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는 집값 올라 좋겠네"..정말 '떼돈' 벌었을까

 

중개보수 개편안 내놓으면서 '핵심 통계'인 중개사 수입 공개 못한 정부

머니투데이|권화순 기자|입력2021.08.18 15:44|수정2021.08.18 16:1

•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원들이 17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정부의 중개수수료 인하 추진에 항의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2021.8.17/뉴스1"강남 아파트 3채만 거래해도 웬만한 직장인 연봉이 나온다." (소비자)
  "정확한 소득은 알 수 없지만 간이과세자가 55%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소득이 실제 15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김광호 공인중개사협회 사무총장)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평균 11억원으로 최근 수억원씩 오른 만큼 집값에 연동해 받는 중개보수가 늘어난 것은 당연한게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중개업계의 반론이다.임대차 계약은 신고의무가 올해 6월부터 시작돼 정확한 통계 확보에 '구멍'이 있긴 하지만 간접적으로라도 소득이 어느정도 변화했는데 봐야 한다는 게 중개업계의 입장이었다. 7차례 태스크포스(TF)에서 협회는 "국세청을 통해 소득정보를 파악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고 한다.한 공인중개사는 "상위 20%가 전체 물량의 절반 가량을 가져가고 하위 30%는 겨우 유지만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중개사간 소득 격차도 큰 상황이라서 정부가 중개보수를 조정하려면 이같은 실태 파악부터 꼼꼼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소비자 입장에선 "집 한번 보여주고 수백만원 수수료를 챙겨가는 것"에 대한 불만 제기가 당연하다. 하지만 중개사 입장에선 "평균 18회 집을 보여줘야 1건의 계약이 성사되는 만큼 18번 보여주고 수수료를 받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토연구원은 서비스 품질이 낮다는 소비자가 45.5%(매매기준) 라고 비판하지만 반대로 보면 절반 이상이 만족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서비스 업종에서 이 정도면 높은 편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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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와 중개업계간 간극이 큰 상황에서 정부는 중개업의 '법인화'를 유도하겠다고 했지만, '알멩이'가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진국은 대부분 공인중개사가 법인에 소속돼 있지만 우리는 1인이 꾸려가는 개인사업자다. 외국 법인의 경우 중개업 뿐 아니라 세무와 법률 자문까지 종합적으로 하면서 높은 보수를 받는다. 우리도 법인으로 전환하려면 중개 서비스의 범위를 확대해야 하지만 정부가 세무협회나 변호사협회를 의식해 근본 처방은 내놓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중개료 수입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가격 뿐 아니라 거래량도 있다. 아파트 기준으로 지난해 1월~7월 매매거래량이 49만7000건 이었는데 올해는 같은 기간 38만6000건으로 22.3%가 줄었다. 하반기에도 거래절벽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연간 주택거래량이 30%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집값 급등과 매매거래 증가가 맞물려 지난해 공인중개사 소득은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중개거래 집값 총액은 430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파이'는 커졌지만 개업 공인중개사 숫자가 11만명 수준으로 2000년 2만명 대비 5배 가량 급증했고 자격증 소지자는 46만명으로 매년 2만명씩 늘어 1인당 수입까지 급증했다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 김 사무총장은 전날 토론회에서 "7월1일 기준 간이과세자가 개업 중개사 중 55%로 이를 근거로 보면 연소득이 평균 1500만원에 불과하다"며 "4인 가족 최저 생계비 35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도대체 살아갈 수나 있냐"며 소비자들의 인식과 간극이 큰 이야기를 꺼냈다. 간이과세자는 연간 매출액(부가가치세 포함)이 8000만원에 미달하는 소규모 개인사업자를 말한다.
• 18일 정부와 중개업계에 따르면 국토연구원이 지난 16일 내놓은 중개보수 체계 개편안에는 공인중개사들의 소득 수준이 빠져 있다. 중개보수 개편이 집값이 올라 공인중개사들이 과도한 보수를 받고 있다는 논란에서 시작됐지만 정작 중개인들의 소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하지 않은 셈이다.
• 정부가 7년여 만에 주택 중개보수(중개수수료) 개편을 곧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공인중개사의 연소득이 막판 이슈로 떠올랐다. 중개보수 요율을 감안하면 중개사가 하는 일에 비해 과도한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게 소비자 입장이지만 중개업계는 평균 소득이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칠 정도로 낮다는 반론을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