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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176> 세계의 문학상

ngo2002 2011. 11. 15. 16:37

[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176> 세계의 문학상

상금 1만5000원 공쿠르상 수상작, 프랑스선 『스티브 잡스』 보다 인기

올해 프랑스의 대표적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소설을 써본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마흔여덟 살의 고등학교 생물교사가 받아 화제가 됐습니다. 공쿠르상은 노벨문학상, 영국의 부커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상입니다. 상의 효과는 한국에서는 미미하지만 프랑스에선 최소한 수십만 부가 팔릴 만큼 파급력이 엄청나다고 합니다. 출판시장을 호령하는 각국의 대표적인 문학상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신준봉 기자

한 나라를 대표하는 문학상은 국민성향, 문화적 배경에 따라 나라마다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프랑스 최고 권위의 공쿠르 문학상은 상금은 달랑 10유로에 불과하지만 국민적 관심이 높아 수상자는 하루 아침에 문화계의 스타가 된다. 올해 수상자인 마흔여덟 살의 생물교사 알렉시 제니는 자신의 첫 소설책인 『프랑스식 병법』으로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공쿠르상 심사위원진은 전통에 따라 지난 2일 파리의 드루앙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후 수상작을 발표했다. 이날 제니가 자신의 수상작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AP=연합]

미국 퓰리처상(The Pulitzer Prize)

미국의 언론인 조셉 퓰리처(1847∼1911)의 유지에 따라 1917년 만들어졌다. 그는 죽기 전에 “공공에 대한 봉사, 문학, 교육 발전 등에 써달라”며 200 달러를 남겼다. 이돈으로 컬럼비아 대학에 언론대학원이 만들어졌고 그중 50만 달러는 퓰리처상을 제정하는 데 쓰였다. 처음 퓰리처상은 언론 분야에 4개 부문, 문학과 극 예술에 4개 부문, 교육 부문 등에 상을 줬다. 하지만 차츰 범위가 넓어져 현재는 모두 21개 부문에 상을 주고 있다.

출판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문은 역시 소설이다. 상을 받은 작품은 즉각적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수상 작가 역시 수년간 퓰리처상 작가로 대접받는다. 상의 권위는 역대 수상자의 면면에서도 확인된다. 존 스타인벡, 마거릿 미첼, 솔 벨로,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업턴 싱클레어, 토니 모리슨 등 그야말로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퓰리처상을 받았다. 로버트 프로스트는 시 부문에서 네 차례나 상을 받기도 했다. 상금은 1만 달러(약 1100만원).

한국에서는 코맥 매카시의 2007년 수상작 『로드』가 큰 성공을 거두며 상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커졌다. 2008년 출간돼 지금까지 30만 부 가까이 팔린 것. 문학동네 염현숙 편집국장은 “상을 받았다는 사실 만으로 많게는 10배까지 선인세 계약금이 비싸진다”고 말했다.

영국 부커상(The Booker Prize)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의 공쿠르상을 만들자는 취지로 1969년 제정됐다. 영국뿐 아니라 영연방 출신 작가의 작품에 주어진다. 제정 당시 상의 이름은 부커-매코널상이었다. 후원사인 영국의 식품 도매회사 부커-매코널의 이름을 딴 것. 2002년 후원사가 금융투자기업인 맨 그룹(Man Group)으로 바뀌면서 상의 이름도 바뀌었다. 줄여서 부커상이라고 부르지만 공식명칭은 맨부커상(The Man Booker Prize)이다.

부커상 재단이 상의 운영에 관한 최종 책임을 지고 여기서 임명한 관리인이 이끄는 자문위원회가 매년 심사위원을 바꾼다. 심사위원회는 5명으로 구성된다. 대개 언론인·작가들이다. 올해 심사위원장은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영국 정보기관인 MI5의 수장으로 임명돼 ‘주부 스파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스텔라 리밍턴이 맡았다.

인도 출신 여성작가 아룬다티 로이, 캐나다의 여성작가 마거릿 애트우드, 노벨문학상을 받은 남아공의존 쿠체 등이 이 상을 받았다. 올해 상은 영국작가 줄리언 반즈에게 돌아갔다. 상금은 5만 파운드(약 9000만원). 역시 영국에서는 판매 등에서 영향력이 막강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상의 효과가 적은 편이다.

프랑스 공쿠르상(Prix Goncourt)

프랑스의 문학출판 시장은 뚜렷하게 양분돼있다. 기욤 뮈소, 마르크레비 등 한국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대중적인 작가들이 있는가 하면, 이런 작가들을 철저히 배제한 ‘순문학’ 시장이 있다. 공쿠르상은 순문학에 주어지는 대표적인 상이다. 그런데도 책 판매에 미치는 상의 영향력은 강력하다. 미메시스출판사의 조동신 편집장은 “작품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상을 받으면 프랑스에서만 최소한 40만 부는 팔린다”고 말했다. 올해 수상작인 『프랑스식 병법』 역시 반응이 좋다. 700쪽이 넘는 분량인데도 출간 두 달여만에 6만 부 가까이 팔렸고 프랑스 아마존에서 『스티브 잡스』 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유난히 자국 문화에 대한 애착이 강한 프랑스적 현상이라고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을 듯하다.

