 종목들의 순매수액 합은 3조9468억원, 가중 평균 수익률은 234%에 달했다. 순매수액에 수익률을 곱해 대략적인 수익 규모를 추정해보면 개인이 11조7829억원을 퍼부어 9조1671억원을 벌 때, 외국인은 3조9468억원을 들여 9조2355억원을 벌어들였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관투자자 역시 개인보다 수익률이 높았다. 기관이 가장 많이 산 종목 10개의 가중 평균 수익률은 81.9%로, 총 2조4309억원어치를 순매수해 대략 1조9909억원을 벌어들였다.

◇'감'에 의존하는 개미들… 외국인 투자 전략 당하지 못해

개인이 외국인·기관보다 저조한 투자 성적을 내는 이유로는 정보량과 투자 전략의 차이가 꼽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 투자자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단순히 ‘감’에 의존해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외국인·기관은 장기적인 투자 전략 속에서 매도·매수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개인과 외국인의 엇갈린 투자 성적은 신풍제약 종목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외국인이 6개월간 4016억원어치를 사들인 신풍제약은 코로나 백신 개발 기대감에 주가가 1855.1% 상승했다. 하지만 이 기간 개인은 신풍제약을 코스피 종목 중 둘째로 많은 3773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주가가 쭉 오를 것이라 보고 계속 사들인 반면, 개인은 ‘이만큼 올랐으니 곧 떨어질 것’이라며 줄곧 판 것이다. 외국인은 신풍제약 종목 하나로만 대략 7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지적한다.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최근 주가가 실물 경기 회복세에 비해 과도하게 오른 데다, 미국 증시가 최근 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개인들은 투자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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