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176> 세계의 문학상
상금 1만5000원 공쿠르상 수상작, 프랑스선 『스티브 잡스』 보다 인기

신준봉 기자
한 나라를 대표하는 문학상은 국민성향, 문화적 배경에 따라 나라마다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프랑스 최고 권위의 공쿠르 문학상은 상금은 달랑 10유로에 불과하지만 국민적 관심이 높아 수상자는 하루 아침에 문화계의 스타가 된다. 올해 수상자인 마흔여덟 살의 생물교사 알렉시 제니는 자신의 첫 소설책인 『프랑스식 병법』으로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공쿠르상 심사위원진은 전통에 따라 지난 2일 파리의 드루앙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후 수상작을 발표했다. 이날 제니가 자신의 수상작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미국 퓰리처상(The Pulitzer Prize)

출판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문은 역시 소설이다. 상을 받은 작품은 즉각적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수상 작가 역시 수년간 퓰리처상 작가로 대접받는다. 상의 권위는 역대 수상자의 면면에서도 확인된다. 존 스타인벡, 마거릿 미첼, 솔 벨로,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업턴 싱클레어, 토니 모리슨 등 그야말로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퓰리처상을 받았다. 로버트 프로스트는 시 부문에서 네 차례나 상을 받기도 했다. 상금은 1만 달러(약 1100만원).
한국에서는 코맥 매카시의 2007년 수상작 『로드』가 큰 성공을 거두며 상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커졌다. 2008년 출간돼 지금까지 30만 부 가까이 팔린 것. 문학동네 염현숙 편집국장은 “상을 받았다는 사실 만으로 많게는 10배까지 선인세 계약금이 비싸진다”고 말했다.
영국 부커상(The Booker Prize)

부커상 재단이 상의 운영에 관한 최종 책임을 지고 여기서 임명한 관리인이 이끄는 자문위원회가 매년 심사위원을 바꾼다. 심사위원회는 5명으로 구성된다. 대개 언론인·작가들이다. 올해 심사위원장은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영국 정보기관인 MI5의 수장으로 임명돼 ‘주부 스파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스텔라 리밍턴이 맡았다.
인도 출신 여성작가 아룬다티 로이, 캐나다의 여성작가 마거릿 애트우드, 노벨문학상을 받은 남아공의존 쿠체 등이 이 상을 받았다. 올해 상은 영국작가 줄리언 반즈에게 돌아갔다. 상금은 5만 파운드(약 9000만원). 역시 영국에서는 판매 등에서 영향력이 막강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상의 효과가 적은 편이다.
프랑스 공쿠르상(Prix Goncourt)

상은 프랑스의 소설가인 공쿠르 형제의 뜻에 따라 1903년 처음 시행됐다. 10명의 종신 심사위원이 수상작을 선정해 매년 11월 초 파리의 드루앙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뒤 발표한다. 프루스트, 앙드레 말로, 시몬드 보부아르, 미셸 투르니에, 마르그리트 뒤라스 등이 상을 받았다. 상금은 고작 10유로(약 1만5000원).
일본 아쿠타가와(芥川)상

해마다 상·하반기로 나눠 1월과 7월, 두 차례 신인 작가에게 주어진다. 일본의 출판인들 사이에 상업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는 상이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대중의 관심이 높다. 은행나무 출판사의 주현선 대표는 “수상작은 대개 20만∼30만 부는 팔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상은 1927년 서른다섯 살의 나이로 자살한 일본의 천재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를 기리기 위해 35년 만들어졌다. 그의 문우이자 ‘분게이슌주(文藝春秋)’를 창간한 기쿠치 간(菊池?)이 주도했다.
34년 사망한 대중 작가 나오키 산주고(直木三十五)를 기리는 나오키상도 같은 해 만들어졌다. 아쿠타가와상은 문학성 높은 신인, 나오키상은 대중성 있는 기성 작가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교통정리돼 있다.
일본의 극우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郎),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 무라카미 류(村上龍) 등이 상을 받았다. 한국 작가로는 1997년 유미리가 『가족 시네마』로, 2000년 현월이 『가게노 스미카』 란 작품으로 상을 받은 바 있다. 2008년에는 20대 초반에 일본으로 건너온 마흔네 살의 중국 출신 여성 작가 양이(楊逸)가 상을 받아 일본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최초의 수상작가가 되기도 했다.
일본 소설에 대한 높은 관심에 따라 수상작들은 꾸준히 한국 시장에 소개되고 있다.
스페인 세르반테스문학상 (Cervantes Literary Award)

대표적인 남미의 마술적 리얼리즘 작가인 아르헨티나의 보르헤스, 90년 노벨상을 받은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 지난해 노벨상을 받은 페루의 소설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멕시코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푸엔테스 등이 상을 받았다. 지난해까지 모두 56명의 수상자 중 스페인 출신이 19명, 멕시코 출신이 5명, 아르헨티나 출신이 4명, 쿠바 출신이 3명, 칠레 출신이 2명, 우루과이·파라과이·페루·콜롬비아 출신이 각 1명씩이다.
중국 마오둔문학상(茅盾文學賞·모순문학상)

마오둔문학상은 루쉰(魯迅)문학상과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문학상이다. 중국 현대문학의 거목으로 평가 받는 마오둔(사진·1896∼1981)이 장편소설의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내놓은 25만 위안으로 만들어졌다. 82년첫 수상작을 냈고 3년에서 6년마다 한 번씩 3편에서 6편까지 수상작을 선정해 왔다.
8회째인 올해는 5편의 수상작을 냈다. 글자 수 13만 자 이상의 장편이 대상. 마오둔문학상의 심사기준은 사상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춘 작품에 상을 준다는 것이다. 사상성이라는 게 시대 정신과 역사의 발전을 형상화할 수 있는 소재와 주제를 통해 얻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석돼 집필이 자유롭지 못한 사회주의 국가의 경직성을 드러낸다는 평가다.
2000년 수상작 중 하나인 티베트 출신 작가 아라이(阿來)의 『진애낙정(塵埃落定)』 은 수상을 계기로 미국에 판권이 15만 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도움말 주신 분들 : 한국외국어대 중국학부 박재우 교수, 하버드대 한국문학 전문 영문잡지 ‘Azalea(진달래)’ 이영준 편집장, 민음사 장은수 대표, 열림원 한소원 해외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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