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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중FTA(자유무역협정)가 양국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2012년 5월 14일 첫 협상을 시작한다. 양국은 2005년 민간 공동연구를 시작한 뒤 7년간 논의를 이어왔다. 이제 한중FTA는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문제는 이 파고를 어떻게 넘느냐는 것이다.
한중FTA는 양국간 경제적인 국경이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1992년 한중수교는 정치외교상의 물꼬를 튼 것이다. 반면 한중FTA는 거대한 경제 수로가 개통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한중간에 전면적인 개방과 교류 협력이 이뤄진다. 수출입 상품의 관세 철폐로 무역량이 폭증함과 동시에 기업투자가 확대된다. 투자 확대는 고용창출의 효과까지 기대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한중FTA체결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28~3.04% 가량 증가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자동차와 기계, 화학제품 등 전략수출품목을 비롯해 중간재와 부품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이 0.40~0.59%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한중FTA는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갖고 있다. 한국이 EU, 미국에 이어 중국과 FTA로 손을 잡을 경우 경제영토를 전세계 70%까지 넓히게 된다는 낙관론이 팽배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농수산업과 부가가치가 낮은 중소기업은 고사하고 말 것이란 비관론이 교차한다. 이르면 2년뒤부터 발효될 한중FTA의 의미와 전망을 짚어본다.
중국은 미국 경계해 FTA 서둘러…일본도 중국에 선수 뺏기자 한중일 FTA에 동참
한중FTA는 최근 중국이 먼저 협상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한미FTA가 2012년 3월 15일부터 발효되자 대미 경계심이 커졌다. 한국전쟁이후 중국은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경계해 왔다. 중국은 항미원조(抗美援朝)라는 이름으로 한국전쟁에 직접 개입해 36만여명(중국발표 숫자, 이중 사망자 약 12만명)의 사상자를 냈다. 약 60년간 북한을 통한 한반도 균형유지도 3대째 세습인 김정은 체제로는 한계성을 지닐 수 밖에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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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천더밍(陳德銘) 중국상무부장이 5월 2일 한중자유무역협정(FTA)협상 개시를 선언한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외교 통상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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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정치외교적인 상황속에서 G2 경쟁국인 미국이 한국과 FTA를 먼저 발효시키자 중국은 초조해졌다. 미국은 한미FTA외에 일본, 호주 등을 끌여들여 다자간 FTA인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추진하는 경제방위전략으로 중국을 압박해왔다.
실제 중국은 2000년 이전까지 FTA에 대해 냉담했다. 그러나 2001년 WTO 가입이후 세계경제에 급속히 편입되면서 세계화와 지역경제협력에 적극적이었다. 중국은 현재 40개가 넘는 국가(지역)와 FTA를 체결했거나 추진중에 있다. 중국 특별구인 홍콩, 마카오와 경제협력강화협정(CEPA, closer economic partnership arrangement)을 체결하여 완전한 시장개방을 이루고 있다. 또 ASEAN 10개국 및 칠레, 파키스탄, 뉴질랜드, 싱가포르, 페루 등과는 이미 협상을 체결한 상태다.
그리고 SACU(남아프리카관세동맹) GCC(걸프협력회의) 호주,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코스타리카 등과는 협상중에 있고 한국 인도 SCO(상하이협력기구)와는 협상준비를 위한 공동연구 및 검토단계에 있다. 이밖에 중국은 FTA는 아니지만 지역무역협정(RTA)에 속하는 아시아태평양무역협정(구 방콕협정) 회원국에 대해 특혜관세를 부여하는 등 미국의 경제블록화에 대항해왔다.
일본은 한국이 EU, 미국에 이어 중국과 FTA협상개시를 선언하자 긴장하고 있다. 일본은 2004년 한국과 FTA협상을 벌이다 소극적 태도로 돌아서 지지부진했다. 그러다가 한중이 FTA협상으로 접근하자 몸이 달기시작했다. 일본은 최근 한중일FTA 협상을 2012년내에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한중일은 2012년 5월 13일 베이징 3국정상회의에서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정부는 우선 한중FTA타결로 동북아시아 경제통합의 기초로 삼은 뒤 일본까지 넓히는 구상을 하고있다.