상은 프랑스의 소설가인 공쿠르 형제의 뜻에 따라 1903년 처음 시행됐다. 10명의 종신 심사위원이 수상작을 선정해 매년 11월 초 파리의 드루앙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뒤 발표한다. 프루스트, 앙드레 말로, 시몬드 보부아르, 미셸 투르니에, 마르그리트 뒤라스 등이 상을 받았다. 상금은 고작 10유로(약 1만5000원).
 
일본 아쿠타가와(芥川)상

‘출판대국’ 일본에서는 특히 장르문학이 강세다. 상도 장르문학상이많다.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본격 미스터리대상, 에도가와 란포상,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상,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상 등이 비교적 국내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장르문학상들이다. 아쿠타가와상은 일본 최고 권위의 순문학상이다.

해마다 상·하반기로 나눠 1월과 7월, 두 차례 신인 작가에게 주어진다. 일본의 출판인들 사이에 상업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는 상이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대중의 관심이 높다. 은행나무 출판사의 주현선 대표는 “수상작은 대개 20만∼30만 부는 팔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상은 1927년 서른다섯 살의 나이로 자살한 일본의 천재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를 기리기 위해 35년 만들어졌다. 그의 문우이자 ‘분게이슌주(文藝春秋)’를 창간한 기쿠치 간(菊池?)이 주도했다.

34년 사망한 대중 작가 나오키 산주고(直木三十五)를 기리는 나오키상도 같은 해 만들어졌다. 아쿠타가와상은 문학성 높은 신인, 나오키상은 대중성 있는 기성 작가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교통정리돼 있다.

일본의 극우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郎),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 무라카미 류(村上龍) 등이 상을 받았다. 한국 작가로는 1997년 유미리가 『가족 시네마』로, 2000년 현월이 『가게노 스미카』 란 작품으로 상을 받은 바 있다. 2008년에는 20대 초반에 일본으로 건너온 마흔네 살의 중국 출신 여성 작가 양이(楊逸)가 상을 받아 일본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최초의 수상작가가 되기도 했다.

일본 소설에 대한 높은 관심에 따라 수상작들은 꾸준히 한국 시장에 소개되고 있다.

스페인 세르반테스문학상 (Cervantes Literary Award)

『돈키호테』 의 저자인 세르반테스를 기리기위해 스페인 문화부가 1975년 제정했다. 이듬해 첫 수상자를 냈다. 영국의 부커상처럼 스페인뿐 아니라 스페인어권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이다.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학술원 등이 후보를 추천하면 스페인 왕립학술원 회원들과 전년도 수상자로 이뤄진 심사위원회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하지만 상은 부커상처럼 작품상은 아니다. 노벨문학상처럼 한 작가의 평생 업적을 평가해 상을 준다. 해마다 세르반테스의 사망일인 4월 23일, 스페인 국왕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마드리드 근교의 알칼라 대학교에서 시상식이 열린다. 상금은 1억2500만 유로(약 1억8700만원).

대표적인 남미의 마술적 리얼리즘 작가인 아르헨티나의 보르헤스, 90년 노벨상을 받은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 지난해 노벨상을 받은 페루의 소설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멕시코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푸엔테스 등이 상을 받았다. 지난해까지 모두 56명의 수상자 중 스페인 출신이 19명, 멕시코 출신이 5명, 아르헨티나 출신이 4명, 쿠바 출신이 3명, 칠레 출신이 2명, 우루과이·파라과이·페루·콜롬비아 출신이 각 1명씩이다.

중국 마오둔문학상(茅盾文學賞·모순문학상)

중국의 문학상들은 뿌리 깊은 인문학적 전통에 비하면 역사가 일천한 편이다. 1966년에서 76년까지 문화대혁명 기간에는 문학상 운영을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 웬만큼 비중 있는 작가들은 모두 중앙집권적 성격이 강한 작가협회에 가입돼 있고 문학상은 대개 작가협회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회원들 사이에 상을 돌아가며 받는다는 외부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마오둔문학상은 루쉰(魯迅)문학상과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문학상이다. 중국 현대문학의 거목으로 평가 받는 마오둔(사진·1896∼1981)이 장편소설의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내놓은 25만 위안으로 만들어졌다. 82년첫 수상작을 냈고 3년에서 6년마다 한 번씩 3편에서 6편까지 수상작을 선정해 왔다.

8회째인 올해는 5편의 수상작을 냈다. 글자 수 13만 자 이상의 장편이 대상. 마오둔문학상의 심사기준은 사상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춘 작품에 상을 준다는 것이다. 사상성이라는 게 시대 정신과 역사의 발전을 형상화할 수 있는 소재와 주제를 통해 얻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석돼 집필이 자유롭지 못한 사회주의 국가의 경직성을 드러낸다는 평가다.

2000년 수상작 중 하나인 티베트 출신 작가 아라이(阿來)의 『진애낙정(塵埃落定)』 은 수상을 계기로 미국에 판권이 15만 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도움말 주신 분들 : 한국외국어대 중국학부 박재우 교수, 하버드대 한국문학 전문 영문잡지 ‘Azalea(진달래)’ 이영준 편집장, 민음사 장은수 대표, 열림원 한소원 해외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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