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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vs 통계청 성장률 추계, 어디가 더 정확한걸까

ngo2002 2017. 1. 12. 09:32


• 입력 : 2017.01.05 06:01

[경제정책 뒤집어보기-92] '한국 경제성장률, 5년간 2번은 같았고 3번은 달랐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통계청이 내놓는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 수치가 지난 5년간 3번 불일치한 것으로 나타나 어느 게 맞는지를 두고 혼란스럽다.  각각의 통계를 생산하는 두 기관의 신경전도 잦아들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라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하거나 사업 계획을 짜는 경제 주체들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한은 2.6% vs 통계청 2.8%  통계청은 지난달 28일 '2015년 지역소득(잠정)' 결과를 내고 GRDP 전국 성장률이 2.8%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3월 2015년 GDP 성장률이 2.6%라고 한 것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치다.  두 기관의 발표 수치가 달리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년을 돌아보면 2011년과 2013년에도 서로 차이가 있었다. 한국은행은 2011년 GDP 성장률을 3.7%로 산출했다. 하지만 통계청은 GRDP 전국 성장률이 3.5%라며 0.2%포인트 낮게 잡았다.  2012년에는 2.3%로 같았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3년에는 한국은행 2.9%, 통계청 2.8%로 한국은행 쪽이 0.1%포인트 높았다. 2014년에는 다시 양 기관이 3.3% 성장률을 내며 같이 갔다. 2015년에 그러나 다시 한번 0.2%포인트 벌어진 결과를 내놨다.  한국은행의 GDP와 통계청의 GRDP 전국치는 이론적으로 같은 통계다. 지역별 성장률을 합산해 전국 통계를 내면 우리나라 전체 성장률과 같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처럼 차이가 날까. 양쪽은 통계 산출의 방법과 활용하는 자료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한다. ◆"지역 합산이 전국 아냐” vs “이론적으로 지역 합한 게 전국"  신승철 한국은행 국민계정총괄팀장은 4일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GDP는 국가 전체적으로 생산과 소비, 투자 등이 얼마냐와 관련한 숫자를 사용하고, 이런 기초 자료는 대부분 전국 단위"라며 "GRDP는 지역별로 조사한 자료를 합산해 발표하는 자료인데, 그런 방식으로 GDP를 추계하는 국가는 없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GRDP랑 GDP가 일치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우리나라가 그나마 그 차이가 적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통계청은 "'지역의 합은 전국과 같다'는 게 개념적으로 옳다"고 주장한다. 박상영 통계청 소득통계과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GRDP를 합하는 과정에서 중복이 되는 부분은 제거한다"며 "'GRDP를 더한 것은 GDP가 아니다'는 주장에는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 과장은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잠정치는 빨리 발표되는 만큼 확정이 덜 된 연간 수치 등을 활용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수학적 모델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며 "GRDP는 한국은행 발표보다 9개월 뒤인 12월에 나오다 보니 그 기간만큼 수치가 정밀해지는 장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은행은 정부 부처가 제공하는 40여 종의 자료 등 300여 종의 기초 자료를 활용해 GDP를 낸다. 정부 부처가 건네주는 40여 종의 자료에는 통계청이 생산하는 광업·제조업 통계조사, 정부 예산 등 공공행정 분야를 포함하는 도·소매 서비스업 통계조사, 건설기성액 등이 있다. 여기에 국세통계연감과 기업경영분석 자료를 추가로 활용하고 자체 특별조사를 통해 최종 결과물을 낸다.  통계청은 국세통계연감이나 기업경영분석 자료 등을 비롯해 시도 지역별 조사자료와 전국 단위 자료를 섞어서 쓴다.  GDP는 월간, 분기별, 연간 자료를 활용하는 한편 GRDP는 연도별 자료를 기초로 한다. ◆통계청, '분배' 중심 GDP 작성으로 한은에 도전장  공식적인 한국 경제성장률을 나타내는 건 한국은행의 GDP 집계지만 통계청도 자체적인 GDP 통계를 작성해 올해 말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한국은행 GDP는 생산과 지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통계청은 '분배'를 중심에 놓고 GDP 통계를 만들기로 했다. 통계청이 일견 한국은행에 '도전'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는 이 작업에 착수한 까닭은 일본의 사례를 봤기 때문이다.  일본 내무성은 그간 한국은행과 유사하게 생산·지출에 입각한 GDP를 산출해왔다. 이에 따른 일본 경제성장률은 2015년 -0.9%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집권한 이후 각종 경기부양책을 도입한 '아베노믹스'는 체감경기를 과거에 비해 크게 살렸다. 이에 "-0.9%라는 수치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일본은행(BOJ)이 분배지표에 근거한 새 GDP를 추계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일본 경제성장률은 2.4%로 집계됐다. 두 기관 간 무려 3.3%포인트 차이를 보이며 마이너스 성장에서 순식간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됐다.  GDP 통계 생산을 놓고 한국은행과 통계청의 경쟁은 앞으로 격화될 예정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GDP 통계는 양측이 논의를 거쳐 한국은행이 맡는 게 낫다고 결정된 사항"이라며 쐐기를 박으려 했다. 그러나 유경준 통계청장은 "GDP 추계에 쓰이는 기본 자료의 절반 이상을 통계청이 제공하고 있다"며 "향후 통계청이 (GDP 추계를) 담당하는 게 맞는다"고 맞섰다.  [김세웅 경제부 기자]  [ⓒ 매일경제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