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승기 기자
해방 전
1906년 미츠코시가 최초, 첫 한국자본 백화점은 화신
한국인이 세운 최초의 백화점 ‘화신백화점’의 모습. 1987년 여름 건물이 철거되면서 화신의 50년 역사는 막을 내렸다.조선 경성의 미츠코시가 백화점 형태로 발전한 것은 1929년 일본 미츠코시가 서울 출장소를 지점으로 승격시키면서부터다. 미츠코시 경성점은 1930년 10월 24일 현재의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있는 충무로에 건물을 완성했다. 최초 오픈 당시 미츠코시 백화점 경성점은 면적 7335㎡에 지하 1층, 지상 4층의 규모였다. 종업원 수도 약 360명에 달했다. 당시 1층에는 약국·여행안내소·선물코너·화장품 코너 같은 것들이 있었고 2층에는 오복 판매점이 들어섰다. 3층에는 신사양복·여성양장 코너가 있었고 매장 안에 재단사와 옷 만드는 공장이 있어 맞춤복 봉제도 했다. 4층에는 귀금속·가구매장·커피숍과 대형식당이 있었다. 오전에는 모닝커피를 즐기는 모던 손님으로 가득 찼고 점심·저녁 시간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1930년대 미츠코시·히라타·조지아 같은 일본계 백화점들이 영업을 확대하면서 상대적으로 조선인의 상권은 크게 위축됐다. 이런 상황에서 평안도 출신 상인 박흥식이 종로 2가에 있는 귀금속 전문점 화신상회를 인수해 31년 화신백화점을 열었다. 민족자본으로 한국인이 세운 최초의 백화점인 셈이다. 이듬해 화신백화점은 최남이 세운 동아백화점을 인수했으나 35년 화재로 건물이 전소되는 시련을 겪는다. 이 백화점은 2년 후 지하 1층·지상 6층의 당시로서는 초고층 건물로 재개장한다.
1945~80년대
롯데·신세계·미도파 … 건설·부동산업계도 가세
백화점 안내 직원들의 모습. 1980년대 백화점 업계는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들어서게 된다.80년대 경제발전으로 소득이 늘면서 소비 패턴도 다양화됐다. 소비자들의 상품 선호 기준도 변화하면서 백화점이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한다. 80~85년에는 롯데 ·신세계·미도파 백화점이 마켓셰어를 형성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을 이뤘다. 84~87년에는 부도심 지역에 현대백화점·그랜드백화점·뉴코아신관·여의도백화점 등이 잇따라 개점했다. 특히 건설·부동산 업계의 백화점 진출이 두드러졌다. 당시 건설업계의 호황세를 보여준다.
80년대 후반에는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백화점들이 과다경쟁으로 도산하는 일이 빈번했다. 아케이드형 백화점이나 지하상가 같은 유사업종이 생겨나고 각종 규제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둔화되자 여의도백화점·유니버스백화점·파레스백화점·크리스탈백화점 등이 개점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아야 했다.
1990년대 초반
백화점 호황기 … 명동 벗어나 대형화·다점포화 열기
롯데의 여러 사업체와 브랜드가 몰려있는 서울 소공동 롯데타운의 전경. 롯데호텔-롯데백화점 본점-영플라자-명품관으로 이어지는 연면적 36만㎡(11만 평)의 대규모 ‘쇼핑타운’이다.80년대 중반 이후 한국 경제는 유가·금리·달러가치 하락과 86아시안게임·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힘입어 성장가도를 달렸다. 92년 12월 문민정부가 탄생하면서 유통 관련 법규를 포함한 경제정책 전반에 변화가 일었다. 국가의 시장 개입을 줄이고 민간 경제주체들의 경제 활동을 장려하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타고 백화점들도 대형화·다점포화·다각화하기 시작했다. 복합시설을 갖추고 면적도 1만~1만5000㎡ 규모에서 2만5000~3만5000㎡ 규모에 이르는 대형 매장을 앞다퉈 열었다. 롯데쇼핑은 88년 면적 3만6390㎡의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의 백화점(본점)을 완성하고 비슷한 규모의 잠실점을 추가로 개점했다. 신세계도 미아점을 개점하고 현대백화점도 무역센터점을 여는 등 롯데·신세계·현대·미도파·뉴코아 같은 브랜드의 다점포 체제가 본격화됐다. 또 기존의 명동 중심에서 강남·잠실·영등포·부산 같은 부도심과 지방으로 상권이 확대됐다. 백화점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것이다.
1990년대 중후반
대형할인점·편의점에도 손 뻗어 … 문화센터 붐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 백화점들은 차별화를 위해 문화센터 같은 각종 고객편의시설을 만들었다.2000년대
20~30대 겨냥한 영패션관, VIP 위한 명품관 만들어
세계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 백화점 센텀시티점의 모습. 올해 개점 3주년을 맞은 이 백화점은 다양한 부대시설과 입점브랜드를 갖춰 부산 지역의 관광명소가 됐다. 부산지역의 상권 확대에도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서관) 야경. 국내 최초로 최고급 고객(VIP)를 위한 명품관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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