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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경 풍수 - 기념식수

ngo2002 2013. 7. 5. 11:09

전문가칼럼

신조경 풍수 - 기념식수
작성자 : 고제희     등록일 : 2006.11.24     조회수 : 1690
  풍수를 적용한 기념식수
매년 식목일을 전후해 대대적으로 나무 심는 행사가 벌어지고, 또 빌딩을 준공하거나, 공공 기관과 장소에 대통령을 비롯한 귀빈이 방문했을 경우에도 '기념식수'를 한다. 군 장성과 지자체의 장이 심는 기념 식수만 해도 1년에 수 백 그루는 넘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비용을 들여 심은 상징적인 나무가 곧 죽어 버린다면 어찌할 것인가?
 
  현재는 나무가 몇 년 살 지 면밀한 검토하지 않은 채, 우선 수관 좋은 나무를 선정하고, 남이 많이 보는 장소를 택해 식목한다. 나무의 생태적 특성과 입지 환경을 외면한 경관 위주의 식목은 문제가 있다. 필자는 다년간 노거수가 입지한 터를 연구하여, 어떤 지형에서 어떤 수종이 거목으로 자라 노거수가 되는지 풍수학적으로 용, 혈, 사, 수, 향에 입각하여 도식화하였다. 그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기념 식수에 대한 새로운 식목 모델를 제시한다.
 
  전북 익산에는 천연기념물 제188호로 지정된 곰솔(해송)이 있다. 수령은 350년 정도로 추정된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이 나무는 임진왜란 때 풍수지리학에 능한 과객이 이곳을 지나다가 명당임을 알고 그대로 지나칠 수가 없어 심었다고 전한다. 또 경기도 이천의 반룡송은 한국 풍수학의 시조인 도선국사(道詵國師)가 그 일대에 훌륭한 인물이 많이 나올 것을 예언하며 심었다고 전한다.
 
  따라서 노거수의 입지환경을 연구하는 것은 풍수학의 기본방향과 원칙에도 부합되는 연구가 되고, 나아가 현대의 생명 공학과 조경학, 그리고 도시설계학, 건축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몇 백 년전, 아니 천 년 이전,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거수가 묘목이었을 당시 주변에는 같은 수종의 나무들이 여러 그루가 함께 자랐을 것이다. 나무는 한 곳에 붙박이처럼 고정된 채 살아간다. 그런데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다른 나무는 모두 죽었는데, 그 나무만은 아직도 살아남아 문화재로 지정 받았다.
 
  그것은 나무가 위치한 땅이 다른 곳에 비교해 가뭄에도 견딜 만큼 물이 적당하고, 병충해에도 내성이 강하도록 양분이 알맞고, 또 땅 위의 조건도 태풍에 쓰러지지 않을 만큼 바람이 휘몰아치지 않는 곳이거나 햇빛도 알맞은 곳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무가 한 곳에서 천 년이 넘도록 살았으니, 그곳은 나무가 건강하게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요소와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곳이라 볼 수 있다. 만약 그곳에 사람이 집을 짓고 살았다면 사람 역시 장수와 복록을 누렸을 것이다. 따라서 노거수가 입지한 터는
생기(生氣)가 충만한 풍수적 길지로 볼 수 있으며, 그 결과 풍수학에서 찾는 명당이란 등식이 성립된다.
 
  이제는 토양 뿐만 아니라. 양기의 흐름을 살펴 그에 적합한 수종을 선택하고, 주어진 부지 내에서 생기가 최적으로 갈무리된 곳을 찾은 다음 주가지를 길향 방향에 맞추어 식목하는 새로운 기념식수의 모형이 시행되어야 한다.
 
  
[사진 : 좌 - 익산 신작리의 곰솔 (188호, 풍수지리에 능한 과객이 명단자리임을 알고 심은 나무,정면) 우 - 同 나무 (측면)]

 
   기념 식수할 장소의 선정
기념 식수할 장소를 정하는 기본원칙은 나무가 거목이 되었을 때, 그 나무가 성장을 계속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춘 곳인가를 미리 고려해야 한다. 대개 묘목이나 어린 나무가 살기에 적합한 곳일 뿐, 나무가 사방으로 가지를 뻗어 잎과 열매가 무성해진 다음의 환경 조건을 고려하지 못한다. 따라서 기념 식수할 장소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고려된다.
 
  
땅 속의 지질이 고운 흙이고, 그곳에는 물이 많아서도, 적어서도 안된다. 물이 많으면 나무는 성장에 필요한 물을 지표 가까이에서 얻음으로 뿌리를 멀리 또는 깊게 뻗지 않는다. 큰 바람이 불면 뿌리 채 뽑힌다. 또 물이 적은 암반 위이거나 모래 땅이라면 거목의 나무가 필요로 하는 물을 공급받지 못해 어린 나무는 살 수 있지만 거목은 고사한다. 풍수는 지질적 조건을 보아 거목이 살 수 있는 터를 정하는데, 명쾌한 논리를 갖추었다.
 
