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김정은, 무엇을 걱정하나
CBS노컷뉴스 도성해 기자 입력 2018.06.08. 05:21 수정 2018.06.08. 07:12
北 공격 안하겠다는 체제안전보장 확약 받아내야
'사회주의 경제건설' 성공위해서는 대북 제재 해제도 필수
"9월 9일 정권수립기념일 이전까지 북한 주민들 피부로 실감하는 가시적 성과 필요"

일단 비핵화 자체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지는 확고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두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여러차례 강조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한 내용이 언제든지 물거품이 될 수 있고, 불가침을 약속하고도 미국은 얼마든지 자신들을 공격할 수 있다고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이 때문에 이번 북미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미국 의회에서 비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네오콘을 필두로한 강경 보수진영의 반발을 생각하면 설사 트럼프 대통령이 장담을 하더라도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의회 비준 절차를 밟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그 기간 동안 북한을 절대 공격하지 않겠다는 것을 미국이 담보해주어야 한다. '종전선언'은 아마도 최소한의 조치가 될 것이다.하지만 청와대는 이번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남북미 3국 정상이 만나 종전을 선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번에는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의 원칙과 큰 틀에만 합의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북미 정상이 한두 번 더 만나 협의를 진전시킨 다음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7월 27일을 전후해 종전선언을 해도 나쁘지 않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현금이 아니라 '약속어음'을 받는 것이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핵탄두나 ICBM, 핵물질 반출 등 미국이 원하는 과감하고 선제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한 외교 소식통은 "김영철 부위원장은 이번 방미때 자신들이 원하는 체제보장 속도와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간에 시간적 갭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며 "중대한 비핵화 조치를 바로 다 내주기에는 미국을 믿을 수 없어 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북미간 막판 조율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끝내고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매진하겠다고 천명한 이후 발전소 건설과 과학 기술 연구, 자동차·철강 산업 발전을 독려하고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등 경제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정상국가화로 가기 위한 경제건설의 성공을 위해서는 외국 투자 유치가 필수적이다. 특히 미국 자본이 들어오면 북한으로서는 더할나위없는 체제보장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자국 자본이 투자된 지역을 미국이 함부로 공격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당장 유엔 결의가 필요한 대북제재 해제는 어렵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풀 수 있는 미국의 독자적인 제재라도 풀려야 북한의 숨통이 트인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최소한 제재 완화 분위기라도 잡아주어야 한국과 중국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통일연구원 홍민 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도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순간까지는 왔다고 판단되지만 문제는 북한정권수립 기념일인 9월 9일 이전까지 북한 주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놓아야 하는 것"이라며 "미국으로부터 체제안전보장과 대북제재 해제 약속을 어떻게 받아낼 지를 가장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홍민 위원은 "북한은 미국이 관계정상화의 속도도 빨리 내서 연락사무소가 아니라 처음부터 무역대표부를 설치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야 미국 내에서도 독자 제재 해제의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CBS노컷뉴스 도성해 기자] holysea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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