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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Knowledge <164> 예방접종 제대로 알기

ngo2002 2010. 5. 29. 12:41

게재일 : 2010년 05월 24일  [E18면]      글자수 : 4498자

   기고자 : 황세희.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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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치명적인 감염병의 공포에서 해방시켜준 1등 공신은 예방접종입니다. 실제 예방접종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1950년대까지만 해도 디프테리아 감염 후 사망률은 10%나 됐습니다. 물론 접종을 해도 100% 예방은 힘들고 드물지만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상존합니다. 하지만 예방접종을 하면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약화돼 노인의 경우 입원 가능성을 50∼60%, 사망률은 80% 정도 줄여준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의학계에서 권장하는 백신은 제때 모두 접종하는 게 최선입니다. 예방접종 종류와 유의사항을 정리했습니다.



글=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일러스트=강일구



진화 거듭해온 디프테리아(D)·백일해(P)·파상풍(T) 백신




[일러스트=강일구]

흔히 DPT 백신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접종 스케줄 표<참조>에선 DPT 백신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신 DTaP, Td, Tdap 등의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장합니다.



디프테리아 백신은 1921년, 파상풍은 1924년, 백일해는 1930년대 중반에 개발돼 제각기 사용돼 왔습니다. 그러다가 40년대 중반부턴 세 질병을 한꺼번에 예방하는 혼합 백신이 출시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선 58년부터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백일해 백신 접종 후 발열·경련, 심한 경우 뇌증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백일해 백신을 맞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실제 국내에서도 70년대 백일해 접종을 실시하는 개원 의사는 절반 이하(43.5%)에 불과할 정도였습니다. 물론 이 때문에 백일해 환자가 증가했고 사망자도 늘었습니다.



다행히 부작용이 적은 개량 백일해 백신(aP)이 79년 일본에서 최초 개발돼 81년부터 디프테리아·파상풍 백신과 함께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DTaP로 불리는 이 백신은 이듬해 우리나라에도 도입돼 현재까지 어린이 기본접종과 추가 접종 때 사용됩니다.



성인용 디프테리아·파상풍 백신으로 불리는 ‘Td’ 백신은 파상풍 양은 DTaP와 같지만 디프테리아 양이 본래 양의 5분의 1로 줄었고 백일해 백신은 아예 빼버린 제품입니다. 백일해는 영·유아기 때 감염되면 심한 발작성 기침이 100일씩 지속된다고 할 정도로 심하게 앓지만 어른은 증상이 훨씬 가벼워 굳이 백신을 써서 예방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국내에는 2003년부터 도입됐으며 11~12세 이후에 10년마다 추가 접종을 하는 게 원칙입니다.



대한소아과학회에선 올해부터 11~12세 땐 Td 대신 Tdap 백신 접종을 권장합니다. Tdap은 성인용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백신에 해당하는데 DTaP에 비해 백일해 백신 용량을 3분의 1~4분의 1로 줄인 제품입니다. 소문자 d 혹은 p는 원래 디프테리아(D)나 백일해(P) 백신보다 톡소이드(백신에 사용되는 독소) 양이나 종류를 감소시켰다는 뜻입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면역력이 떨어진 채 논밭에서 일하는 노인들은 파상풍 위험이 상존하므로 10년마다 Td를 ‘꼭’ 추가 접종해야 합니다. 만일 접종하지 않은 상태에서 흙이나 철제 연장으로 인해 상처를 입었을 땐 즉시 병원에 가서 백신을 맞아야 합니다.



BCG 백신, 성인 결핵 예방 효과는 없어



우리나라는 불명예스럽게도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이 OECD 30개 국가 중 1위입니다. 출생 4주 이내에 결핵 예방접종인 BCG 백신을 맞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중·고교에서 결핵 집단 발병’ 같은 기사에서 보듯, BCG 접종을 했는데도 결핵균에 감염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BCG가 예방효과가 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는 BCG 접종의 효과를 제대로 몰라서 하는 소리입니다.



