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시장 '큰 손'으로 떠오른 30代
입력 2019.11.21. 14:02 수정 2019.11.21. 17:55
매입 비율 높아지며 40대에 육박
치솟는 집값에 재테크 수단으로
“집값 폭락 땐 부동산시장 폭탄”

광주 광산구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김모(38)씨.
김 씨는 최근 30평대 새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대출을 신청한 뒤 3억원을 대출받았다.
김 씨는 앞으로 20년 동안 매달 150만원 정도를 갚아야 한다.
그는 "요즘 30대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몇 억원을 대출받아 새 아파트를 장만하는 경우가 많다"며 "해마다 분양가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집 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고 무리해서라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최근 30대가 광주 아파트 매입·분양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역에서 3.3㎡당 1천500만원 이상에 분양된 고분양가 아파트 당첨자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아파트 구매 비중에서 '최고 수요층'인 40대에 육박하는 등 지역 주택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김상훈(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의 전국 고분양가 아파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대구를 제외한 지방 분양가 상위 10순위 아파트에 광주는 서구 농성동 '빌리브 트레비체'(3.3㎡당 평균 2천361만원), 남구 봉선동 '남양휴튼'(1천929만원), 서구 화정동 '화정 아이파크' 1단지(1천568만원)와 2단(1천573만원) 등 총 4개 단지가 포함됐다.
광주 고분양가 아파트의 연령대별 당첨자를 보면 30대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빌리브 트레비체' 당첨자 117명 가운데 30대는 4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 30명, 50대 15명, 20대 11명, 60대 7명, 70대 이상 3명, 10대 3명 등의 순이었다.
'화정 아이파크' 1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
전체 당첨자 320명 가운데 30대가 14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40대 76명, 20대 44명, 50대 35명, 60대 14명, 70대 이상 7명 등으로 나타났다. 총 당첨자 286명인 2단지도 30대가 137명으로 절반 수준에 이르렀다.
30대의 아파트 구매 비중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40대와 비슷한 수준에 육박했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현황'을 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광주 아파트 매입자는 총 9천605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가 2천706명으로 전체의 27.2%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눈길을 끄는 것은 30대. 30대는 2천102명(21.9%)으로 40대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30대 매입자는 1월 406명, 2월 373명, 3월 351명, 4월 315명, 5월 307명, 6월 350명으로 나타났다. 7월 388명, 8월 424명, 9월 384명 등 올해 들어 300~4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랑방 부동산 관계자는 "경제적인 여유가 가장 있는 40대의 아파트 구매 비율이 여전히 가장 높지만, 부동산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30대의 매입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투기 열풍과 프리미엄 등으로 젊은층들이 분양시장에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광섭 호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19일 사랑방 주최로 열린 '2020 부동산 세미나'에서 "최근 30대가 지역 아파트시장을 이끌면서 가격을 올린 측면도 있다"면서 "문제는 경제적으로 취약한 30대들이 수억원의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집 값이 폭락할 경우 지역 부동산 시장의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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