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핫이슈
부친의 장례를 치른 위과는 진(秦)과의 전쟁에 나섰고, 적장 두회(杜回)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두회가 위과를 막 사로잡으려는 순간 말이 풀에 걸려 넘어졌다. 누군가 풀을 묶어 놓았던 것. 덕택에 위과는 사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날 밤 한 노인이 꿈에 나타나 말하길 “나는 자네 서모의 아버지 망혼(亡魂)일세. 자네가 나의 딸을 구했으니 그 보답으로 풀을 엮어(結草) 자네를 구했네”라고 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이 전하는 결초보은(結草報恩)의 유래다.
자전 설문(說文)은 ‘은(恩)’을 ‘고마움(惠)’이라고 했고, 시경에서는 ‘사랑(愛)’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상대를 사랑하고 혜택을 베푸는 것이 곧 ‘恩’이요,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 곧 ‘보은(報恩)’이다.
같은 말로 ‘반포보은(反哺報恩)’이 있다. 까마귀는 엄마 까마귀가 늙으면 반대로 먹이를 물어다 먹인다(反哺)는 전설에서 유래된 말이다. 반포지효(反哺之孝)라고도 한다. 까마귀도 부모를 섬기는데, 사람이라면 더 지극히 부모를 모셔야 한다는 뜻이다. 음수사원(飮水思源) 역시 같은 뜻이다. 남북조 시대 양(梁)나라 장군인 유신(庾信)이 남긴 ‘징조곡(徵調曲)’에서 나오는 말로 ‘낙실사수, 음수사원(落實思樹, 飮水思源)이 원전이다. 과일을 딸 때는 나무를 생각하고, 물을 마실 때는 원천(源川)을 생각하듯 항상 고마워하라는 의미다.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허정무 감독은 우루과이와의 결전을 앞두고 ‘결초보은’의 심정으로 게임에 나서겠다고 했다.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결의다. 게임은 졌지만 지난 한 달 동안 우리 국민은 그가 있어 행복했다. 오히려 우리가 그에게 결초보은의 마음을 가져야 할 듯싶다.
한우덕 중국연구소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