  
바람이 휘몰아쳐 가지가 찢겨지는 곳은 거목으로 자랄 수 없다. 바람은 나무에게 생명의 기운이지만, 강한 바람은 오히려 잎의 수분을 증발시키거나 가지가 찢기는 피해를 준다. 특히 태풍은 잎이 무성한 여름철에 불어옴으로 바람을 가두지 못하는 장소는 설상가상이다. 풍수는 용상팔살의 방위를 살펴 어느 방위에서 흉한 바람이 불어오는가를 판단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흉한 방위로 뻗은 가지에는 지주대를 설치해 보강함으로써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나뭇잎이 썩음으로 나무가 자연스럽게 양분의 공급을 받는 평편한 장소를 택한다. 상주의 반송(제293호)에는 나무를 다치게 하거나 낙엽만 긁어도 천벌을 받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솔잎이 ?은 영양분만큼은 그 나무가 다시 흡수해야 영양 실조에 걸리지 않는다. 만약 자체의 영양이 부족하다면 영양분을 인위적으로 공급해 줘야한다. 예천의 석송령(제294호)과 운문사의 처진소나무(제180호)에게는 매년 10말의 막걸리를 뿌리에 부어준다.
 
  
부지로 뻗어온 용맥을 살펴 수로·연못으로 지맥이 끊어졌거나, 건물로 지맥이 파헤쳐진 곳을 피한다. 지기는 물을 만나면 전진한지 못한 채 멈추고, 건물을 지으면서 터 파기를 했다면 지기가 대단히 파괴되어 사룡이 된다. 그럼으로 기념 식수할 장소는 일단 생토가 남아있는 장소라야 적당하고, 그 용맥을 살펴 지기의 공급이 원활한 곳을 택한다. 흙더미를 쌓아 조성한 조산은 이미 땅 속에 바람이 들어가 지기가 쇠약해져 부적합하다.
 
  
햇볕이 잘 들어 일조량이 방해받지 않아야 한다. 큰 나무 아래에서는 풀도 자라지 못한다. 그러므로 주위의 건물로 인해 일조량이 방해받지 않는 장소를 택하고, 특히 아침 햇살을 방해 받아서는 안된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서 가지가 찢기는 피해가 염려된다. 때문에 눈이 빨리 녹는 남향이나 동향의 장소가 유리하고, 서북향은 가지가 처져 수관이 아름답지 못하다.
 
  
[사진 : 상 - 상주 화서면의 반송 (293호, 이 나무를 다치게 하는 것은 물론, 낙엽만 긁어 가도 천벌을 받는다고 함), 하 - 예천 감천면의 석송령 (294호, 600년전 홍수에 떠내려오던 소나무를 지나가던 과객이 건져서 이 자리에 심었다고 함) ]

 
  
수종의 결정
  기념 식수로 선택되는 나무로는 주로 소나무(반송 포함)와 주목 또는 향나무가 있는데, 이것은 늘 푸른 상록수가 기념 식수한 사람의 뜻을 사시사철 전해준다는 의미 때문이다. 그 결과 공원을 조성하던 공공 건물을 짓던 간에 나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상기의 나무들을 선호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기념 식수한 나무는 오래 살아야 한다는 당위성이다. 만약 일찍 죽거나 병으로 수세가 약화된다면 그 나무가 가진 상징성은 떨어지고, 기념식수한 공공 장소의 의미도 약화된다. 향교나 서원에 가면 으레 늙은 은행나무가 서 있다.
 
  은행나무는 천 년을 사는 나무이니, 성현의 말씀조차 천 년의 세월을 두고 전해지기를 바라는 기원에서 은행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념 식수할 수종은 먼저 장수 나무를 선택하되, 지역별로 기온과 강수량을 고려하여 선정해야 한다.
지역별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의 분포는 수종의 선정에서 좋은 참고 사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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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천연기념물 지정 노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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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백송(3), 향나무(2), 은행나무(1), 측백나무(1), 굴참나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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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백송(2), 은행나무(2), 반송(1), 향나무(1), 느티나무(1), 회화나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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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소나무(4), 은행나무(2), 느티나무(1), 백송(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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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은행나무(3), 곰솔(1), 백송(1), 회화나무(1), 향나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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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곰솔(2), 소나무(1), 반송(1), 느티나무(2), 이팝나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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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느티나무(2), 은행나무(2), 이팝나무(2), 향나무(1), 비자나무(2),
                         팽나무(1),  푸조나무(2), 소나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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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소나무(7), 느티나무(4), 은행나무(4), 향나무(5), 회화나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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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소나무(5), 은행나무(3), 느티나무(2), 이팝나무(4), 회화나무(1),                          팽나무(1), 푸조나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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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소나무(3), 은행나무(3), 느티나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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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곰솔(1), 느티나무(1), 팽나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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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상 - 합천 묘산면의 소나무 (289호, 조선 광해군 때 김제남이 영창 대군을 추대하려 한다는 무고를 받고 역적으로 몰려 삼족이 멸하게 되자, 재종형 되는 사람이 화를 피하여 이 소나무 아래에 초막을 짓고 살기 시작하여 일가를 이루었다고 함), 하 - 강화 서도면의 은행나무 (304호, 800년 전 홍수에 떠내려온 것을 심었다고 함)]