의학적으로 BCG 접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5세 미만의 어린이가 결핵에 감염됐을 때 병균이 전신에 퍼져 생명을 위협하는 속립성(전신성) 결핵이나 심한 후유증을 남기는 결핵성 뇌막염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는 데 있습니다. 즉 결핵에 안 걸리도록 막아주는 게 아니라 결핵에 감염되더라도 심하게 앓지 않도록 해주는 게 목적입니다. 다시 말해 BCG 접종을 해도 청소년기 혹은 성년기에 폐결핵 등에 얼마든지 감염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폐결핵이 집단 발병하는 이유는 결핵이 공기로 쉽게 전염되는 병인 탓에 교사나 학생 중 한 명만 환자가 있어도 공기를 통해 다른 반 학생에게까지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백신 접종 소홀한 채 일본 뇌염 걸리면 사망률 5~25%



올해도 질병관리본부는 어김없이 지난 4월 14일,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인수(人獸)공통 전염병인 일본 뇌염은 감염된 돼지의 피를 빨아 먹은 빨간집 모기에 물리면 발생합니다. 사람끼리 감염되는 일은 없습니다. 환자는 주로 면역성이 낮은 노인이나 어린이입니다. 뇌염 백신은 모두 다섯 차례 접종해야 하는 사(死)백신과 세 차례 접종만 하면 되는 생(生)백신이 있습니다.



사백신은 첫 돌에서 두 돌 전에 첫 접종을 한 뒤 1∼2주 후 2차 접종, 12개월 후 3차 접종, 4차는 6세 때, 5차는 만 12세 때 접종해야 합니다. 생백신도 첫 접종 시기는 첫 돌~두 돌 전이지만 12개월 후 2차 접종, 만 6세 때 3차 접종만 받으면 됩니다.



일본 뇌염 백신 접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백신 접종을 수시로 해야 할 영·유아기 땐 접종을 제대로 하다가도 6세, 특히 12세 추가 접종은 잊어버리는 보호자가 적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백신 접종을 소홀히 한 채 일본 뇌염에 걸리면 사망률이 5~25%에 달하고 사지마비·언어장애·정서장애·지능장애 등의 후유증은 25%가량 나타납니다.



선택 접종과 성인 예방접종도 필요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기본 접종과 선택 접종 모두 하는 게 좋습니다. Hib 백신(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 A형 간염 백신, 자궁경부암 백신, 로타바이러스 백신 등이 해당됩니다.



성인도 필요하면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는데 파상풍 백신(Td)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외의 성인 백신은 위험집단, 즉 특정한 연령·직업·지역·만성질환 유무·생활 스타일 등에 따라 접종해야 하는 백신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노인이나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의료진 등이 매년 가을에 맞아야 하는 인플루엔자 백신이 그것입니다. 폐구균 백신 역시 노인과 면역 기능이 저하된 사람이라면 5년마다 한 번씩 접종하는 게 좋습니다.



해외 여행, 특히 열대지방을 갈 계획이 있다면 출발 한 달 전 병원을 방문해 말라리아·황열·장티푸스 등 풍토병 예방백신 접종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아프리카·동남아시아·중남미 등의 열대지역에서 빈발하는 열대열 말라리아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3일열 말라리아와 원충의 종류가 달라 심한 뇌 손상을 일으키는 등 후유증이 큽니다. 예방약인 메플로퀸을 여행 2주 전부터 귀국 후 4주까지 매주 1회 복용해야 합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백신 접종 시 유의점



백신은 크게 병균을 약화시켜 만든 생백신과 병균을 죽여서 만드는 사백신으로 구분됩니다. 대표적인 생백신은 홍역·볼거리·풍진·수두 백신 등으로 균을 약하게 했을 뿐 여전히 균 자체는 존재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으로 인해 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실제 백혈병으로 항암치료를 받아 면역기능이 떨어진 아이가 생백신을 맞으면 심하게 질병을 앓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이런 아이는 면역성이 정상화될 때까지 생백신을 맞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어떤 백신이건 첫 번째 접종 땐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충분한 사전 진찰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백신 접종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발생 가능한 부작용을 알아야 합니다. 또 접종 후 30분간 아이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등 예방접종 지침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을 시행해도 백신 접종 후 문제가 생길 순 있습니다. 따라서 접종 후 일주일 이내에 의식장애· 경련 등 뇌 이상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났거나 쇼크반응을 보였던 아이라면 이 후론 백신 접종을 삼가야 합니다.



만일 현재 진행 중인 뇌신경계 질환이 있을 땐 접종하지 말아야 합니다. 단 현재 질환이 진행을 멈춘 정지 상태라면 접종을 받아도 좋습니다. 예컨대 출생 전후 산소결핍으로 뇌성마비가 생긴 아이는 예방접종 대상입니다. 만일 경련 환자라면 경련을 조절한 뒤에 접종해야 합니다. 5세 이전 어린이에게 많은 열성 경련이 있는 아이라면 통상 DPT 접종 후 1년 내, 또 접종 전 1년 내에 경련이 발생하면 접종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미숙아의 경우엔 태어난 날을 기준으로 백신을 맞는 게 원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