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원단 의류 관리요령
고어텍스 재킷, 30년도 입는다 월간마운틴 글 ·사진 유해연 시티핸즈캄퍼니 대표 입력2013.10.14 14:14 수정2013.10.14 14:20기사 내용
흔히 고어텍스(GORE-TEX)로 통칭되는 기능성원단(breathable fabric)으로 만든 등산복은 비바람은 막아주면서도 땀은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 방수와 통풍이라는 모순된 원리를 섬유과학으로 실현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옷을 한 벌 장만하려면 큰 맘 먹고 한 달 용돈을 몽땅 쏟아 붓던지, 아니면 마누라한테 일 년 내 순종하여 따낸 포인트를 생일선물로 바꿔야 할 만큼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가운데 격한 리지등반을 마치고도 뽀송한 속내의를 경험해본 마니아들이라면, 굳이 소매 끝 빛나는 로고의 매력이 아니더라도 꼭 장만 하고픈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요즘엔 이 재킷을 입지 않으면 험한 산행길에서 남자들이 손도 잡아주지 않는다는 아주머님들의 농담이 현실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어렵게 장만한 이 옷을 잘못된 상식과 관리법으로 얼마 사용도 못하고 A/S를 보내어 하염없이 기다린다던지, 비 오기를 기다려 폼 잡고 입었더니 내 재킷만 잉크 번지듯 젖어들었다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필자는 30여 년 전, 지금은 아웃도어 최고 명품으로 등극한 A브랜드를 수입전개 하는 회사의 사장님께서 운영하시던 '하프돔'이라는 작은 수입장비 전문점에서 처음 고어텍스를 만났습니다. 인간의 피부와 같은 기능을 한다는 이 옷을 한 달 월급을 주고 구입하여, 그해 겨울 설악산 주전골 동계리지등반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기능의 손상 없이 제 장비리스트에 현역으로 등재하여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웃도어용품 수입업을 하고 있는 지금은, 영업목적상 방문하는 업체의 브랜드 의류를 입어주는 센스를 발휘한다는 핑계로 웬만한 브랜드 고어텍스 재킷은 다 갖고 있지만, 그래도 가장 편안하고 옛 친구 같은 30년 묵은 그 재킷에 제일 애정을 갖게 됩니다.
GORE-TEX의 원리와 구조
고어텍스의 완벽한 방수 탁월한 투습성의 비밀은 고어텍스멤브레인(GORE-TEXⓇMembrane)의 독특한 구조에 있습니다. 고어텍스 멤브레인은 얇고 하얀 막으로 두 개의 독특한 물질로 결합되어 있는데 이 중 하나가 일명 테프론 (Teflon)이라고도 불리는 불소계 수지를 팽창시킨 ePTFE(expanded Polytetrafluoroethylene)로, 이 물질은 1평방인치당 90억 개 이상의 미세한 구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구멍 하나의 크기가 물방울 입자보다 2만 배 이상 작고 수증기 분자보다는 700배 이상 커서 외부의 비나 눈 등의 액체는 침투하지 못하고, 몸에서 나는 수증기(땀)은 밖으로 배출시켜줍니다. 멤브레인을 구성하고 있는 또 하나의 물질은 기름을 싫어하는 물질로 앞서 말한 ePTFE를 보호하여 몸의 땀, 화장품, 소금물, 모기약 등과 같은 방수성, 투습성을 저하시킬 수 있는 오염원의 침입을 막아줍니다. 고어텍스의 탁월한 기능은 멤브레인을 이루고 있는 바로 이 두 가지 결합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이 멤브레인에다가 나일론 계통의 겉감과 안감을 붙여서 고어텍스 원단을 만드는 것입니다.
