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마용성' 있다면 지방엔 '대대광' 있다
정부의 청약·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로 부동산시장이 10년 만에 침체기로 빠진 가운데 대구·대전·광주 광역시가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서울보다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고 아파트값도 더 많이 올랐다. 특히 대전과 광주는 그동안 대도시임에도 부동산시장의 대표적인 소외지역으로 손꼽혔는데 이런 인기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그 배경을 보면 청약·대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비규제지역’으로 투자수요가 몰렸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들 지역의 노후아파트 비율이 높다는 통계도 나와 눈길을 끈다.
![대전동일스위트리버스카이뜨거운분양열기. /사진=뉴스1 DB](https://t1.daumcdn.net/news/201905/30/moneyweek/20190530082832476woxd.jpg)
◆서울보다 뜨거운 ‘대대광’ 청약열기
요즘 부동산시장에는 서울에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이 있으면 지방에는 대대광(대구‧대전‧광주)이 있다는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대구‧대전‧광주 3개 광역시는 지난해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각각 44.6대1, 78.6대1, 33.8대1을 기록했다. 이는 대한민국 부동산1번지 서울도 뛰어넘는 청약경쟁률이다. 지난해 서울은 1순위 청약경쟁률이 평균 30.3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구에서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100대1을 넘은 단지가 9개나 나왔다. 대구 중구 ‘e편한세상 남산’은 1순위 청약경쟁률이 347대1에 달했다. 대전은 100대1을 넘은 단지가 4개 나왔고 광주도 106대1을 기록한 단지가 있었다.
올 들어서도 이런 흐름이 지속됐다. 올 초부터 5월까지 서울 청약경쟁률은 평균 15대1로 지난해의 절반수준까지 떨어졌다. 정부가 1순위 청약조건을 강화해 문턱이 높아졌고 분양가 9억원 이상 중도금대출 금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제한 등의 조치로 청약수요가 줄어들어서다. 그러나 대대광은 각각 29대1, 75대1, 44대1로 여전히 서울보다 높았다.
대구는 올해 분양한 17개 단지 6439가구의 1순위청약에 26만575명이 몰렸다. 신세계건설이 분양한 ‘빌리브스카이’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평균 135대1에 달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대전 아이파크시티’ 1순위청약에는 10만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반도건설이 분양한 ‘광주 남구 반도유보라’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51.2대1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부동산시장 대표 지표인 아파트값은 서울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내리는 추세인 데 반해 대대광은 강세를 보였다. KB부동산 조사 결과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10일 이후 지난 5월 중순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다. 대대광은 지난해 4월부터 올 4월까지 아파트값이 각각 1.97%, 2.73%, 5.26% 올랐다. 올 1~4월만 보면 각각 0.4%, 0.7%, 0.6%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0.1% 하락했다.
![](https://t1.daumcdn.net/news/201905/30/moneyweek/20190530082832672fcyy.jpg)
◆대대광 인기 이유는?
부동산전문가들은 이런 대대광의 인기 이유를 노후아파트 비율과 인구구조 변화에서 찾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전체 주택유형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대광에서 유난히 높다. 광주(78%), 대전(73%), 대구(71%) 순이다.
부동산개발업체 내외주건의 조사에 따르면 지방 광역시는 지난 30여년 동안 인구집중과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돼 아파트 비중이 높은 데다 대대광의 경우 준공 20년 이상 된 노후아파트 비중이 두드러졌다. 노후아파트 비중은 대구 47%, 대전 대덕구 83%, 광주 50% 이상이다.
김세원 내외주건 상무는 “전체 주택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노후아파트가 많아 생활 불편으로 인한 새 아파트 수요를 증가시킨다”고 분석했다.
또 인구수 자체는 늘어나지 않았지만 자녀분가나 이혼, 졸혼 등의 증가로 1~2인가구가 다양화돼 주택수요가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대구는 지난해 말 인구가 2013년 대비 3만9819명 감소했지만 가구수는 반대로 6만1001가구 증가했다. 대전도 같은 기간 인구는 4만2875명 줄었는데 가구수는 4만88가구 늘었다. 광주에선 인구가 1만3574명 줄어든 동안 가구수는 3만9508가구 늘어났다.
이처럼 수요는 늘어났는데 공급은 줄어드는 추세다. 부동산114의 조사 결과 지난해 대구는 아파트 분양규모가 전년대비 30% 이상 감소한 1만2262가구에 그쳤다. 대전은 1년 전과 비슷한 규모의 6000가구가 분양됐고 광주는 5590가구가 분양돼 40% 감소했다.
◆비규제지역 풍선효과
비규제지역 풍선효과도 지적된다. 대구 수성구를 제외하면 대대광은 대표적인 비규제지역이다. 정부가 지정한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구에 포함되지 않아 청약통장 가입 후 1년만 지나도 1순위 청약자격이 생긴다. 또 LTV 10%포인트 규제 완화, 중도금대출 2건 등이 허용되고 무엇보다 전매제한 6개월로 단기투자가 가능하다는 결정적인 장점이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베이비부머들이 과거 부동산 급상승기에 아파트를 분양받아 중산층에 진입한 경험이 있어 여윳돈이 생기면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데 적극적”이라면서 “서울과 세종 등의 규제지역을 피해서 자녀 명의로 아파트를 구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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