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2021.05.31. 16:41
© 제공: 파이낸셜뉴스[파이낸셜뉴스]지난주 LG화학의 목표주가 반토막 보고서 쇼크에 이어 삼성SDI도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에 휘청거렸다. 반면 중국 2차전지 업체 CATL은 오히려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삼성SDI는 전 거래일 대비 2만5000원(3.91%) 내린 61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 5% 넘게 하락하며 60만60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시가총액도 전 거래일 44조93억원에서 42조2902억원으로 하루만에 1조7000억원 이상 증발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매도 리포트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는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해 배터리 제조사들의 경쟁 과열이 예상된다며 삼성SDI에 대해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목표주가를 57만원에서 55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 하향폭은 크지 않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리포트에 영향을 받으며 이날 삼성SDI의 주식 787억원 어치를 팔았다. 지난 25일 이후 닷새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다.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10년간 연평균 20%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배터리 제조사들의 수익성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제조사들이 매출 규모와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 집중한데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익성도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숀 킴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EV 배터리 제조사들이 신규 진입자로 인해 경쟁 압력이 거세지면서 비교적 주가 상승이 제한적"이라며 "(배터리 제조사보다는) 전기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나 하위 부품업체에 더 비중을 둘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LG화학 역시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에 주가가 흔들렸다. 지난 26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는 LG화학의 목표주가를 130만원에서 68만원으로 큰 폭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도 '매도'로 낮췄다.
LG화학의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큰 폭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모회사를 살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LG화학의 주가는 26일 7% 가까이 급락했고 이튿날에도 3% 이상 급락했다. 시가총액도 63조원대에서 56조원 규모까지 줄었다.
민훈식 CS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LG화학은) 업종 내에서 가장 비선호하는 종목"이라면서 "LG화학이 배터리 자체 조달 압력을 받는 가운데 오는 3·4분기 설비투자 확대 혹은 인수합병(M&A)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금을 마련하려면 LG에너지솔루션 지분 매각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똑같이 ‘비중 축소’의 의견을 낸 중국 CATL는 강세를 보이고 있어 대조되는 양상이 나타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배터리 1위 업체 CATL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98% 급등했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리포트라면 무조건 따르는 잘못된 선입견과 공매도의 놀이터를 만들어준 정책으로 인해 자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형성됐다"면서 "같은 논리로 다운그레이드 했는데 CATL은 오르는데 K배터리 업체들만 급락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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