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416> 지하철역 이름 어떻게 생겼나
대동여지도에 기록된 학여울역 … 서낭당 터 있던 자리 당고개역


구로구 구로동ㆍ가리봉동과 금천구 가산동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적 장소다. 그러나 공업단지의 노후화로 인해 역명까지 바뀌는 운명을 맞는다. 이름을 처음 바꾼 곳은 구로공단역. 주변에 최첨단 벤처기업이 곳곳에 들어서며 2004년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바뀌었다. 기존 이름보다 글자가 더 들어갔지만 반응은 좋았다. 이에 뒤질세라 가리봉역도 2005년 ‘가산디지털단지역’으로 개명의 대열에 몸을 실었다.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역으로 인근 염창산의 다른 이름인 증미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증미(拯米)는 ‘물에서 건져낸 젖은 쌀’이란 뜻이다. 증미산 앞 한강 강물은 폭이 좁고 물살이 세게 흘러 곡식을 실은 배가 한강을 거슬러 가다가 자주 좌초됐다. 이곳 마을 사람들은 물에 빠진 곡식을 건졌다고 한다.
당고개역(4호선)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이곳은 예로부터 산짐승이 많아 나그네들이 호신용으로 돌을 들고 산을 넘었다고 한다. 고개를 넘은 다음 그 돌을 쌓아둔 서낭당 터가 있었다. 그래서 서낭당의 ‘당’과 ‘고개’를 합쳐 이름을 지었다. 이 지역에선 매년 음력 정월 대보름에 서낭제도 열린다.
굽은다리역(5호선)
지금은 강동구 명일동인 이 지역에 조선시대엔 ‘당말’과 ‘벽동’ 이란 마을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두 마을 잇는 다리가 굽어 있었다. 그래서 이 두 마을을 합쳐 곡교리(曲橋里)라고 불렀는데 이를 순수 우리말로 풀어 ‘굽은다리역’으로 지었다.
독바위역(6호선)
은평구 불광동에 있는 역으로 인근에 독박골로 불리는 마을이 있었다고 한다. 독박골은 독바위골의 줄임말로, 바위가 독(항아리)처럼 생겨서 붙여졌다는 설이다. 그런데 인조반정 당시 공신인 원두표 장군이 거사 직전까지 숨어 지내던 독바위굴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과천시 과천동에 있는데 인근에 위치한 거대한 바위 때문에 얻은 이름이다. 바위 두 개가 마치 승(僧)이 장삼을 입고 서 있는 것처럼 보여 ‘선(禪)’자를 앞에 붙여 선바위라 불렀다고 한다. 암석 숭배의 일종으로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모두 이뤄진다고 여겨왔다. 특히 일제 강점기 남산에 있던 국사당(國師堂)이 이곳 인근으로 옮겨진 뒤 선바위에 대한 신앙은 무속 신앙과 더욱 밀착됐다. 조선 태조가 성을 쌓을 때 정도전과 무학대사가 이 바위를 성 안에 둘 것인지 성 밖에 둘 것인지를 놓고 의견 대립을 했다고도 한다.

1993년 3호선이 연장 개통하며 세워진 곳으로 강남구 대치동에 있다. 탄천과 양재천이 만나는 갈대밭 부근의 옛 지명이 대동여지도에 ‘학탄(鶴灘)’으로 기록돼 있다. 그래서 ‘탄’을 한글로 풀어 ‘학여울’로 정했다. 역명 못지않게 탄생의 비화도 있다. 3호선 양재역에서 수서역까지 연장 노선은 원래 대치동이 아닌 개포동을 지나도록 계획돼 있었다. 그러나 87년 대선 당시 노태우 후보가 대규모 단지인 은마아파트에서 유세하며 역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은마아파트 서쪽에는 대치역이, 동쪽에는 학여울역이 들어섰다.
잠실나루역(2호선)
“성내역이 어디로 사라졌지?” 성내역은 1980년 2호선 1차 구간 개통 때 문을 열었다. 상당수는 성내역이란 이름 때문에 이곳이 강동구 성내동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행정구역상 엄연히 송파구 신천동이다. 그래서 송파구는 역명이 시민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우려를 줄곧 제기했다. 오랜 논란 끝에 개명 작업에 들어가 잠실나루·송파나루·동(東)잠실역이라는 후보 중에서 ‘잠실나루역’이라는 새 이름을 2010년 얻었다.
새절역(6호선)
“기사 양반, 신사동으로 가주세요.” “강남구 신사동(新沙洞) 말입니까, 은평구 신사동(新寺洞) 말입니까.” 동음이의어로 유명한 신사동 때문에 순 우리말로 이름이 결정된 경우다. 새절역은 은평구 신사동에 있다. 그러나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지하철 3호선 신사역과 역명이 중복되는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2000년 신사(新寺)를 우리말로 풀이한 새 절을 역명으로 정했다. 대신 신사를 부(副)역명으로 사용하며 ‘새절(신사)역’으로 표기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6호선)
외래어 단어 세 개(Digital Media City : DMC)가 연달아 붙은 이름이다. 2000년 개통 당시 경의선 수색역과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그런데 행정구역상 은평구 증산동과 마포구 상암동 경계에 있어 은평구 수색동과 차별화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개명 작업에 들어갔고 2009년 가재울·수색증산뉴타운·상암DMC역 등 후보 단어를 제치고 외래어가 연속된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돌곶이역(6호선)
성북구 석관동에 있다. 주변 천장산의 한 부분이 검은 돌을 꼬치에 꽂아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이를 한자로 표기하면 석관(石串). 석곶동이라는 별칭도 있다.