고어텍스의 겉감에는 발수(일명 DWR=Durable Water Repellent)처리가 되어 있는데, 이러한 발수처리제가 섬유 사이로 침투하여 섬유의 표면장력을 낮추어 물이 흡수되는 것을 막고 물방울을 굴러 떨어지게 만듭니다. 발수성이 떨어지면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도 물이 새는 것처럼 축축하고 습하게 느껴지며, 겉감에 물이 젖어 수막을 형성하게 되고 옷 안쪽의 땀으로 인해 생긴 수증기가 쉽게 배출되지 못하여 투습성이 떨어지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발수성은 어떤 원단에서도 영구적이지 않으므로 정상적인 착용으로 인한 마모, 먼지나 오염물질, 세제, 살충제 등 에 노출되었을 경우 및 다른 요인들에 의해서 저하되며 정기적으로 발수코팅을 새로 해줘야 합니다. 고어텍스 의류의 발수성을 잘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깨끗이 세탁 후, 세탁건조기로 건조시키거나, 낮은 온도에서 스팀 다림질을 해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면 겉감에 처리되어 있던 발수제가 다시 녹아나와 겉감에 퍼짐으로써 발수기능이 다시 어느 정도는 살아날 수 있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전문 고어텍스용 발수제를 사용하여 DWR 기능을 다시 살려냄으로 최초 발수 성능상태로 돌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발수처리제의 종류와 특징
발수처리제는 크게 스프레이 온(Spray-On) 방식과 워시 인(Wash-In) 방식으로 나뉩니다. Spray-On 방식은 다시 액체스프레이 타입과 액화가스 타입으로 나뉘는데, 액화가스 타입은 뿌려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액체스프레이 타입은 뿌린 후 열건조(heat-set) 하도록 되어 있어서 발수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장점이 있으며 평소 많이 닳아지는 팔꿈치, 소매끝단, 어깨 등을 선별적으로 집중처리 할 수도 있습니다. 열을 가해 말리는 이유는 발수성분이 섬유에 완전히 고착되어 빨아도 쉽게 없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며, 기능성 원단의 특성상 여러겹 구조로 접착되어 있는 원단이 시간이 지나면 서로 떨어질 수 있는데, 이것을 다시 열을 가해 붙여줌으로 투습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케 하기 때문입니다. 워시 인 방식은 하드쉘(hard shell) 원단이나 플리스 원단 같은 취급이 까다로운 아이템을 발수처리 할 때 사용하며, 스키복처럼 안감이 위킹 라이너(wicking liner)로 되어 있는 의류는 땀의 기화가 방해받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스프레이 방식 발수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최근 국제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에서 아웃도어 의류를 광고하면서 흔히 원시 자연 이미지를 앞세우지만 악천후를 견뎌내는 직물에 함유된 과불화화합물(PFCs)이 내분비체계에 혼란을 유발하고 생식기능에 유해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유명 브랜드들의 발수력이 떨어진 것 같다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이는 물을 튕겨내는 역할을 하는 불소공중합체유기용제의 사용을 자제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애프터서비스 마켓이 더 중요해지는 것과 함께 발수제들도 'PFOA(프루오린화합물) free' 계열이면서도 효과는 종전과 다름없는 제품들로 진화 되었습니다.

GORE-TEX 세탁과 발수처리가 만족하지 않은 이유
고어텍스 의류는 미지근한 물에서 전용세제를 사용하여 손세탁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세탁기 사용도 가능하나 다른 옷과 함께 세탁하지 말고, 지퍼나 벨크로, 단추 등을 다 잠근 상태에서 세탁망에 넣어 세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퍼를 잠그지 않으면 세탁 중 의류에 부착된 지퍼, 단추 등에 의해 세탁 과정에서 고어텍스 멤브레인이 손상되어 고어텍스 고유의 기능이 저하되는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고어텍스의 완벽한 방수, 탁월한 투습성의 비밀은 이 고어텍스 멤브레인의 독특한 구조에 있기 때문에 세탁 시, 멤브레인의 보호는 필수입니다. 또한 세제 찌꺼기가 남아있을 경우 탈색이나 멤브레인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깨끗이 헹궈주고 표백제나 섬유 유연제는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세탁 후 탈수하여 직사광선을 피하여 옷걸이에 걸어서 그늘에서 말려 주거나 발수/방수처리가 필요한 옷은 이 단계에서 발수제를 사용하되, 의류에 부착된 제조업체의 세탁법 라벨에 표시된 방법이 가장 우선합니다. 착용 중 땀을 많이 흘렸거나 오염물질이 묻었을 경우 그냥 두지 말고, 바로 세탁해주면 더욱 오랫동안 착용할 수 있습니다. 고어텍스는 가능한 세탁하지 말고 입으라는 것은 잘못된 상식입니다. 과거 10여 년 간 필자가 만난 소비자들 가운데, 발수제 효과에 불만이 있다고 한 분들은 반드시 다음의 두 경우 중 하나였습니다. 즉 새 옷을 구입한 후 아직 발수성분이 충분한데도, 더 뿌려두면 더 발수가 잘 될 것으로 생각하여 덧뿌리는 바람에 겉감에서 발수성분이 잔유물로 남아 허옇게 굳어진 경우와 오랫동안 한 번도 세탁을 제대로 하지 않아 기름때가 과다하여 유막이 형성된 옷에다가 발수작업을 하여 발수성분 자체가 코팅이 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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