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ECB '디플레이션 총알'은 피했다… 양적완화 생각보다 빨리 마칠 수 있을 것
입력 : 2015.06.27 03:04
성장률·PMI 등 지표 호조
美 금리인상·ECB 양적완화 종료는 채권시장엔 최악의 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은 2016년 9월까지 계속 양적 완화 정책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느니, 늦더라도 뭔가를 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양적 완화로 유럽 경제에 1조1000억유로(약 1369조원) 이상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양적 완화의 필요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최근 유로존 경제는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마킷이코노믹스가 발표한 유럽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감안하면,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약 2% 정도가 될 전망이다. 유럽의 PMI는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PMI는 기업이 향후 경기 전망을 어떻게 보는지 수치로 나타낸 것인데,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유로화 가치는 다시 반등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미국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가치는 20% 정도 하락했다. 하락세는 이어져 지난 4월 외환 트레이더들은 선물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데 엄청난 돈을 걸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개월 동안 이러한 투기 포지션은 거의 사라졌다.
주식과 채권시장 투자자들 역시 유로존의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있다. 독일 증시가 지난 21~22일 기록한 상승률은 2거래일 기준으로 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만기가 10년 이상인 독일 국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보통 이런 현상은 경제가 성장해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나타난다.
독일 국채 금리 상승세를 기초로 유로존의 5월 물가상승률도 대체로 예측할 수 있다. 지난 5개월 동안 소비자물가는 하락하거나 제자리에 머물렀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0.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보면 유로존은 디플레이션이라는 총알을 피한 것으로 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인플레이션 척도로 쓰는 5년 후 5년 만기 스와프 금리 역시 올해 ECB 목표치인 2%로 돌아왔다.
3월 이후 ECB는 현재까지 양적 완화를 통해 매달 600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경제지표를 볼 때 이런 규모의 양적 완화 프로그램은 필요하지 않았다. ECB가 계획보다 빨리 양적 완화를 종료해도 된다는 뜻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올 하반기에 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에는 이미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ECB의 대차대조표는 자산 매입으로 악화된 상황인데 결국은 이를 원위치시켜야 할 것이고, 그 시기는 그리스 위기가 끝나고 유럽 경제가 성장세에 접어들 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 펀드는 어려운 시기에 접어들었다. 채권 펀드에 있었던 돈 가운데 8% 정도가 이미 환매됐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유럽의 양적 완화 종료로) 1999년 이후 채권 가치가 가장 가파르게 하락하는 상황이 올 수 있는데, 투자자들이 이런 위험에 대비해 돈을 빼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400억달러를 운용하는 TCW그룹의 제리 쿠드질 회사채 부문 헤드는 "현재로선 무슨 사건을 계기로 채권 가치 급락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상태"라며 "금융 위기가 올 때와 같은 수준으로, 최대한 방어적인 자세를 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TCW그룹은 (이미 채권을 많이 팔아 현금화해 놓았기 때문에) 현금 보유량이 2008년 신용 경색 이후 최대치다.
미국 FRB의 금리 인상과 ECB의 양적 완화 종료는 글로벌 경제 전망에는 엄청나게 좋은 뉴스다. 그러나 채권시장에는 최악의 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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