삼릉은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선·정릉의 약칭이다. 조선 9대 성종과 계비 윤씨의 능인 선릉, 11대 왕인 중종의 능인 정릉에 3개의 능이 있어 삼릉으로도 불렸다. 지금은 선릉역(2호선·분당선)으로 불리는 곳의 원래 명칭은 삼릉역이었다. 그러나 82년 2호선이 연장 개통되면서 바로 옆 삼성역과 교외선 기차역인 삼릉역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선릉역으로 이름을 바꿨다. 30년 가까이 빛을 보지 못한 삼릉역은 이르면 올 10월 개통되는 분당선 연장 구간 새 역의 이름으로 부활한다.
마들역(7호선)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역으로 유래가 두 가지다. 이곳이 조선시대부터 말(馬)들이 뛰놀던 벌판이었다는 데서 유래됐다는 설이다. 일대에 마(麻)밭이 있어 순우리말인 마뜰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다.
먹골역(7호선)
중랑구 묵동(墨洞)의 우리말 명칭이다. 먹골은 먹을 만들던 고을(골)이라 붙은 이름이다. 조선시대 문방사우(文房四友)의 하나인 먹을 이 마을의 이름으로 붙여야 이곳에서 학문이 융성할 것이라는 주장에 따라 이름을 얻었다는 설도 있다.

성남시에 있는 두 역으로 1996년 8호선 개통 당시 산성역은 ‘남한산성역’이었고, 남한산성입구역은 ‘단대역’이었다. 그런데 단대역이 주변 단대오거리역과 헷갈려 하는 시민이 많았다. 그래서 98년 8월 두 역의 이름을 변경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산성’이라는 단어가 중복돼 헷갈려 하는 사람이 더 늘었다. 이에 따라 그해 10월 남한산성입구역은 인근에 성남법원·검찰청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남한산성입구(성남법원·검찰청)역’으로 표기되고 있다.
개포동역(분당선)
‘동(洞)’으로 끝나는 역 이름은 꽤 있다. 그런데 개포동역은 다른 연유 때문에 ‘개포역’이 아닌 ‘개포동역’이 된 사례다. 원래 분당선을 연장 공사하며 지금은 구룡역으로 명명된 역의 잠정 명칭을 ‘개포고역’으로 했다. ‘개포고역’과 혼란을 피하기 위해 이곳을 ‘개포동역’으로 구분해 지은 것이다. 그런데 대학도 아닌 초·중·고의 이름이 역명에 들어간 선례가 없다는 주장에 따라 2004년 개통 직후 ‘개포고역’은 ‘구룡역’으로 바뀌게 된다. 지금은 있지도 않는 개포고역 때문에 개포동역엔 ‘동’이란 한 글자가 따라 붙게 된 것이다.
한티역(분당선)
한티는 순우리말로 ‘큰 언덕’이란 뜻이다. 한자로 쓰면 대치(大峙). 이 역은 강남구 대치동·도곡동·역삼동 경계에 있다. 이미 대치역(3호선)·도곡역(3호선·분당선)·역삼역(2호선)이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역명을 찾았다. 개통 직전까지는 영동역으로 불리다 2004년 한티역이란 이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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