개성공단 제품 관세특혜로 북한개방 도움…황금평,나진-선봉 등 특구지역으로 확대가능
한국과 중국은 2012년 5월 2일 한중FTA의 협상 개시 선언과 함께 ‘역외가공지역’(域外加工地域)에서 생산되는 제품에도 특혜관세 지위를 부여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관세특혜를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개성공단외에 황금평(압록강 하구)이나 나진, 선봉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 경우 남북간 경협이 확대되고 북한의 개혁, 개방을 가속시키는 효과가 있다.
중국의 관세특혜 부여는 대북 경제안보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다. 중국은 김정일 정권때부터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유도해왔으며 서방유학파인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개방 행보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도 한중FTA가 한반도 안보에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개성공단 제품에 대한 역외가공지역 인정에 부정적인 태도였으나 선수를 친 중국에 어떻게 응수할 지 변화가 주목된다. 한미는 2013년 3월 역외가공지역 인정여부를 논의하는 일정이 잡혀있다.
한국 정부는 2012년 7월 EU쪽과도 역외가공 인정여부를 논의한다. 한중FTA가 미국, EU와의 FTA후속조처에 지렛대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대중국 수출 30% 이상 증가 예상…한국이 미,EU,중의 투자허브로 일자리 창출
2011년 한중무역규모는 총 2206억달러(수출 1342억달러, 수입 864억달러)다. 이는 한미간 무역규모 1009억달러(수출 563억달러, 수입 446억달러)와 한-EU간무역규모 1031억달러(수출 557억달러, 수입 474억달러)를 합친 2040억달러보다 166억달러 많은 규모다. 한중FTA가 체결되면 13억 인구의 중국 내수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이후 대중국수출은 30% 이상 늘어날 전망으로, 한국으로선 거대한 수출시장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는 효과가 있다. 이와함께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을 제도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된다. 현재 2만3,000여개의 국내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있다.
또한 한국은 미국,EU기업과 중국기업의 투자허브로 부상할 수 있다. 중국시장을 노리는 미국과 EU기업, 또한 미국,EU시장에 진출하려는 중국기업들이 한국내 투자를 늘릴 경우 일자리 창출효과도 기대된다.
장밋빛 전망속에 가장 큰 타격은 농수산물…한국 과일,채소는 중국산보다 5~7배 비싸
그러나 국내 농수산업 분야에서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중국은 기후가 비슷하고 작부체계도 유사하다는 점이 미국, EU와 다르다. 짧은 거리로 중국농토에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농산물을 생산해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한국내 유통이 가능하다. 이 상황에서 농산물 관세가 대폭 깎이거나 철폐되고 검역 절차마저 간소화될 경우 생산비가 비싼 한국농업은 몰락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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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이룽장성(黑龍江省) 하얼빈(哈爾賓)의 한 아침시장에서 상인들이 당근과 과일(사진 왼쪽)을 팔고 있다. 중국시장의 야채와 과일 가격은 한국보다 5~7배 싸다.ⓒ하성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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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정책연구원은 한중FTA로 국내 농수산업의 생산량이 15% 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FTA체결후 10년간 과일은 10억 2000만달러, 채소는 9억 7,700만달러의 생산이 감소하는 등 직격탄을 맞게 된다. 또 의류나 완구 등 저가제품의 수입확대로 중소기업도 피해를 볼 것으로 관측됐다.
이런 전망은 그간의 수치에 근거한 것이다. 현재까지 한중간 농산물 교역의 특징은 중국산을 일방적으로 수입하는 구조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의 수입 농산물은 2000년 14억500만달러에서 2007년엔 31억70만달러로 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중국산 농축산물 점유율은 13.1%에서 19.2%로 급등했다. 쌀과 고추, 콩, 당근, 김치 등 곡물류와 채소류의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중국 채소가격은 가격 경쟁력에서 절대적으로 앞선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결과 2010~2011년 31개 주요 농산물 중 28개의 한국 도매가격이 중국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또 25개는 3배이상 차이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임정빈 서울대교수(농경제사회학부)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과일류는 7.4배, 곡물류는 5배, 채소류는 5.7배나 더 비싸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필자의 경험상 하얼빈 시장에서 수박 한 통의 가격이 가장 비쌀 때인 2011년 7~8월 4500원 정도였다. 한국에 비하면 5분의 1에 해당한다. 2011년 10월 배추 한 포기의 가격은 1000원이 안 됐다.
