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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도 풍수 신경써야

ngo2002 2013. 8. 2. 11:39

[칼럼]인테리어도 풍수 신경써야
작성자 : 고제희     등록일 : 2013.08.01     조회수 : 438


인테리어도 풍수 신경써야


조선 중기 고택인 운조루는 집을 지으면 복을 받는다는 '양택 명당'으로 유명하다. 이 고택이 소재한 구례군 토지면은 예로부터 세 가지 명당이 있다고 전해져 왔다. 지리산에 목욕을 하러 내려온 선녀가 하늘로 올라가며 실수로 떨어뜨렸다는 금가락지 명당(금환낙지형), 다섯 보배가 한 곳에 모여 있다는 오보교취형 명당, 그리고 거북이 진흙 속으로 들어가는 금구몰니형(金龜沒泥形) 명당이 그들이다. 그런데 터닦이 공사를 할 때 거북 형상 돌이 출토되자 사람들은 운조루 터가 금구 몰니형이라 여겼고 그 믿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운조루 사람들은 그 고장에서 대대로 부자 소리를 들으며 살아왔다. 거북은 알을 많이 낳고 장수하는 동물이니 거북터는 재운이 높고 오래 사는 터로 이야기된다. 풍수 사상은 자연의 생기(生氣)에 감응받으면 사람이 더욱 넉넉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이다. 크게 조상 묘를 길지에 두고 유골을 통해 지력(地力)을 얻는 음택 풍수와 집을 통해 복을 누리는 양택 풍수로 나눠진다. 그 중에서 양택 풍수는 혈처에 집을 지어 생기에 맞닿거나 집의 세 가지 요소인 대 문ㆍ안방ㆍ부엌의 방위적 배치를 조화롭게 해 기(氣)찬 집을 만들거나 복된 기운이 머물고 흉한 기운은 달아나도록 집 외부와 내부 환경을 가상적(家相的)으로 꾸미는 방법이 전해져왔다.

하지만 한국에 전해지는 풍수 설화는 양택 삼요 혹은 가상보다는 대개가 집터에 국한된다. 안동의 의성 김씨 종택은 완사명월형이라 다섯 부자가 모두 과거에 급제했고 정읍의 김동수 가옥은 지네형이라 재물이 쌓이고 후손이 번성했다고 한다. 현대에 들어선 풍수가 세계적인 웰빙 코드로 부각되면서 주택이나 사무실 내부 기를 원활히 만드는 가구 배치나 실내 장식이 유행이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집무실 인테리어를 풍수 전문가에게 맡겼다든가, 미국 정보 통신(IT)업계의 최고경영자들 사이에선 'I had my office Fengshuied(내 사무실 인 테리어를 풍수에 맞게 했지)'가 일종의 자기 과시가 된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아파트 건설 업체 사이에 풍수를 이용한 마케팅이 매우 인기다. 배산임수 명당에 입지해 건강과 부귀를 누린다는 홍보는 기본이고 평면 설계에도 풍수를 적용해 안방 위치를 실내 안쪽이 아닌 현관 쪽으로 파격적으로 배치한 사례도 있다. 또 부부 침대와 자녀 책상을 기가 응축된 장소로 교정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꽃 장식, 조명, 그림, 화초류 등을 적극 활용해 자연의 생기가 숨 쉬는 살아 있는 실내를 만드는 방법도 다양하게 소개된다. 그렇다면 복이 넝쿨째 들어온다는 풍수 인테리어가 과연 정말 큰 복을 부르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풍수적 효험이 가장 작은 방법일 뿐이다. 현대인이 풍수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해서 집안 구조를 풍수에 맞게 설계하거나 내부와 외부 환경을 좋게 꾸미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도시 생활에 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 결과 효험은 약하지만 큰 수고 없이 가구를 재배치하거나 소품을 들여놓는 간단한 풍수인테리어가 현대 풍수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는 완벽하고 이상적인 집을 찾느라고 고생하기보다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기가 잘 통하고 생동감 있는 집으로 만드는 것이 실용적이란 현실적 판단에 현대인이 수긍한 결과라 볼 수 있다 .
 

 
[고제희 대동풍수지리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