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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술25]④유전자분석 몇시간이면..숨어있는 질병도 찾아낸다

ngo2002 2019. 12. 6. 09:56

[미래기술25]④유전자분석 몇시간이면..숨어있는 질병도 찾아낸다

류성 입력 2019.11.29. 18:02

단순 질병예측에서 일상의 모든 분야 바꾸게 될것
미국 성인 25명 중 1명 유전자 분석 서비스 받아
일본서 배우자 선택할때 유전자분석 데이터는 필수
내게 맞는 화장품까지 추천..유전자 분석기술 진화

[이데일리 류성 기자] 최근 인천에 사는 60대 김모씨는 한 대학병원에서 유전자 검사를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자신이 뇌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도가 높은 상태라는 검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김씨는 곧바로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습니다. 실제 검진에서도 뇌동맥류로 밝혀져 응급수술을 받고 생명을 건질수 있었습니다. 뇌동맥류는 파열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 질환이지만 출혈전 발견은 쉽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김씨는 15만원을 들여 유전자 검사를 받은 덕에 자칫 위험할수 있었던 생명을 구할수 있었습니다.

특정 질환이 발병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미리 알수있는 유전자 분석이 대중화 단계를 맞고 있습니다. 기존 수천만원 하던 유전자 분석비용이 몇년새 수십만원 수준으로 크게 떨어지면서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업계는 지난 한해 12만여명이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추산합니다. 글로벌 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유전자 검사 시장규모는 전년보다 10% 증가해 7조3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유전자 검사 대중화시대를 열어젖힌 일등공신은 2017년 본격 상용되기 시작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기술이 손꼽힙니다. NGS는 기존 유전자 데이터를 직렬식으로 분석하느라 몇주씩 걸리던 것을 병렬식 분석이라는 혁신적 방식으로 전환, 몇시간만에 결과를 도출할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NGS는 초고가 대형장비 여러 대를 쓰던 것을 소형장비 1대로도 가능하게 해 분석비용도 대폭 낮추는 효과를 냈습니다. 기존 10만달러가 넘던 비용이 100달러 안팎으로 대폭 떨어지면서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 서비스의 유용성을 세간에 널리 알린 대표적 사례는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입니다.2013년 안젤리나 졸리는 자신이 유방암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을 미리 알아내 자신의 유방조직을 제거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이때 안젤리나의 유방암 발병 위험을 측정하는 데 활용한 유전자 검사 방식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입니다. 특히 NGS는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를 미리 찾아내 개인별 맞춤형 치료를 가능케 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고있습니다. NGS 기술을 활용하는 유전자 분석 장비 제조분야의 선두업체로 세계시장의 70%를 석권하고 있는 곳이 일루미나라는 업체입니다. 일루미나는 48시간이내에 60여명의 유전체를 분석할수 있는 노바섹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유전자 분석은 개인 유전정보를 분석해 질병 발병을 예측할 뿐 아니라 질병진단,맞춤형 치료,건강관리, 화장품, 식단 등으로 그 쓰임새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유전자 검사비가 가장 저렴한 분야는 향후 대머리가 될지 여부를 알수있는 탈모 검사입니다. 유전자 분석업체인 바이오니아(064550)는 탈모 유전자검사 비용을 5만원으로 책정하고 있습니다. 영양, 피부, 탈모 등 6가지 항목을 모두 유전자 검사를 받는 비용은 10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일반적인 질병 발병 가능성을 알기위해 유전자 검사를 받으려면 15만원에서 200만원 가량 비용이 듭니다.

정일영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유전자 검사는 암, 희귀질환, 산전 기형아검사등 질병분야 외에도 와인 취향, 수면패턴 조사, 선조분석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도가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전자 분석 시장이 커지면서 업체간 경쟁도 치열합니다. 이 분야 선두주자로는 테라젠이텍스(066700), 마크로젠(038290) , 디엔에이링크(127120), EDGC(245620), 랩지노믹스(084650), 메디젠휴먼케어 등이 손꼽힙니다. 일부업체는 건강기능식품회사, 식품회사 등과 손잡고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통한 맞춤형 건강식품을 제공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습니다. 테라젠이텍스는 글로벌 건기식 업체인 허벌라이프와 마크로젠은 동원F&B와 각각 제휴를 맺고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업계는 이미 대중화를 시작한 유전자 분석 서비스가 올해 연말을 기점으로 우리 곁에 성큼 다가설 것으로 자신합니다. 현재 대부분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병원에서만 할수 있게 돼있지만 연말부터는 병원이 아닌 곳에서도 받을수 있는 서비스 항목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현행 법규는 혈당,혈압, 콜레스테롤, 피부노화 등 12가지 분야만 병원에 가지 않고도 유전자검사업체에서 받을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연말부터 이를 알코올 의존성, 불면증,피부염증 등 57개 분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황태순 테라젠이텍스 대표는 “유전자 분석 서비스는 개인의 의료뿐 아니라 식사,운동, 취미,미용,수면은 물론 전자제품,자동차,의류를 구입하는데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 배우자와 주거지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도 유전자 분석 서비스가 필수가 되는 시대가 올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대부분 항목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병원으로만 제한하고 있는 국내와는 달리 상당수 질병항목까지도 유전자 검사업체를 통해 소비자가 자유롭게 검사받을수 있는 미국은 성인 25명 가운데 1명 꼴로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업계는 추정합니다. 미국 유전자 분석 전문업체 23andme사만 지금까지 500만명 넘는 이용자에게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시장이 커지면서 미국에서는 유전자 검사 전문업체만 90여개사가 난립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는 주로 가족,친족 관계 검사, 조상 및 뿌리 찾기, 라이프 스타일 및 웰니스, 질병 검사 등을 주력 사업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저렴해진 가격과 상용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대중속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특히 유전자 검사를 통해 얻는 데이터가 질병 사전 예측, 건강관리, 질병에 대한 맞춤형 처방과 치료 등에 유용하게 쓰일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이용자가 급증세입니다. 업계는 지난해 국내에서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받은 사용자가 12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합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주요 질환에 대한 유전자 검사도 병원이 아닌 유전자 검사업체에서 할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유전자 검사가 일반화되면 질병 발병을 미리 알고 예방할수 있어 전체적으로 국가의 의료보험 재정도 더욱 탄탄하게 만들수 있는 효과를 거둘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일반적인 질병 발병 가능성을 알기 위한 유전자 검사 비용은 질병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개 15만~200만원 가량입니다. 유전자 분석분야 세계 최고기업으로 평가받는 중국 베이징 게놈 인스티튜트(BGI)는 유전체 분석 비용을 1달러 수준으로 끌어 내리는 것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진행중입니다.

유전자 분석 데이터는 전공과 직업, 배우자, 주거지를 선택하는 데도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업계는 보고있습니다. 실제 이미 일본에서는 배우자를 선택하는데 개인의 유전자 분석정보가 필수적 준비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 의뢰 유전자 검사(DTC)분야 세계 시장규모는 1400억원 달했습니다. 매년 25% 정도 증가해서 2022년에는 3400억원 가량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류성 (star@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