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CEO] 4차 산업혁명 대기업만 하는건 아니죠 3D프린팅·빅데이터 활용해 창업했어요 | |
기사입력 2017.10.13 04:06: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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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man Start-up / 오서빈 라돈 창업자 겸 CEO ◆ | |||||||||
"4차 산업혁명 기술이라는 게 대기업만을 위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3D 프린터로 저 같은 사람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스타트업을 창업할 수 있어요." 오서빈 라돈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이공계 대학인 카이스트 출신으로 졸업 후 2015년 스타트업 `라돈`을 세웠다. 라돈은 고객이 직접 조립하거나 색칠해서 완성할 수 있는 DIY 키트를 생산해 판매하는 회사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들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취미 트렌드를 공략한다. 라돈은 소셜미디어와 포털상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트렌드에 맞는 DIY 키트를 출시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컬러링 트렌드를 포착해 출시한 아트토이(예술성이 강조된 장난감) 제품을 내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과정에서 3D 프린팅 생산 방식을 채택해 자본금이 거의 없이 사업을 시작했음에도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제일제당·안중근기념관 등 자체 아트토이 제작을 희망하는 국내외 기업 및 기관들과 협업하고 있으며 향후 일본 진출과 함께 최신 트렌드에 맞는 또 다른 키트도 출시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매일경제 비즈타임스팀과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비용과 시간을 절감·절약해준다는 점에서 스타트업엔 굉장히 좋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3D 프린터도 첨단 과학의 결정체같지만 사실 그냥 모터 6개가 돌아가는 기계일 뿐"이라며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하는 그와의 일문일답. ▷아트토이는 라돈의 첫 번째 DIY 키트 제품이다. 작년 말 컬러링 책과 명화 그리기 키트의 매출이 늘어나는 등 컬러링 트렌드가 떠오르는 걸 발견했다. 2D 컬러링을 넘어 3D 컬러링 제품을 개발해보면 트렌드에도 맞고 새로운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봤다. 최근엔 커피보다 차를 마시는 트렌드가 뜨고 있는데 다음 제품으로는 자신이 직접 차의 원재료를 배합해서 마실 수 있는 티(tea) 블렌딩 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어떻게 3D 프린팅 제조 방식을 생각하게 됐나. ▷기존 금형 생산 방식의 경우 저희 제품처럼 복잡한 모형은 금형이 5~6개 정도 필요한데 금형당 2000만~3000만원은 든다. 제품 하나에 금형 비용만 1억원을 넘는 셈이다. 또 그 마진을 빼기 위해 같은 제품을 대량생산해야 한다. 대학 시절 졸업 작품을 만들면서 3D 프린팅을 접한 적이 있다. 차선책으로 3D 프린팅을 알아보니 수지가 맞아 공부를 하고 채택하게 됐다. ―대량생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3D 프린팅의 단점은 없나. ▷현재 한 달에 주문을 천 단위로 받고 있다. 3D 프린팅은 생산 시간이 길지만 외주업체와의 협력 등을 통해 프린터 개수를 늘리면 해결할 수 있다. 저희와 협력하고 있는 업체도 프린터를 200~300여 대 갖고 있는데 웬만한 공장만큼 생산이 된다. 비용도 시간당 전기세를 받는 정도다. 다만 아직은 생산 제품의 오차 범위가 충분히 작지 않아 조립용 제품을 만들기 힘들다. 또 모터 등 부품을 사서 갈아주면 금방 고칠 수 있지만 고장이 잘 나는 편이다. ―3D 프린팅은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다. 4차 산업혁명이 창업이나 스타트업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나.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게 대기업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비용과 시간을 절감·절약해준다는 점에서 스타트업엔 굉장히 좋은 환경이다. 음식 배달 서비스 스타트업 `배달의 민족`은 처음에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주워다가 데이터를 모았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에는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인터넷에 다 있다. 라돈도 정통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트렌드를 분석할 때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3D 프린팅을 활용한 사업을 생각하고 있지만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3D 프린터가 첨단 과학의 결정체 같지만 사실 그냥 모터 6개가 돌아가는 기계일 뿐이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3D 프린팅 제작 방식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지만 아직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게 필요하다. 현재 3D 프린터 창업 아이템은 시제품 대행이거나 프린터 부품 판매 등 겹치는 경우가 많다. ―카이스트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석사 학위도 받았다. 보다 안정적인 길을 두고 창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취직과 창업을 다 경험해보자고 생각했다. 크고 작은 기업 등에서 인턴도 많이 했는데 위에서 시키는 반복적인 일을 하는 게 재미가 없었다. 걱정도 많이 됐지만 돈을 날리고 실패하더라도 창업 과정에서 직접 겪고 배운 경험을 토대로 다른 시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라돈 이전에 두 번 창업했다. ▷석사 동기들과 아이들의 안전용품을 개발·판매하는 스타트업을 시작했는데 제가 아기 엄마가 아니다 보니 다음 제품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내가 직접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사업을 해야 즐겁게 일할 수 있고, 내 직관으로 결정했을 때 틀리지 않은 결정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창업은 셰프의 요리를 배달해주는 사업이었는데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돼 그만뒀다. ―창업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와디즈`에서 500만여 원을 모은 게 창업 자본금이었다. 모아놨던 돈은 사무실 구하는 보증금으로 썼으니 사실상 자본금 0원으로 시작한 셈이다. [박종훈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Hello CEO] 4차 산업혁명 대기업만 하는건 아니죠 3D프린팅·빅데이터 활용해 창업했어요
기사입력 2017.10.13 0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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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man Start-up / 오서빈 라돈 창업자 겸 CEO ◆
"4차 산업혁명 기술이라는 게 대기업만을 위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3D 프린터로 저 같은 사람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스타트업을 창업할 수 있어요."
