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되는법(주식..경매)

[줌인]은마 96배 오를때 삼성전자 804배 뛰었다

ngo2002 2020. 1. 13. 14:43

[줌인]은마 96배 오를때 삼성전자 804배 뛰었다

삼성전자 사상 최고가 경신
한국 대표 부동산 블루칩 은마보다 수익률 나아
"혁신 지속한다면 강남 아파트 부럽지 않을 것"
이데일리 | 권소현 | 입력 2020.01.13 06:00 | 수정 2020.01.13 11:06
삼성전자·은마아파트 장기보유 수익률 비교(표=김정훈 기자)
삼성전자·은마아파트 장기보유 수익률 비교(표=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8만305% vs 9519%’

한국 증시의 대장주 삼성전자, 그리고 한국 부동산 블루칩으로 꼽히는 은마아파트의 최근 40여 년간 상승률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불패’ 신화가 되살아나며 강남 집값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장기 수익률로 비교해보면 한국 증시 우량주에 투자하는 게 훨씬 쏠쏠했다는 의외의 결과다.

물론 주식은 언제 사고 언제 파는가에 따라 손실을 보았을 수도 있고 증시를 이끄는 주도주도 바뀌지만 성장성이 있는 주식을 골라 잘 투자한다면 앞으로도 부동산보다 나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마 96배 오를 동안 삼전 804배 상승

12일 KB부동산 시세정보에 따르면 강남 재건축 대장주인 은마아파트의 전용 84㎡의 매매가 평균은 22억5000만원이다. 1978년 당시 분양가인 2339만원에 비해 96배 상승했다. 숫자만 보면 역시 재테크는 부동산이라는 신념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은마아파트는 지을 때부터 부동산 시장의 상징이었다. 정부의 서울 강남 개발을 업고 당시 허허벌판이었던 대치동에 민간 아파트 단일 규모로는 최대인 4424가구를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당시 드물었던 14층의 중층인데다 소형 평수가 아닌 전용 76㎡(31평)과 84㎡(34평)의 넓은 평수로만 구성돼 중산층이 몰렸고 입주 후 일대가 개발되면서 은마아파트는 부촌 1번지로 등극했다.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때면 늘 은마아파트 시세가 거론돼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가늠하는 척도 역할을 해왔다.

은마아파트 분양이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1978년 동시 분양하려다 워낙 규모가 방대해 그해 8월 초에 2170가구에 대해 1차로 먼저 분양했다. 그러나 분양 개시 사흘 만에 정부가 부동산 투기억제 종합대책인 8.8대책을 전격 내놓으면서 청약부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우선분양에서 미달사태를 빚었다. 일반청약을 받아 가까스로 1차 분양을 마무리했다. 나머지 2차분은 1979년 4월에 분양에 나섰지만 이 역시 녹록지 않아 1980년까지 수차례에 걸쳐 미분양 물량을 소진해야 했다.

은마아파트 1차 분양에 당첨된 이들은 1979년 7월15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주요 일간지에 실린 부동산 매물 정보를 종합해보면 전용 84㎡ 호가는 1983년 3000만원을 넘었고 1985년 4500만원 수준으로 오르더니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을 지나면서 1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1997년에는 2억원으로 올랐고 2002년 5억원대, 2003년 7억원대, 2006년 13억원대 등 숨 가쁘게 상승했다. 2012년에는 8억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2015년 10억원을 넘어섰고 2020년 현재 20억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더 고공비행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5만95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수정주가를 기준으로 삼성전자 상장 직후인 1975년 6월12일 56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63배 오른 것이다. 은마아파트 1차 분양 마감일인 1978년 8월16일 삼성전자 주가 212원과 비교하면 281배, 잔금까지 모두 치른 입주일 1979년 7월16일 주가 74원과 비교하면 804배 상승했다. 입주 때 은마아파트 분양대금 치를 돈 2400만원으로 당시 삼성전자를 샀다면 지금 192억9730만원으로 불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부동산 불패신화 깬 삼성전자…혁신이 만든 캐시플로

물론 종목 선택의 문제는 있다. 삼성전자는 당시 대장주는 아니었다. 19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시가총액에서 한국전력, 현대차, 대림사업, 금성사 등에 밀렸고 1980년대에도 현대차, 유공, 현대건설 등에 뒤처졌다. 삼성전자가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선 것은 1999년이다.

한국전력과 한국통신 등과 엎치락뒤치락하다가 2000년 1위에 올라선 이후 현재까지 톱을 고수하고 있다. 40여 년 전에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에서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란 혜안을 갖췄어야 800배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의미다.

글로벌 IT주의 상승세 덕에 글로벌 기업 중 삼성전자의 시가총액도 크게 증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3010억6500만달러(약 349조6900억원)로 18위에 오르며 지난 2018년보다 10계단 뛰어올랐다. 시가총액도 2018년과 비교해 31.5%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한국 대표기업이 된 이후에도 수익률은 강남 아파트 수익률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 부동산이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2015년 1월 대비 올해 1월 가격 상승률을 보면 은마아파트 전용 84㎡가 129%, 삼성전자가 110%다.

시계를 더 넓혀 1986년 이후 매년 1월 기준으로 3년 보유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코스피와 삼성전자는 평균 26%, 107%였고 서울과 강남아파트는 20%, 23%에 그쳤다. 손실구간 횟수를 보면 코스피는 총 9회로 서울 및 강남아파트의 8회, 7회에 비해 조금 많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5회에 그쳤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는 부동산이 아닌 주식의 시대였다가 2015년 이후 주가는 상승과 하락의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 반면 강남을 중심으로 한 서울 부동산은 굳건하게 강세를 보이면서 부동산이 주식보다 낫다는 개념이 각인됐다”며 “그러나 3년 이상 장기보유한다면 삼성전자가 수익률 측면이나 손실 횟수에서 강남 아파트보다 훨씬 괜찮은 자산임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미래혁신을 계속 이어간다고 가정하면 앞으로도 강남 아파트 못지않은 수익을 안겨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결국 자산가치는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 가치인데 삼성전자는 전략적 판단을 잘하면서 현금흐름이 잘 나오도록 사업구조를 짜놓은 데다 소유자인 주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등에 적극적”이라며 “성장 여부를 봐야 하는 데 강남 아파트보다는 혁신해가면서 캐시플로를 창출해가는 기업 주식이 앞으로도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권소현 (juddi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