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민정수석은 ‘진돗개 관상’이다. ‘견상(犬相)’을 지니고 태어나는 사람은 총명하다. 명석함이 앞서기에 일찍이 두각을 나타낸다. 공부도 잘하지만 학문이 아닌 길로 접어든 경우에는 다양한 재기(才器)를 활용해 출세한다. 견상은 사회 전반에 걸쳐 활동한다. 조국 수석은 진보학자로서 국가의 부조리를 개혁함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는 신념이 강하다. 개혁의 선봉에 서니 거센 저항을 받는 건 당연하다. 앞으로도 세찬 맞바람은 지속될 것이다. 칼 위를 걷는 심정으로 한발 한발 전진하는 형국이니 아차 하면 발을 베인다.
조국 수석을 국정농단 사건의 주역인 최순실과 비교하거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특감반원의 비위는 국정농단과는 다르다. 여당인 조응천 의원은 “조국 수석이 책임지고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반면 야당의 박지원 의원은 “조국이 사퇴하면 사법부 개혁 등은 성공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박지원 의원은 백년 묵은 ‘여우상’처럼 혜안이 있다. 정치인 중에 드물게 사람 볼 줄 아는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 보면 박 의원의 말이 맞다.
사안마다 거듭 조국 수석의 사퇴를 주장하는 이유는 문재인 정부 개혁의 아이콘이 조국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진돗개상’ 조국은 공격을 견뎌내는 힘이 약하다. 학자들은 자존심을 후비며 흔들어 대면 대부분 “에이 안 해” 하고 걷어차 버리는 관상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이 있더라도 사퇴 압박은 지속될 것이다. 조국도 자꾸 흔들면 스스로 포기할 수 있다. 그러나 갖은 구설을 버티는 게 자신의 앞날과 시대의 흐름에 맞는 처신이다.
조국 수석의 단점이자 안타까운 점은 홀로 외롭게 싸워야 된다는 점이다. 청와대에 동료와 참모들이 많지만 조국은 언제나 외롭다. 자신의 세력을 형성하지도 않을뿐더러 힘들다고 주변에 하소연도 못하는 성정을 지녀 고독하다. 남들은 민정수석이라는 막강한 직위를 부러워할지 모르나 본인은 정작 기쁜 마음으로 일한 적이 없다. 언제나 무거운 어깨와 막중한 책무를 가슴을 부여안고 청와대로 출근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수석을 신뢰한다. 동물관상으로 분석하면 답이 나온다. ‘소상(牛相)’인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 동물관상보다 ‘진돗개상’을 믿는다. 서로 상생해주는 ‘상생 관상’이기 때문이다. ‘개상’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소상’이 잘 이해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수석은 직책을 떠나면 평생 동지다. 진돗개는 주군을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자기 다리와 귀가 잘려나가도 꿈쩍 않고 견디는 충성심은 진돗개처럼 일편단심이다.
조국 수석은 권력욕이 없다. 소가 밭을 갈면 개는 그냥 뒤따라 다닌다. 소와 함께하는 그 자체가 좋다. 언제나 순수하고 진정성 있는 소의 눈을 지닌 인간 문재인을 처음부터 본 것이다. 그때부터 그 사람에게 뿅~갔다. 소상과 개상이 힘을 합하면 묵묵히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시너지가 생긴다. 개는 소 뒤를 따르며 후각과 청각으로 주변의 위험을 살피기 때문이다.
다만 카리스마가 약한 조국 수석을 보완시켜줄 인물이 곁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행히 흔들림 없고 우직한 ‘악어상’을 지닌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멀리서나마 보인다. 청와대 안과 밖에서 두 사람이 묵묵히 자기 할 일에 매진하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 북미관계 등 외치에 전념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