 
   식목 시의 풍수적 주의점
  ① 나무는 본래 자라던 지형 환경의 지질, 바람, 햇볕 등의 영향을 받아 가지의 수세가 발달한다. 만약 당초 형성된 수세를 무시한 채 옮겨 심으면 심한 몸살을 앓거나 수세가 약해진다. 풍수는 나무가 자라던 환경을 도식화하여 식목할 때에 주가지의 수세를 어느 방위로 두어야 하는가에 해답을 제시한다.
 
  
② 본래 자라던 토양과 비슷한 토질의 장소를 택한다. 성어가 된 연어는 알을 낳기 위해 자기가 태어난 냇물을 찾아오는데, 정확히 회귀할 수 있는 이유는 태어난 물맛을 기억하기 때문이라한다. 나무도 생물체이기 때문에 처음 뿌리를 내린 토질이 그 일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노거수치고 이식한 것은 아직까지 없다. 따라서 나무를 이식하면 오래 살지 못한다는 결론도 가능하다.
 
  용계의 은행나무(제 175호)는 조선 선조 때에 탁순창(卓順昌)이 이곳으로 낙향하여 여러 벗들과 이 나무 아래에서 담소를 즐겼다고 한다. 한국 은행나무 중에서 굵기가 가장 굵었는데, 임하댐이 건설되면서 수몰 위기에 처하였다. 그러자 1990∼1994년에 걸쳐 이 나무를 들어올려 심는 상식(上植)공사가 벌어졌고, 20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공을 들여 이식하였지만, 현재 수세가 약해졌는지 은행이 예전보다 적게 열린다고 한다. 그러므로 토양의 성질을 면밀히 파악해 예전의 것과 비슷한 곳을 택한다.
 
  
③ 본래의 깊이를 감안하여 식목한다.
명의가 침을 놓을 경우, 먼저 환자의 오장육부에 일어난 병의 원인을 파악한 다음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정확한 혈을 잡고서 침을 꽂는다. 만약 잘못된 혈에 침을 꽂았다면 오히려 기가 막혀 병을 더욱 악화시킨다. 또한 정확한 위치 뿐만 아니라 그 깊이에도 한 치의 오차가 없어야 한다. 너무 깊게 찌르면 장기가 다치고, 얕게 찌르면 침을 놓은 효험이 없다. 풍수도 내룡 중에서 생기가 최대한 응집된 혈을 정확히 정하고, 팔 때는 깊이가 적당해야 한다.
 
  얕게 팔 곳을 깊게 파면 생기가 위로 지나가고, 깊이 팔 곳을 얕게 파면 생기가 아래로 지나가니 터럭 만큼이라도 틀리면 화복은 천양지차이다. 그러므로 혈을 정하되
한 자만 높아도 용이 상하고 한 자만 아래로 내려도 맥을 벗어나고 좌우로도 틀림이 없어야 한다. 나무를 심는 깊이도 나무의 생육 상태를 고려하지만, 나무가 지기를 올바로 받을 수 있는 적당한 깊이가 중요하다.
 
  
④ 지주대의 설치 등에 주의한다.  나무를 심고 나서는 뿌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지주대를 설치해야 뿌리의 활착이 빠르고 튼튼하다. 현대는 양질의 지주대가 널리 보급되어 염려는 없으나, 나무가 가장 안정을 유지할 적당한 부위에 지주대를 설치해야 안정을 되찾고, 뿌리가 빨리 자리잡는다. 그럼으로 나무 주위를 순환하는 바람의 세기를 패철로 측정해 적당한 지탱 부위를 찾고, 그에 맞는 지주대의 크기를 정해야 한다.
 
  
⑤ 물을 충분히 주어 말라죽는 것을 방지한다. 나무를 심고 물을 주는 이유는 땅 속에 뻗은 물줄기와 나무를 심은 흙 사이의 혈관을 이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물을 충분히 줘야 흙 속의 공기가 빠져나와 물길이 서로 연결되면서 고사되지 않는다.
 
  
[사진 : 좌 - 용계의 은행나무 (175호, 임하댐의 건설로 수몰 위기에 놓인 나무를 어마어마한 상식 공사를 벌여 옮겼다.), 하 - 주문진 장덕리의 은행나무 (166호, 노거수를 연구하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