오서빈 라돈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이공계 대학인 카이스트 출신으로 졸업 후 2015년 스타트업 `라돈`을 세웠다. 라돈은 고객이 직접 조립하거나 색칠해서 완성할 수 있는 DIY 키트를 생산해 판매하는 회사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들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취미 트렌드를 공략한다.
라돈은 소셜미디어와 포털상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트렌드에 맞는 DIY 키트를 출시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컬러링 트렌드를 포착해 출시한 아트토이(예술성이 강조된 장난감) 제품을 내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과정에서 3D 프린팅 생산 방식을 채택해 자본금이 거의 없이 사업을 시작했음에도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제일제당·안중근기념관 등 자체 아트토이 제작을 희망하는 국내외 기업 및 기관들과 협업하고 있으며 향후 일본 진출과 함께 최신 트렌드에 맞는 또 다른 키트도 출시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매일경제 비즈타임스팀과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비용과 시간을 절감·절약해준다는 점에서 스타트업엔 굉장히 좋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3D 프린터도 첨단 과학의 결정체같지만 사실 그냥 모터 6개가 돌아가는 기계일 뿐"이라며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하는 그와의 일문일답.
―한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아트토이 관련 창업을 했다.
▷아트토이는 라돈의 첫 번째 DIY 키트 제품이다. 작년 말 컬러링 책과 명화 그리기 키트의 매출이 늘어나는 등 컬러링 트렌드가 떠오르는 걸 발견했다. 2D 컬러링을 넘어 3D 컬러링 제품을 개발해보면 트렌드에도 맞고 새로운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봤다. 최근엔 커피보다 차를 마시는 트렌드가 뜨고 있는데 다음 제품으로는 자신이 직접 차의 원재료를 배합해서 마실 수 있는 티(tea) 블렌딩 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어떻게 3D 프린팅 제조 방식을 생각하게 됐나.
▷기존 금형 생산 방식의 경우 저희 제품처럼 복잡한 모형은 금형이 5~6개 정도 필요한데 금형당 2000만~3000만원은 든다. 제품 하나에 금형 비용만 1억원을 넘는 셈이다. 또 그 마진을 빼기 위해 같은 제품을 대량생산해야 한다. 대학 시절 졸업 작품을 만들면서 3D 프린팅을 접한 적이 있다. 차선책으로 3D 프린팅을 알아보니 수지가 맞아 공부를 하고 채택하게 됐다.
―대량생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3D 프린팅의 단점은 없나.
▷현재 한 달에 주문을 천 단위로 받고 있다. 3D 프린팅은 생산 시간이 길지만 외주업체와의 협력 등을 통해 프린터 개수를 늘리면 해결할 수 있다. 저희와 협력하고 있는 업체도 프린터를 200~300여 대 갖고 있는데 웬만한 공장만큼 생산이 된다. 비용도 시간당 전기세를 받는 정도다. 다만 아직은 생산 제품의 오차 범위가 충분히 작지 않아 조립용 제품을 만들기 힘들다. 또 모터 등 부품을 사서 갈아주면 금방 고칠 수 있지만 고장이 잘 나는 편이다.
―3D 프린팅은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다. 4차 산업혁명이 창업이나 스타트업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나.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게 대기업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비용과 시간을 절감·절약해준다는 점에서 스타트업엔 굉장히 좋은 환경이다. 음식 배달 서비스 스타트업 `배달의 민족`은 처음에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주워다가 데이터를 모았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에는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인터넷에 다 있다. 라돈도 정통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트렌드를 분석할 때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3D 프린팅을 활용한 사업을 생각하고 있지만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3D 프린터가 첨단 과학의 결정체 같지만 사실 그냥 모터 6개가 돌아가는 기계일 뿐이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3D 프린팅 제작 방식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지만 아직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게 필요하다. 현재 3D 프린터 창업 아이템은 시제품 대행이거나 프린터 부품 판매 등 겹치는 경우가 많다.
―카이스트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석사 학위도 받았다. 보다 안정적인 길을 두고 창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취직과 창업을 다 경험해보자고 생각했다. 크고 작은 기업 등에서 인턴도 많이 했는데 위에서 시키는 반복적인 일을 하는 게 재미가 없었다. 걱정도 많이 됐지만 돈을 날리고 실패하더라도 창업 과정에서 직접 겪고 배운 경험을 토대로 다른 시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라돈 이전에 두 번 창업했다.
▷석사 동기들과 아이들의 안전용품을 개발·판매하는 스타트업을 시작했는데 제가 아기 엄마가 아니다 보니 다음 제품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내가 직접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사업을 해야 즐겁게 일할 수 있고, 내 직관으로 결정했을 때 틀리지 않은 결정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창업은 셰프의 요리를 배달해주는 사업이었는데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돼 그만뒀다.
―창업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와디즈`에서 500만여 원을 모은 게 창업 자본금이었다. 모아놨던 돈은 사무실 구하는 보증금으로 썼으니 사실상 자본금 0원으로 시작한 셈이다.
사당에 있는 지하 사무실이었는데 장마 때 물이 새서 물을 푸면서 지냈다. 이후 제품이 많이 팔리면서 돈을 모아 지금의 사무실로 옮겼다. 크라우드 펀딩 덕분에 초기 홍보가 굉장히 잘된 것 같다.
[박종훈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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