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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술 인술]아침에 손가락이 뻣뻣해지면

ngo2002 2013. 10. 4. 10:18

[의술 인술]아침에 손가락이 뻣뻣해지면

심승철 | 충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 아이 둘을 키우며 직장을 다니는 40대 초반 여성이 “최근 이상하게 아침이면 손가락 관절이 유난히 뻣뻣하고 잘 구부릴 수가 없다”며 찾아왔다.

    진료 및 검사 결과 류마티스관절염이었다. 일과 가정에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워킹맘’의 특성상, 자신과 남편의 출근을 준비하는 동시에 초등학생인 아이들 아침식사를 차려줘야 하는데, 매일 아침마다 손가락 통증과 강직(뻣뻣함)이 심해서 고생이 말이 아니라고 했다. 딸기잼 뚜껑을 열거나 옷의 단추를 끼우는 간단한 행동조차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일상에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환자가 겪고 있는 증상은 ‘조조강직’(Morning Stiffness)이다. 남성보다 여성이 3배가량 많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대표증상이다.

아침마다 한두 시간씩 관절이 뻣뻣해지는 강직 현상에 통증을 수반하는데,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10명 중 6명에게 매일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흔하다.

특히 여성들은 류마티스관절염을 앓게 되면 상당수가 이 조조강직 증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아침 활동이 어렵다. 그런 증상이 심해지면 직장을 포기하게 되고, 우울증이 발생해 절망감에 빠지기도 한다.

류마티스관절염이란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으로, 수년 동안 점진적으로 관절과 뼈에 손상을 유발하는 (만성 재발성)염증성 질환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병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며, 환자 삶의 질을 고려해 활동장애를 완화시켜주는 치료도 동시에 진행할 필요가 있다.

특히 류마티스관절염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 관절에 통증을 일으키는 퇴행성관절염과 달리 발병하는 연령대가 다양하고 최근에는 사회활동이 활발한 40대 미만이 환자의 3분의 1이나 되므로 개인을 넘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환자에게는 아침나절의 활동장애를 최대한 줄여주는 것이야말로 삶의 질을 높이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의 아침을 괴롭히나. 그것은 바로 류마티스관절염의 주범인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이다.

사이토카인은 관절염을 일으키고 심하면 관절 뼈를 손상시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하루 가운데 새벽 2시쯤 만들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아침에 관절염 증상이 가장 심하게 된다. 조조강직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하려면 새벽에 사이토카인이 분비되는 시점에 약을 먹어야 한다. 하지만 환자들의 수면을 방해하는 문제점이 있다.

다행히 최근 의학의 발전으로 잠자기 전인 오후 10시에 복용하면 새벽 2시에 약효가 나타나는 관절염 약제가 나와 조조강직을 완화시키는 맞춤형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적절한 시점에 억제해주는 것이 환자들의 아침, 아니 하루, 더 나아가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