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1.02 10:00
대표 탄수화물 쌀 소비량 역대 최저치… 1980년대 절반 수준
건강과 다이어트에 좋지 않다고 여겨지며 남녀노소 모두 꺼려
건강과 다이어트에 좋지 않다고 여겨지며 남녀노소 모두 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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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대행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건호(45)씨는 1년 전부터 탄수화물을 하루 한 끼만 먹는다. "아침에는 빵 없이 야채수프만 먹어요. 점심은 닭가슴살과 과일, 샐러드를 집에서 싸가요. 저녁에는 우유에 끓인 오트밀(귀리) 한 그릇 먹고요. 약속이 있거나 야근으로 팀원들과 함께 저녁 식사하게 되면 아무거나 편하게 먹지만요." 박씨는 "몸이 적응하니 배고프거나 힘들지 않고 오히려 속이 편하다"며 "이제는 밥이나 국수 등 탄수화물 중심의 일반적인 식사를 두세 끼 연달아 먹으면 속 부대끼고 몸이 부은 느낌이라 불편하다"고 했다.
탄수화물을 먹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한국인이 섭취하는 대표적인 탄수화물인 쌀 소비량은 매년 최저치를 경신 중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 양곡소비량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8kg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1980년 쌀 소비량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69.3g. 밥 한 공기가 쌀 90g 기준이니 하루에 두 공기를 채 먹지 않는 셈이다. 20년 전인 1997년(280.6g)과 비교하면 한 공기 이상 줄었다.
탄수화물 섭취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 때문이다. 최근 본지가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쌀밥을 먹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건강·몸매 관리를 위해서’(32.14%)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박건호씨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운동을 병행했더니 체중은 거의 그대로지만 체지방이 4kg이나 줄었다"며 "계속 이 식단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는 "조선시대에는 현대인의 두세 배인 500~600g 정도의 밥을 끼니마다 먹었다"면서 "웰빙 열풍과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식(小食) 위주 식단이 권장되는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서점가에는 ‘탄수화물은 독이다’ ‘탄수화물이 인류를 멸망시킨다’ ‘건강의 비결 NO! 탄수화물’ ‘탄수화물 중독증’ 등 탄수화물을 꺼리는 정도가 아니라 죄악시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와있다. ‘탄수화물은 독이다’를 쓴 일본 다카오병원 에베 코지 이사장(내과의사)은 당질을 다량 함유한 밥.빵.면을 가능한 먹지 말라는 ‘당질 제한식’의 주창자이다.
그는 "당질 제한식이야말로 인류 본연의 자연스러운 식사법"이라고 주장한다. 인류는 오랫동안 당질을 거의 먹지 않는 생활을 하면서 살다가 1만 년 전쯤 농경이 시작되면서 곡물 위주의 당질을 먹을 수 있는 식생활을 하게 됐다는 것. 에베 이사장은 "인류가 곡물을 일상적으로 먹게 된 기간은 인류의 장대한 역사 중 불과 70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며 "당질 제한식과 고(高)당질식 중에 어느 것이 인류에게 더 자연스러운 것인지는 굳이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탄수화물 섭취를 최소화하는 대신 단백질이나 지방 섭취를 늘리는 다이어트도 유행이다. ‘저탄수화물 고단백 다이어트’(저탄고단) ‘저탄수화물 고지방'(저탄고지)로 더 널리 알려졌다. 인스타그램에서 ‘미니’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박지우씨는 ‘유지어터’로 유명하다. 유지어터란 다이어트로 감량한 체중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 박씨는 70kg에서 22kg이나 감량한 체중 48kg을 2년째 지키고 있다. 그는 자신의 책 ‘고단백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레시피’에서 "한 번도 날씬한 적 없었고, 수백 번의 다이어트를 모두 실패했지만 고단백 저탄수화물 레시피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며 저탄고단을 강력 추천한다.
의사들은 저탄고지·저탄고단 다이어트 맹신을 걱정한다. 대한비만학회는 "당질과 지방의 비율보다는 주요 열량공급원인 이들 영양소의 총섭취를 조절하여 열량 섭취를 줄이는 데 일차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비만치료 지침을 2012년 내놨다. 비만학회가 제시한 저열량식 권장 비율은 탄수화물 50~60%, 지방 20~25%로 일반인과 별다르지 않다.
