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덕 가슴 설레게 한 '네이비 씰' 작품들
띵양 입력 2018.06.22. 17:30 수정 2018.06.23. 00:03
최근 밀리터리 마니아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특수부대는 미 해군 소속의 특수부대이자 세계 최고의 전투력을 가진 부대로 알려진 네이비 씰(Navy Seal)이다. 80년대까지만 해도 특수부대가 ‘그린베레’, 즉 미 육군 특전단으로 대표되었다면 2000년대 들어서는 네이비 씰이 그 자리를 꿰찼는데, 그만큼 네이비 씰에 대한 영화나 드라마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은 덤이다. 그러나 같은 주제를 다룬다 하더라도 퀄리티는 천차만별이다.
역사물을 사랑하는 팬덤만큼이나 밀리터리 장르에 애착을 가지는 팬들에게 ‘고증’은 작품의 퀄리티와 재미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들에게는 제아무리 연출과 각본, 출연진이 훌륭하다 한들 철저한 고증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해당 작품의 매력이 반으로 떨어지게 된다.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해당 장르를 제작하는 스튜디오들은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네이비 씰을 다뤘던 수많은 작품들 중, 사실적인 고증을 통해 밀리터리 덕후들을 설레게 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식스: 지상 최고의 특수 부대 (Six) (2017 - )
나이지리아 테러 조직 보코 하람을 상대로 인질 구출작전을 펼치는 데브그루의 이야기를 담은 [식스: 지상 최고의 특수 부대](이하 [식스])는 최근 나온 밀리터리물 중 호평을 받은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다. 총성과 폭발이 난무하는 스케일 큰 액션 시퀀스나 PTSD에 집중하는 여타 밀리터리물과는 달리 인물들의 내면 묘사에 각별하게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부대원들의 일상적인 고뇌와 고민-자녀 등록금 마련, 친지의 죽음, 부부관계-에 초점을 맞추면서 “세계 최강의 특수부대에 소속된 군인이라 할지라도 우리와 비슷한 현실적인 고민을 가지고 산다”라는 점을 시청자에게 보여줌으로써 많은 공감과 호평을 얻는 중이다.
[식스]는 인물들의 내면 묘사뿐 아니라 밀리터리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군사 장비 고증과 전투 장면에 있어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바이킹스], [나이트 폴: 신의 기사단] 등으로 역사 고증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평가받았던 히스토리 채널이니만큼 [식스]에 대한 밀리터리 마니아들의 기대가 컸는데, 그 기대에 부흥했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총기는 물론이고 야시경, 조준경, 군복 등의 아이템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서 완벽하게 재현했다고 하니, 최근 잘 보이지 않은 리얼한 군사물에 목이 말랐던 밀리터리 덕후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제로 다크 서티 (Zero Dark Thirty) (2013)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으로 익히 알려진 ‘넵튠 스피어 작전’을 모티브 삼은 [제로 다크 서티]는 BBC 선정 ‘21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리스트’에 오를 정도로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밀리터리 장르에서 흔히 보이는 미국 우월주의를 그리기보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이 느꼈던 불안감과 넵튠 스피어 작전을 사실적으로 연출해 호평을 받았는데, 이는 [허트로커]로 여성 최초의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쥐었던 캐서린 비글로우의 철저한 고증에서 비롯되었다.
어느 정도로 고증을 잘했는가 하면, 오바마 정부에서 영화 제작에 도움을 주기 위해 넵튠 스피어 작전의 극비 정보를 제공했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였다. [제로 다크 서티]는 본래 오사마 빈 라덴을 추격하다가 실패하는 내용을 그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촬영 직전, 그가 사살되면서 스토리를 대대로 수정했는데 그 과정에서 정부가 정보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캐서린 비글로우는 이에 “대답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며 애매모호한 답변을 남겼다고 한다. 미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을 정도로 디테일한 작품이라니 대단하다.
아메리칸 스나이퍼 (American Sniper) (2014)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미군 역사상 가장 뛰어난 저격수로 평가받는 네이비 씰 저격수 크리스 카일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브래들리 쿠퍼가 복무 당시 160명, 비공식적으로는 250명 이상을 저격한 크리스를 연기했는데, 전쟁에 참전한 개인이 겪는 트라우마와 내면의 갈등을 완벽하게 표현해내면서 호평을 받았다.
미국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을 다룬 작품이기에, 인물 묘사뿐 아니라 고증에 있어서 완벽을 기하려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저격전이 주로 일어나는 시가지 전투 상황이나 작전 중 저격수의 행동 패턴은 물론, 크리스가 네 차례의 파병을 거치는 동안 점차 향상되는 장비를 수준급으로 재현하면서 밀리터리 마니아들이 가슴 떨려 할 만한 장면들이 여럿 등장한다고 한다. 또한 여성과 어린아이를 서슴지 않고 도구로 사용하는 반군의 잔혹함까지 서슴없이 연출하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대중에게 직접적으로 보여주었다고도 평가받는다.
씰 팀 (SEAL Team) (2017 - )
2017년은 미국에서 군사 드라마가 쏟아져 나온 해다. 상반기에는 앞서 언급했던 [식스]가 호평을 받으면서 미국 안방극장을 휘어잡았다. 하반기에는 CBS [씰 팀]을 비롯해 CW [발로], NBC [더 브레이브]가 비슷한 시기에 공개되면서 2017년을 명실상부 ‘밀리터리 덕후의 해’로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씰 팀]은 하반기에 공개된 작품들 중에서는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씰 팀]은 리얼리티를 위해 각본 집필 당시 네이비 씰과 타 특수부대에서 복무했던 전직 대원의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전투나 작전 계획 단계를 묘사하는 장면, 그리고 장비의 고증이 꽤나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군인이 작전과 부대 밖에서 겪는 일상적인 고민들도 비교적 잘 그려냈지만, 플롯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장르 특성상 다른 밀리터리 작품과 비슷한 전개로 흘러갈 수밖에 없겠으나, 동시기에 밀리터리 드라마 시리즈가 두 개나 방영되었기에 크게 각광을 받지는 못했다.
액트 오브 밸러: 최정예 특수부대 (Act of Valor) (2012)
[액트 오브 밸러: 최정예 특수부대]는 비평 측면에서는 분명 고전한 작품이다. 네이비 씰 대원들이 납치된 CIA 요원을 구출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액트 오브 밸러: 최정예 특수부대]는 연기와 스토리, 그리고 과도한 미국 우월주의로 비평가들의 눈을 찌푸리게 했는데, 그럼에도 소개하는 이유는 이 영화가 밀리터리 덕후들 사이에서는 명작이라 불리기 때문이다.
미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제작된 [액트 오브 밸러]는 고증으로 시작해서 고증으로 끝나는 작품이다. 실제 네이비 씰 부대원들이 출연하고, 무기를 비롯한 장비와 전술이 실제로 사용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당시 그 어떤 밀리터리 영화보다도 사실감이 뛰어나다고 마니아들은 평가한다. 특히 거대한 잠수함이 인도양 한복판에서 올라와 대원들을 싣고 사라지는 장면은 밀덕들 사이에서 여전히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액트 오브 밸러: 최정예 특수부대]는 제아무리 연기와 스토리가 엉망인들, 밀리터리 마니아들에게는 고증만큼 중요한 요소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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