농축수산물은 초민감품목에 포함해 협상…농민단체들은 협상중단과 전면투쟁 밝혀
한국 정부는 협상을 1, 2단계로 나눠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1단계 협상에서 민감품목 보호방식과 분야별 협상지침 등을 먼저 합의한 뒤 2단계에서 관세철폐 폭과 시한 등에 대해 세부 논의키로 했다. 1단계협상은 초민감, 민감, 일반 등 3품목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초민감품목은 한국은 농축수산물, 중국은 지식재산권 등이 포함된다. 농산물중 쌀은 아예 양허제외 품목으로 분류될 예정이다.
한국은 섬유 등 부가가치가 낮은 일부 제조업이 민감품목군이다. 중국은 자동차, 기계, 석유 분야 등의 제조업이 민감품목으로 분류된다. 1단계 협상은 2012년 6월부터는 시작될 전망이며, 2단계협상은 차기정부에나 가능할 예정이다.
이에대해 농민단체들은 협상중단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012년 2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공청회는 몸싸움과 고함, 구호속에 파행적으로 진행됐다. 전국농민회총연맹는 정부가 피해당사자인 농민들과 협의없이 한중FTA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전면투쟁에 나설 방침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전문연구기관들은 한국이 농업부문 개방에서 WTO 다자주의 협상에서의 개방정도 이상을 허용할 수 없다는 논리 개발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한중FTA 추진전략은 이런 조건하에서 양국간 경제통합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의 경제영토 밑그림 작업…한국산 안전식품과 농업기술 역수출 전략으로 맞서야
한중FTA에 대한 태도는 냉정함이 요구된다. 한반도의 경제영토를 확장하는 밑그림 작업에 한치도 소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중FTA 타결이후 값싼 중국산 농수산물이 범람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속에서 중국내 중산층의 증가와 한국식품 선호도의 증가는 한줄기 희망의 빛이다.
중국인들은 한국 김치와 김 등을 특히 좋아한다. 무작정 짜기만 한 중국소금에 비해 짠 맛뒤에 감미가 도는 한국소금도 선호한다. 2008년 멜라민 분유파동이후 중국인들도 가격보다 안전한 식품을 찾는 쪽으로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다. 당시 한국산 분유가 중국내에서 평소의 2~3배로 불티나게 팔린 것이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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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축산업자가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무링(穆稜)시 샤청쯔(下城子)진에서 무링시 정부와 공동으로 추진중인 한우목장의 정문 모습.ⓒ하성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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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축산업자가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무링(穆稜)시 샤청쯔(下城子)진에서 무링시 정부와 합자해 국내사육기술로 육우용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하성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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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내사료기업체인 코휘드(이정주 회장)는 2008년부터 헤이룽장성(黑龍江省) 치치하얼(齊齊哈爾)에서 국내에서 생산된 깨끗한 사료로 중국젖소를 사육해 최고급 품질의 우유를 생산,공급하고 있다. 당시 멜라민 분유파동 직후 코휘드가 생산한 우유는 안전성을 인정받아 중국내 최대 우유업체 멍뉴(夢牛)로 전량 납품됐다. 현재 1천마리의 목장을 위탁받아 매년 젖소 한마리당 3천위안(약 54만원)을 사육농가에 지급하는 조건인데 한해 원유생산량을 7t으로 늘리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일반 중국젖소보다 생산량이 75%나 높은 수치다. 코휘드는 2012년 6월부터는 사육두수를 5천마리로 늘릴 예정이다.
또 한국산 신라면이 중국라면보다 개당 0.5위안(90원) 비싼 3.5위안임에도 중국인들이 즐겨찾는 것도 맛과 건강을 동시에 고려한 때문이다. 즉 한국산 농산물과 가공제품의 식품안전성이 중국시장에서 먹힐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도 채소와 과일, 육류 가격이 해마다 높아가고 있다. 이는 중국산과 국내 농산물의 생산비 격차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 것임을 보여준다.
중국내 농민시위 건수는 매년 8만건 정도가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민들의 소득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건비 인상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중국정부도 도시와 농촌간의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해 농산물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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