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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먼지도 파리도 아닌것이..눈에 갑자기 떠다닌다면

ngo2002 2019. 3. 19. 08:50

[건강] 먼지도 파리도 아닌것이..눈에 갑자기 떠다닌다면

이병문 입력 2019.03.19. 04:06

중장년층 안구 노화로
자연스레 나타나는 현상
시간 지나면 호전되지만
망막박리 등 악화될수도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먼지나 벌레 같은 것이 둥둥 떠다니는 경우가 있다. 손으로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고 아래를 보면 아래쪽에, 위를 보면 위쪽으로 움직인다. 시선을 다른 곳으로 바꾸면 이물질 위치도 함께 변한다. 이는 일명 날파리증이라고 불리는 비문증(飛蚊症·vitreous floaters)이다. 비문증은 글자 그대로 눈앞에 먼지나 머리카락, 벌레 같은 것들이 떠다니는 것으로, 하나 또는 여러 개의 부유물이 눈의 움직임을 따라 같이 움직이는 증상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비문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2만2428명으로 전년 대비 약 4.7% 늘어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 30.2%, 60대 30.7%로 가장 많으며, 환자 성별은 여자 63%, 남자 37%로 여자가 약 2배 더 많다.

비문증은 대부분 노화현상으로 발생한다. 40대에 발생하기 시작해 50·60대가 되면 흔히 나타난다. 현재 50·60대 장년층 비문증 환자는 전체의 61%를 차지한다. 본래 근시가 있던 사람에게 더 자주 나타나고 중년 이후에 더 많이 나타난다. 비문증은 서서히 나타나기보다는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밝은 곳에 가면 더 잘 보인다. 성격이 예민한 사람은 하루, 이틀, 일주일이 지나도 눈앞에 날벌레가 계속 어른거리면 짜증과 함께 심한 스트레스, 나아가 우울증으로까지 악화되기도 한다.

문제는 비문증은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무던하게 잊고 살다보면 적응이 되거나 떠다니는 것이 안 보이는 경우가 더 많다. 병원에 가도 비문증이 혹시 망막박리나 망막열공, 포도막염, 망막출혈 등의 초기 증상이 아닌지 검사를 할 뿐 어른거리는 날벌레를 제거해주는 특별한 묘책이 없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도 "비문증은 일반적으로 어떠한 문제도 초래하지 않는다(This kind of PVD(Posterior vitreous detachment) usually does not cause any problems)"고 결론을 내렸다.

비문증은 일반적으로 유리체의 변화가 주요 원인이다. 유리체는 수정체와 망막 사이의 공간을 채우고 있는 젤리 모양 조직으로, 빛을 통과시켜 망막에 물체의 상이 맺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유리체가 액체로 변하기 시작하며 유리체 젤리의 수축으로 인해 시신경과 단단히 붙어 있는 부분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이를 후유리체박리라고 한다. 이렇게 떨어진 부분은 투명하지 않고 혼탁해지기 때문에 눈으로 들어가는 빛의 일부분을 가려 실 모양, 벌레 모양 등으로 시야에 보이게 된다. 비문증은 노화가 주원인이긴 하지만 근시가 심한 젊은 층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비문증은 시간이 가면 저절로 낫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망막박리(網膜剝離), 유리체 출혈, 포도막염 등을 의심해봐야 한다. 만약 안과검사에서 망막이 찢어진 게 발견되면 레이저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정은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비문증은 동반된 질환이 없으면 수술을 시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갑자기 떠다니는 물체 수가 많아지거나 눈앞에 번개가 친 것처럼 번쩍거리는 증상, 검정커튼이 가린 것처럼 한쪽이 어둡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망막박리를 의심하고 서둘러 안과검진을 받아보라"고 조언한다.

망막열공은 조기에 발견하면 레이저로 치료가 가능하고 망막박리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망막박리라도 빠른 수술적 치료가 향후 시력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리체 출혈이 있으면 일단 초음파 검사를 통해 망막박리가 생겼는지 확인한 뒤 적절한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 정 교수는 "망막열공, 망막박리 같은 질환은 갑자기 발생하며 후유리체박리의 진행 과정에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처음 안과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떠다니는 부유물 개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거나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나 시야장애가 동반된다면 이러한 증상 변화가 다른 안과 질환의 발생으로 인한 것이 아닌지 확인해봐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비문증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치료가 필요한 다른 안과적인 질환들로 인한 비문증은 빠른 진단과 치료가 시력 예후에 중요하므로 증상이 있을 때는 안과적인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가장 좋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