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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알에 70원 항생제가 장수약

ngo2002 2018. 2. 7. 09:56

'한알에 70원' 항생제가 장수약?

항생제 복용 한센병 환자, 일반인보다 7년 더 살아
유해 활성산소 제어 효과

  • 김윤진 기자
  • 입력 : 2018.02.06 17:41:54   수정 : 2018.02.07 08:48:46

◆ 과학이 이끄는 호모헌드레드 ② ◆

'한 알에 70원짜리 항생제가 수명을 늘려준다고?' 듣기만 해도 솔깃한 이야기다. '디아미노디페닐술폰(DDS)'이란 항생제가 새로운 장수약 후보로 국내 연구진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10년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박상철 전남대 명예교수는 한센병 남성 환자들이 장수하는 이유를 밝힌 논문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논문은 소록도에 거주하는 한센병 환자들이 유독 오래 산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립소록도병원과 한국한센협회에 따르면 2010년까지 20년간 한센병 남성 환자 평균 수명은 일반인 남성보다 7년이나 더 길었다.

한센병 환자들이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주기적으로 질병 예후를 확인하기 위한 검진을 받지만 일반인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수명을 생활습관과 관리만으로 설명하기엔 충분치 않았다. 장수 궁금증 해결을 위해 연구팀은 한센병 환자 혈액 검사를 통해 혈중 항산화도가 일반인에 비해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환자들이 복용하는 항생제 '디아미노디페닐술폰'이 활성산소 생성을 제어해 수명 연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활성산소는 신진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유해산소 쓰레기로 암 발생과 노화를 촉진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연구에 참여한 이준호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원래 병이 완치되면 항생제를 끊어야 하는데 많은 환자들이 재발을 염려해 지속적으로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완치된 뒤에도 약을 계속 먹은 그룹과 끊은 그룹을 비교해봤더니 약을 평생 복용한 집단이 더 오래 살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동물실험을 위해 꼬마선충에게 항생제를 먹였더니 선충의 평균 수명이 30% 이상 길어졌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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