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2017. 8.2 부동산 대책 카드를 쓰다.

ngo2002 2018. 5. 3. 09:55

    

미래를 읽는 부동산 투자법

2017. 8.2 부동산 대책 카드를 쓰다.

8.2 부동산 대책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

by 최진곤 Aug 10. 2017

최근 이미테이션 게임이라는 영화를 봤다. 2차 세계대전 천재 수학자가 독일군의 비밀 암호 체계 일명 '에니그마'를 해석하기 위해 그 당시 인공지능 기계를 만드는 내용인데, 처음에는 아무도 이 수학자를 믿지 않는다. 그때 주인공 앨런 튜링( 베네딕트 컴버배치 )이 했던 대사가 " 때론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겼던 사람이,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해내거든.. "이라는 대사를 한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8월 2일 국토교통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 카드가 나왔다. 대책 내용은 양도소득세 중과, LTV DTI 대출 규제, 전매제한, 조정대상지역,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다주택자를 겨냥한 부동산 수요 억제책이다. 하지만 지역적 차별화를 통한 대출규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도 규제 대상에 묶였다는 불만과 조정대상지역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등에서 제외된 일부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일어날 거라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규제 대상을 전국 전 지역으로 하지 않는 한 이런 불만은 계속될 수 있다. 애당초 정부가 다주택자들의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정책을 원했다면 지역적인 규제보다는 ' 다주택자들이 더 이상 주택을 구입하지 못하게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수요 억제책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다. 


당초 나는 오랫동안 다주택자들을 대상으로 한 보유세 인상을 주장했다.(기존의 쓴 칼럼 참조) 사실 보유세 인상이야 말로 주택 안정대책에 있어서 가장 합리적이고 심플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3 주택자부터 보유세를 누진적으로 과세한다면 주택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보유세 부담이 커지고 자연스럽게 시장에 물건을 공급할 것이다. 추가로 주택을 취득하면 보유세가 늘어나기 때문에 신규 투기 수요도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보유세 증가를 3 주택 이상 하는 이유는 일시적 1가구 2 주택이나 어쩔 수 없이 투자 목적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2채를 갖고 있는 선의의 피해자도 많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투자 목적으로 1가구 2 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2 주택을 보유하거나 투자 목적으로 2 주택을 갖고 있는 경우를 현실적으로 구분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그리고 2 주택을 실거주냐? 투기냐?를 구분 짓는 행정력을 낭비하느니 차라리 다른 일을 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3 주택부터는 얘기가 다르다. 투자 혹은 투기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게 명확하기 때문이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미래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사는 행위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주택을 필수재에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너무 과도한 주택 수는 문제가 될 수 있고 정부에서도 이 점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거다. 그 취지에 나 또한 전적으로 동감한다. 하지만 애당초 여러 가지 정부 규제 대신 3 주택부터 보유세를 누진적으로 과세하는 정책 하나만 썼어도 시장은 부작용 없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될 수 있었을 거 같아 아쉬운 거다.


또한 자본주의 시장원리에 의해서도 주택을 사지 말라고 규제할 게 아니라 ' 주택을 원 없이 사는 건 자유다. 하지만 주택 보유에 따른 세금만 내면 된다. ' 이런 식의 정책 대응이 자본주의 시장원리에 더 부합하고 합리적인 대응이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생각해봐라! 지역 상관없이 3 주택부터 보유세만 과세한다면 내 집 마련을 원하는 무주택자들은 부담 없이 내 집 마련을 할 것이고 다주택자들은 알아서 시장의 물건을 공급하거나 추가로 주택 구입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규제 지역에서 벗어나는 지역이라도 풍선효과가 일어날 수도 없으며 무주택에서 주택을 마련하려는 실거주자도 보호할 수 있다. 거래는 더 활발하지기 때문에 이삿짐센터 중개업소 입주청소회사 인테리어 회사도 매출이 늘어나며 국가의 세수도 확대될 수 있다. 이처럼 의외로 쉽게 과열된  주택 시장이 잡힐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부동산으로 내수 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  


물론 정부의 보유세 인상 정책이 쉽지는 않았을 거다. 우선 보유세 인상은 국토교통부가 아닌 기획 재정부 소관이라 미리 협의가 필요했을 것이다. 6.19 대책 이후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니 심적으로도 조급해져 국토교통부가 할 수 있는 정책 카드를 가능한 한 빨리 썼을 것이다. 또한 참여정부 시절 종부세 도입과 보유세 인상으로 심한 조세 저항을 부딪친 적이 있기 때문에 보유세 인상에 대해서 현 정부가 트라우마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국민 모두가 부동산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화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1가구 2 주택까지 보유세 인상이 없다면 대부분 국민들은 보유세 인상에 찬성하고 조세 저항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최근 나온 8.2 대책이 더 아쉽다는 것이다. 쉬운 해결책을 두고 너무 많이 돌아가서 오히려 문제를 어렵게 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보다 훨씬 많이 배우신 분들이 만든 정책을 일개 개인이 평가하거나 대안을 제시한다는 게 맞지 않은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 또한 부동산 시장을 13년 동안 투자자와 상담자로 있었기 때문에 ' 책과 서류에서 보는 부동산 시장과 현장에서 보는 부동산 시장이 다를 수 있다. '는 말을 하고 싶다.


정부 정책을 입안할 때, 때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실무에 강한 사람들에게 현장 분위기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조언을 폭넓게 듣는다면 어떨까? 의외로 어려운 정책적 문제들을 쉽게 풀어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때론 '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을 간혹 할 수도 있는 경우도 있다. '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도 예나 지금이나 통하는 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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