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화

금수저대물림 학벌경쟁 소수화가 문제

ngo2002 2017. 2. 7. 08:52
[단독] "금수저 교육 대물림, 학벌경쟁 소수화가 문제"
작년 해체 `학벌없는 사회` 사무처장 김상봉 교수
기사입력 2017.02.06 17:32:04 | 최종수정 2017.02.07 08:46:08

◆ 위기의 계층사다리 ④ ◆

대학 평준화, 서울대 해체 등 급진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교육에 관한 우리 사회 인식에 큰 영향을 끼쳐왔던 `학벌없는사회`가 지난해 3월 자진 해산했다.

학벌없는사회는 1998년 출범한 시민단체로 대학 평준화, 서울대 해체론 등 급진적인 교육 대안을 제시하며 바람을 일으켰지만, 소위 명문대 졸업생들도 취업난에 허덕이는 현실에서 운동의 인식 기반이 급속히 약화돼 최근 수년 새에는 눈에 띄는 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벌없는사회 운영위원과 사무처장 등을 맡았던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자본이 학벌을 압도해 학벌 사회가 끝난 것은 아니다"며 "자본 패권주의에도 불구하고 학벌 프리미엄은 온존하고 있으며 여전히 상대적으로 안정된 삶을 보장해 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본의 독점이 지배적인 시대가 왔음에도 최고권력(자본)을 위한 도구로서 학벌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며 "`SKY대학을 나와도 갈 곳이 없다` 혹은 `SKY대를 나왔는데 자본에 꼼짝하지 못한다`는 말은 좋은 학벌을 가진 이들의 자조(自嘲)이지 학벌 사회의 퇴조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학벌 경쟁에서 경제적 이유 때문에 낙오하는 사람이 많아져 학벌의 정당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든 사람이 경쟁에 참여해 공정하고 정당한 기준에 의해 경쟁하고 탈락할 때 학벌은 정당성을 갖지만 경쟁에 참여하고 싶어도 경제적 조건 때문에 그럴 수 없는 학생들이 한국 사회에 너무나 많아졌다는 것. 김 교수는 "학벌 경쟁이 금수저들 사이에서 교육이 대물림하며 소수화돼 버린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학생들이 어렸을 때부터 학벌주의에 매몰돼 무한경쟁에 내몰리지 않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을 담당하는 기업, 정부기관 등이 앞장서 학벌을 조장하는 제도와 관행부터 고쳐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획취재팀 = 이지용(팀장) / 서태욱 기자 / 연규욱 기자 / 유준호 기자 / 황순민 기자 / 양연호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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