의사이자 포털사이트 에서 ‘고든’이란 이름의 과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정주영씨는 ‘과학으로 먹는 3대 영양소’에서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이가 건강한 일반인에게 유리하다는 증거는 없으며 비만 환자의 장기간 체중 감량 및 유지에 유리하다는 증거 역시 매우 불충분하다"며 "비만이나 당뇨가 올까봐 탄수화물을 극도로 기피할 이유는 없고 주식으로 삼아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했다.
탄수화물을 먹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한국인이 섭취하는 대표적인 탄수화물인 쌀 소비량은 매년 최저치를 경신 중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 양곡소비량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8kg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1980년 쌀 소비량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69.3g. 밥 한 공기가 쌀 90g 기준이니 하루에 두 공기를 채 먹지 않는 셈이다. 20년 전인 1997년(280.6g)과 비교하면 한 공기 이상 줄었다.
탄수화물 섭취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 때문이다. 최근 본지가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쌀밥을 먹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건강·몸매 관리를 위해서’(32.14%)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박건호씨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운동을 병행했더니 체중은 거의 그대로지만 체지방이 4kg이나 줄었다"며 "계속 이 식단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는 "조선시대에는 현대인의 두세 배인 500~600g 정도의 밥을 끼니마다 먹었다"면서 "웰빙 열풍과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식(小食) 위주 식단이 권장되는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서점가에는 ‘탄수화물은 독이다’ ‘탄수화물이 인류를 멸망시킨다’ ‘건강의 비결 NO! 탄수화물’ ‘탄수화물 중독증’ 등 탄수화물을 꺼리는 정도가 아니라 죄악시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와있다. ‘탄수화물은 독이다’를 쓴 일본 다카오병원 에베 코지 이사장(내과의사)은 당질을 다량 함유한 밥.빵.면을 가능한 먹지 말라는 ‘당질 제한식’의 주창자이다.
그는 "당질 제한식이야말로 인류 본연의 자연스러운 식사법"이라고 주장한다. 인류는 오랫동안 당질을 거의 먹지 않는 생활을 하면서 살다가 1만 년 전쯤 농경이 시작되면서 곡물 위주의 당질을 먹을 수 있는 식생활을 하게 됐다는 것. 에베 이사장은 "인류가 곡물을 일상적으로 먹게 된 기간은 인류의 장대한 역사 중 불과 700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며 "당질 제한식과 고(高)당질식 중에 어느 것이 인류에게 더 자연스러운 것인지는 굳이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탄수화물 섭취를 최소화하는 대신 단백질이나 지방 섭취를 늘리는 다이어트도 유행이다. ‘저탄수화물 고단백 다이어트’(저탄고단) ‘저탄수화물 고지방'(저탄고지)로 더 널리 알려졌다. 인스타그램에서 ‘미니’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박지우씨는 ‘유지어터’로 유명하다. 유지어터란 다이어트로 감량한 체중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 박씨는 70kg에서 22kg이나 감량한 체중 48kg을 2년째 지키고 있다. 그는 자신의 책 ‘고단백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레시피’에서 "한 번도 날씬한 적 없었고, 수백 번의 다이어트를 모두 실패했지만 고단백 저탄수화물 레시피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며 저탄고단을 강력 추천한다.
의사들은 저탄고지·저탄고단 다이어트 맹신을 걱정한다. 대한비만학회는 "당질과 지방의 비율보다는 주요 열량공급원인 이들 영양소의 총섭취를 조절하여 열량 섭취를 줄이는 데 일차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비만치료 지침을 2012년 내놨다. 비만학회가 제시한 저열량식 권장 비율은 탄수화물 50~60%, 지방 20~25%로 일반인과 별다르지 않다.
의사이자 포털사이트 에서 ‘고든’이란 이름의 과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정주영씨는 ‘과학으로 먹는 3대 영양소’에서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이가 건강한 일반인에게 유리하다는 증거는 없으며 비만 환자의 장기간 체중 감량 및 유지에 유리하다는 증거 역시 매우 불충분하다"며 "비만이나 당뇨가 올까봐 탄수화물을 극도로 기피할 이유는 없고 주식으로 삼아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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