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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전쟁] ③ 새 국면 맞은 코로나19 변이…집단면역 효과는 언제

ngo2002 2021. 9. 28. 08:25

 

김승권 기자 입력 2021.07.22 17:00댓글 쓰기     


'진단면역' 사망자 감소 효과 클 것…"영국처럼 '위드 코로나'로 가야한다는 주장도"

30세 미만의 보건 의료인이 경희대병원에서 '모더나 백신' 접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경희대병원]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창궐한 지 1년 하고도 7개월째이다. 여전히 코로나19는 우리 일상 속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이 지겨운 팬데믹에서 벗어나 다시 일상을 되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정부는 예방 접종률이 70%에 도달하면 집단면역이 형성되고 그렇게 되면 일상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기간은 약 11월쯤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말 11월 이후에는 마스크 없이 생활하는 '비포 코로나19'로 돌아갈 수 있을까?

22일 의학계에 따르면 집단면역이란 집단 구성원 60% 이상이 감염병에 대한 면역성(항체)을 가진 상태를 말한다. 대다수가 아닌 60% 이상만 항체를 갖고 있어도 감염병의 확산은 현저히 저하된다. 감염병이 무서운 것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전파되는지 모를 만큼 빠른 속도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집단면역이 형성된 집단에서는 몇몇 감염자가 발생하더라도 확산이 제한된다.

◆ 전문가들 말하는 백신을 통한 '집단면역', 정말 효과 나올까

 

과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집단면역은 높은 백신 접종률로만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통해 자연적으로 집단면역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희망은 여러 나라에서 시도한 결과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인구의 70%가 백신을 접종했을 때 제일 기대되는 부분은 중증 환자와 사망자 감소다. 또한 지금보다 코로나19 유행 자체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영국의 사례를 보면 백신의 사망률 감소 효과를 알 수 있다. 영국은 백신 접종률이 60%를 넘으며 효과를 보고 있다. 영국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지난 13일 50명에서 17일 47명으로 줄었다. 올해 초까지 1천명대 사망자 수를 기록하던 영국은 지난 3월20일 사망자수가 100명 아래로 내려간 뒤 넉 달째 사망자는 수십 명대를 보이고 있다.

확진자는 19일 기준 5만4천183명으로 세계 7위 수준이지만 영국은 '위드 코로나'를 선택하며 확진자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상황이다.

영국이 사망자 감소를 보인 건 집단면역이 형성됐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영국은 성인 인구의 66.4%가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마친 상태다. 87.3%는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했다. 최근 신규 확진자 대다수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젊은 층이다. 영국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입원율이 떨어지면서 확진자 증가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코로나19 음압격리병동 중환자실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집단면역 '코로나19 종식' 의미하는 것 아냐…"코로나, 독감처럼 질환으로 남을 것"

일부 전문가들은 집단면역으로 코로나19 종식을 가져올 수는 없다고 말한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인구의 7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토착화로 독감처럼 함께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감염병 전문가는 코로나 종식은 먼 미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집단면역이 달성되면 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 되겠는가. 그렇지 않다. 200~300명은 계속 나올 것"이라며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도 있고 18세 미만은 접종을 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그래도 중증 환자나 사망자가 줄어 조금은 덜 위험한 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봉쇄, 역학조사, 진단검사 등의 방역 조처는 효과가 있으나 오랫동안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에 영국처럼 집단 면역 형성시 확진자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거리두기 강화가 사회경제적 손실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동일한 조처를 해도 변이 바이러스의 기초감염재생산수(감염자 1명이 전파하는 평균 2차 감염자 수)가 큰 폭으로 올라 유행 자체를 지속해서 막아내기 어렵다.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건 순간적인 집단면역 효과는 존재하지만 오랫동안 유지되지 못했다.

영국, 미국, 이스라엘 등에선 빠른 백신 접종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대규모 유행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재유행은 이런 집단면역에 가까운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기 어려움을 증명하기도 했다.

감염학회 한 관계자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기초감염재생산수가 5라면, 요구되는 면역 수준은 80%이며 백신 접종률은 그 이상이 돼야 한다"며 "그러나 백신 접종을 빠르게 진행하는 나라도 국민의 70%를 접종하면 더는 접종률이 잘 올라가지 않는데 이렇게 되면 완전한 변이 확산을 멈추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