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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애플·MS·아마존·구글.. '뭉쳐야 산다'

ngo2002 2019. 1. 14. 10:43

삼성·LG·애플·MS·아마존·구글.. '뭉쳐야 산다'

입력 2019.01.09. 19:26 수정 2019.01.09. 19:46

"애플, 삼성전자 티브이에 아이튠즈 콘텐츠 공급."

"삼성전자 티브이에 구글·아마존 AI 연동."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의 독자노선을 강조해왔던 삼성전자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받아들였고, 충성심을 바탕으로 폐쇄적인 생태계를 유지해왔던 애플은 삼성 스마트티브이에 아이튠즈 콘텐츠를 공급하기로 했다.


CES 참가 IT·제조기업들 합종연횡
삼성-애플, LG-MS, 삼성-아마존·구글 등
인공지능 플랫폼, 자율주행 SW 등 협력
LG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가 7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인공지능 자율주행 SW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 LG전자 김진용 VS사업본부장, 오른쪽 MS 크리스 카포셀라 최고 마케팅 책임자. LG전자 제공

“애플, 삼성전자 티브이에 아이튠즈 콘텐츠 공급.”

“삼성전자 티브이에 구글·아마존 AI 연동.”

“엘지(LG)전자, 마이크로소프트와 자율주행 협력.”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CES·시이에스)에서는 인공지능(AI) 플랫폼을 둘러싼 깜짝 발표가 여럿 나왔다.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의 독자노선을 강조해왔던 삼성전자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받아들였고, 충성심을 바탕으로 폐쇄적인 생태계를 유지해왔던 애플은 삼성 스마트티브이에 아이튠즈 콘텐츠를 공급하기로 했다. 엘지전자의 스마트티브이도 애플 에어플레이2를 지원하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아마존·구글과 협력을 선언하는 모습은 업계를 놀라게 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우리도 플랫폼을 가진 나라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 개발에 몰두해 왔다. 삼성이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은 미국 가정집 10곳 중 7곳이 삼성 제품을 갖고 있고, 네 곳 중 한 곳은 삼성 제품을 3개 이상 갖고 있음에도, 이를 ‘스마트홈’이라는 한 둥지로 묶어줄 자체 플랫폼 빅스비가 제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에어플라이2를 통해 삼성 스마트TV에서 영상 콘텐츠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뒤늦게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받아들이게 된 것은 더이상 플랫폼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스피커를 중심으로 다른 제품을 묶는 ‘스마트홈’ 시장에서 인공지능 플랫폼을 지원하지 않는 값비싼 스마트 가전을 살 이유가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빅스비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삼성전자 쪽은 “그런 시각은 오해”라며 부인한다. 김현석 삼성전자 가전부문장(사장)은 “빅스비가 후발주자라 약한 부분이 있지만 디바이스에 관한 것은 우리만큼 강한 곳이 없다”며 “(구글, 아마존과) 대등한 관계에서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다르게 일찌감치 개방형 인공지능 생태계를 강조했던 엘지전자는 지난해 구글어시스턴트에 이어 올해 아마존 알렉사, 애플과 연동가능한 가전제품을 잇따라 내놨다. 엘지전자는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 ‘씽큐’를 고도화하는데, 구글 어시스턴트나 아마존 알렉사를 활용하고 있다. 엘지전자는 ‘자체 플랫폼 씽큐의 실체가 있느냐’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협력에 집중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2017년 4월 각각의 인공지능 플랫폼 코타나와 알렉사를 통합한다고 발표해 지난해 8월부터 통합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러나 코타나는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가 압도하는 시장에서 여전히 힘을 못쓰고 있다.

아마존은 알렉사와 연동되는 가전제품이 1억개 이상 팔렸다고 하고, 구글도 자회사 ‘네스트’를 통해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된 가전제품을 내놓고 있다. 가전 제조사로서 삼성전자의 장점이 점점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 자사 인공지능 스피커인 ‘갤럭시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홈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라스베이거스/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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