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안효문 기자 입력 2021. 12. 20. 07:59
2021년 신축년(辛丑年)이 저물어간다. 올해도 자동차 업계에선 크고 작은 부침 속에 다양한 소식들이 연일 쏟아져 나왔다. 데일리카는 지난 7일 선정한 ‘2021년 자동차 10대 뉴스’를 기반으로 올해 자동차 업계를 정리하는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편집자>

[데일리카 안효문 기자] 골드만삭스는 2021년 글로벌 자동차 생산 전망치로 7500만대를 제시했다. 연초 예상했던 8300만대에서 10% 가까이 줄어든 숫자다. 2020년엔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공장들이 문을 닫았다면, 올해는 차량용 반도체 등 공급선 문제로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생산차질을 빚었다.
올해 자동차 업계는 극심한 ‘반도체 가뭄’에 시달렸다. 글로발 자동차 제조사들이 차를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 이어졌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도 차 받으려면 수개월씩 기다리는 것이 예삿일이 됐다. 당장 차가 필요한 사람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면서 일부 차종은 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싸지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최근엔 자동차를 두고 기계장치가 아니라 ‘움직이는 전자기기’라고 말할 정도로 전자장비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 그만큼 반도체에 대한 자동차 업체들의 의존도도 심화됐다.

업계에선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을 두고 인재(人災)와 천재(天災)가 겹친 복합적인 문제라고 분석한다. 시장 수요 예측이 실패한데다 코로나19 및 각종 자연재해가 겹쳐 상황이 한층 더 심각해졌다는 것.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는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자동차 생산부문은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각국 자동차 공장들의 셧다운이 이어졌고, 중국산 자동차 부품이 없어서 공장 문을 닫는 곳도 많아졌다.
지난해 자동차 업체들은 생산 및 판매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 수주물량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갔다. 악성재고를 피해기 위해서다. 동시에 반도체 업체들은 자동차 주문이 줄어든 여력을 가전, 게임기. 스마트폰 등 IT분야로 돌렸다.

2020년 4분기부터 자동차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자동차 업체들은 서둘러 반도체 수주를 늘렸다. 하지만 반도체 업체들은 난색을 표했다. 이미 가전 및 PC분야로 설비를 전환한 탓에 당장 차량용 반도체를 증산할 여력이 없었던 것.
가뜩이나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연재해가 반도체 생산시설을 덮쳤다. 연초 차량용 반도체 공장이 밀집해있는 북미지역에 이상한파가 발생, 공장들이 1개월 이상 문을 닫았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위치한 대만은 1분기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대만은 농업용수까지 끌어다 반도체 공장에 공급할 정도로 정부가 나서서 지원했지만, 감산이 불가피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자동차 시장을 두고 전망이 엇갈렸던 2분기 이후 코로나19 델타변이가 빠르게 확산됐다. 차량용 반도체 공장이 밀집한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이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 동남아 각국 정부는 셧다운 강화 조치를 내렸고, 그나마 자동차 시장을 지탱해주던 동남아산 반도체 공급까지 뚝 끊기며 생산지연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동남아 지역 주요 차량용 반도체 공급거점인 말레이시아에 코로나19 재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생산시설이 마비됐기 때문입니다.
차량용 반도체는 언제쯤 원활히 공급될 수 있을까? 산업계에선 여전히 누구도 확답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2022년에도 반도체 부족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렵다는 예측에 힘이 실린다. 독일 BMW는 내년 하반기까지 반도체 확보가 어렵다는 입장이고, 폭스바겐은 2022년 완성차 생산대수가 오히려 올해보다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현대차 등 국산차 진영도 반도체 부족 등 내년 불확실성 증대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자동차 뉴스 채널 데일리카 http://www.dailycar.co.kr 본 기사를 이용하실 때는 출처를 밝히셔야 하며 기사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기획시리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년 집값, ‘불장 꺼져도 온기는 여전’ [2022 부동산 시장 전망①] (0) | 2021.12.28 |
---|---|
[2022 부동산]③"文정부 정책 실패"..차기 정부엔 '시장친화' 주문 (0) | 2021.12.28 |
집값 마지막 퍼즐, 공급]④2기 신도시 16년..3기 신도시는?채신화 입력 2021. 12. 17. 06:40 댓글 8개 (0) | 2021.12.17 |
2021년 부동산 10대 뉴스는? (0) | 2021.12.15 |
[2021 부동산]③ 집값 상승세 잡은 것은 부동산 정책 아닌 금융 정책이었다 (0) | 2021.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