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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ngo2002 2010. 8. 21. 10:38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조선조 선조 임금 대에

홍순언이라는 통역관이 살았더랍니다

 

그가 사신을 따라 북경에 갔을 때

저녁 나절 무료한 시간을 보내려

거리 구경을 나가는데 어느 한곳에

여인과 하룻밤을 지내는 값이

천금이라는 글을 보니

바로 술을 먹는 유곽입니다

 

얼마나 훌륭한 여인이기에

하룻밤에 천금이란 말인가

궁금하여 들어 가 보는데

 

한 여인이 있어서 벼슬아치의 딸로

아버지가 억울한 누명으로 죽고

시신을 고향으로 운구하지 못하게 되자

자신의 몸을 천금에 팔겠다고 내걸고

자신을 사주는 사람이 있으면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후에

평생을 그의 곁에서 시중을 들거나

종이 되어서라도 그것을 값겠다는 이야기입니다

 

홍순언은 그 사람의 사정이 하도 딱하여

천금을 치러 주고 그냥 돌아 나오는데

여인은 급히 쫓아 나와 순언의 이름을 묻습니다

 

나는 조선 사람인데

이름이 무어 그리 중요한가요

그저 홍역관이라 알고 계십시요

하고 돌아 오니

같이 간 일행들은 그 이야기를 알고는

여인에게 속아서 천금을 잃어 버린

홍순언을 나무라고 비웃습니다

 

홍순언은 일단 자기의 판단이 옳다 행각해

한번 행한 일이니만큼 아깝다거나 의심하지 않고

조선으로 돌아 왔다가 선조 임금 17년에

다시 북경으로 가게 되는 사절과 같이 갑니다

 

당시의 주된 소임은 명나라의 실록 등지에

조선을 세운 이성계의 아버지 이름이

잘못 기재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것인데

이미 앞서 몇차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두 수포로 돌아 간 일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번에 가는 일은

국가적으로나 주청사나

역관에게는 막중한 임무입니다

 

이들이 의주에 당도하자

명나라 예부의 관원이 나와

혹시 조선에서 홍역관이 오셨는가를 묻고

그렇다는 답에 어디론가 연통을 넣으니

화려한 마차들이 당도하여 타기를 권합니다

 

마차는 예부 상서의 집에 이르는데

안에서 화려한 옷을 입은 상서의 부인이 나와

백배 사례를 하며 맞이하는데 보니

오래 전에 하룻밤에 천금을 주고  도와 준 여인이

예부 상서의 부인이 되어 그날의 일을 잊지 못하고

예부상서에게 늘 귀에 못 박히도록 들려 주어

상서가 각별히 홍역관을 찾은 연유입니다

 

상서와 부인은 사절단을 후대하고

부인은 비단에다가 직접 수를 놓아

선물을 하는데 보은단이라 하였으며

 

이번에 띠고 온 임무를

원만하게 이룰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 이루게 하니

 

한번 측은지심으로 베풀은 은혜가

훗날 국가의 중대사를 해결하는데

큰 힘이 된것입니다

 

나라에서도 그가 돌아 오자

광국 공신에 책록하고

당릉군에 봉하였다고 하는데

인의로운 사람이 행하는 길에는

그와 같은 경사가 있는 법인가 합니다

 

적선지가에 필유여경이라는 말처럼

선을 행하는 이와 집에는

항상 경사스러운 일이 뒤를 따른다는

고인들의 가르침을 생각합니다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