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그들의 '강남스타일'.. 경제부처 고위직 60%가 강남3구 거주

ngo2002 2021. 3. 29. 08:13

 

강남과 전쟁에도 '똘똘한 한 채'
국토부 톱3는 모두 한 채씩 보유
국조실 "다주택 3명 모두 매각 추진"

국민일보|이종선,김영선|입력2021.03.25 00:01|수정2021.03.25 00:01


부동산 정책을 입안·집행하는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고위공직자 약 60%가 고가 아파트가 많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강남과의 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가 아파트 보유자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해왔지만, 정작 고위 공무원들조차 강남권의 ‘똘똘한 한 채’는 포기하지 않는 모양새다. 정부의 계속되는 다주택 처분 압박에도 여전히 다주택을 유지한 ‘강심장’도 있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공개하는 공직자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토부와 기재부에 근무하는 1급 이상 고위공무원(산하기관 제외) 17명 가운데 10명이 강남 3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었다. 부동산 주무 부처인 국토부의 경우 장관과 1·2차관 등 이른바 부처 ‘톱3’가 모두 강남 아파트 소유자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과 윤성원 1차관은 각각 서울 서초구 방배동과 강남구 논현동에 아파트 1채씩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은 둘 다 6억5300만원이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들 아파트의 현재 시세가 최소 13억원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변 장관과 같은 단지에서는 올해 1월 전용면적 118㎡ 매물이 1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기재부 고위 간부들 역시 시가 20억원대의 강남 고가아파트 소유자가 많았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배우자와 공동 보유한 서초구 아파트 공시가격은 12억5300만원이지만, 시세는 24억5000만~27억원(호가 기준)에 이른다. 강승준 재정관리관은 공시가격 기준 17억5600만원인 송파구 잠실 아파트를 보유, 기재부 재산공개 대상자 중 가장 비싼 아파트를 신고했다.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27억~32억원에 이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공정거래위원회의 재산 공개 대상 고위 간부 15명은 모두 강남 아파트를 보유하지 않았다.

과거 아파트 2채 이상을 보유했던 공직자 상당수는 주택을 처분해 1주택자가 됐지만, 이들도 대부분 강남 아파트를 남겼다. 국토부 윤성원 1차관과 손명수 2차관, 김상도 항공정책실장은 모두 세종시 아파트를 처분했다. 최기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도 경기도 수원 팔달구 아파트를 매각했다.지난해 7월 정세균 국무총리의 다주택 처분 지시에도 국무조정실 직속 고위 공직자 15명 중 3명(20%)이 여전히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일현 정부업무평가실장은 본인 명의 세종시 아파트와 배우자와 공동으로 서울 개포동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고, 장상윤 사회조정실장은 본인 명의 서울 신대방동 아파트와 배우자 명의 경기 고양시 일산 아파트, 부부 공동명의 파주 아파트 등 3채를 보유 중이다. 김혁수 대테러센터장은 위례신도시 아파트를 새로 매입하면서 다주택자가 됐다. 국조실은 “정부청사 세종시 이전, 상속 등으로 다주택자가 됐고, 현재 모두 보유주택 매도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차법 여파로 ‘전세 난민’ 신세가 될 뻔했던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기존 전셋집에서 1㎞가량 떨어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아파트에 보증금 8억5000만원을 주고 새 전셋집을 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전셋집보다 보증금을 2억2000만원이나 올려 들어갔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경기도 의왕 아파트를 매각하면서 세종시 나성동 주상복합 분양권만 가진 1주택자가 됐다.

세종=이종선 기자, 김영선 기자 remembe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