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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부동산 시장 10년 전과 다른 이유 3가지

ngo2002 2018. 3. 27. 10:06

지금 부동산 시장 10년 전과 다른 이유 3가지

김인만의 '트루 내 집 마련 스토리' 10년 전과 같은 부동산 시장 폭등은 또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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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작성일자2018.03.23. | 55,344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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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소장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처음 내 집 마련을 하는 모든 분이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알기 쉽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노무현 정부 시절 부동산 급등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집값이야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지금 부동산 시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의 데자뷰라고 하는 것일까?


지금과 참여정부 시절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 부동산 대책을 비교해보고, 정말 참여정부 시절과 같이 움직일지, 다르다면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자.

최근 5년간 수도권 아파트 시세 변동률

출처 : 직방
참여정부와 판박이?
지금의 부동산 정책

지금 부동산 정책이 참여정부 시절과 비슷하다고 하는 것은 그저 강력한 규제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 아니라 노무현 정부는 현재 문재인 정부의 뿌리와도 같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이었고, 참여정부 시절 종합부동산세 도입의 주역인 김수현 수석 등 당시 참모들이 다시 기용되었기 때문에 현재 부동산 정책은 참여정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참여정부 시절을 돌이켜보면, 성장보다는 분배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소득 양극화 문제는 더욱 심화되면서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진 반면, 부동산 가격은 급등해 가진 자들은 오히려 자산이 더 늘어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태백(20대 절반이 백수),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0~60대 직장을 가진 사람은 도둑) 같은 자기 비하와 불만이 섞인 표현들이 참여정부 시절 유행했는데, 지금의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IMF 외환 위기 이후 줄어든 주택 공급과 저금리로 인해 늘어난 유동성, 김대중 정부 시절 풀어준 규제 완화의 영향으로 김대중 정부 말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서울 수도권 지역 주택시장의 열기가 더 뜨거워지자 성장보다 분배, 부유층보다는 서민에게 초점을 맞춘 노무현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투기억제를 위한 강력한 규제대책을 발표했다.

 


참여정부 출범 전부터 불붙기 시작한 집값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상승하면서 참여정부는 분양권 전매제한, 재당첨 제한, 투기과열지구 지정, 재건축 전매 제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도입, 주택거래신고, 대출규제 등 강력한 수요 억제 정책과 2기 신도시 개발 등 공급 확대 대책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서울 집값은 오히려 이런 정부의 규제를 비웃기라도 하듯, 똘똘한 아파트 한 채로 집중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서울 집값은 급등했고, 임기 내내 투기와의 전쟁을 할 정도로 참여정부를 괴롭혔다.

참여정부 시절 상승 폭이 컸던 강남 대치동 아파트의 현재 평단가

출처 : 직방

참여정부 시절 발표된 부동산 규제를 보면 낯설지가 않다. 바로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6·19 대책, 8·2 부동산 대책에서 발표한 내용이 대부분 참여정부에서 나왔던 규제들이기 때문이다.

 


2016년 말 대통령 탄핵 등 사회 및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춤하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상승 폭이 커지자 6월과 8월 두 차례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이런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특히 강남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참여정부 임기 내내 계속 상승한 서울 집값의 추억이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에도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금 부동산 시장이
10년 전과 다른 이유 3가지

하지만 필자는 현재 문재인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의 부동산 시장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우선 집값 상승에 필요한 축적 에너지 총량이 다르다.

 


참여정부 시절 집값 상승의 에너지는 노태우 정부 시절부터 축적된 것이다. 88올림픽 이후 급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하여 수요 억제를 위한 각종 규제와 1기 신도시 등 막대한 공급 물량을 쏟아부은 덕분에 1991년부터 집값이 안정되기 시작했고, 이런 안정기는 김영삼 정부 임기까지 지속되었다. 무려 7년 가까운 기간 동안 서울 집값 평화시대가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1997년 말 IMF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서 집값은 폭락했고 1998~1999년 김대중 정부에서 파격적인 활성화 대책을 쏟아부은 덕분에 2001년부터 다시 집값이 반등했지만 대략 10년 가까운 긴 시간 동안 엄청난 양으로 축적된 에너지는 참여정부 시절 서울 집값 급등의 원천이 되었다.

 


반면, 현재 문재인 정부의 집값은 DTI 대출 규제 강화로 강남 상승세가 꺾인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약 6년 정도 축적된 상승 동력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참여정부의 축적 에너지보다는 그 기간도 짧고 하락 폭도 작았다.

지난 30년 서울 집값 변동률 비교

출처 : 직방

이런 축적 에너지와 비교해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 집값 상승은 참여정부 시절에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 7년 정도였다. 물론 용산과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영향으로 한강 변 아파트와 강북의 소형 아파트 강세는 더 오래 지속되었다. 현재 신버블세븐 지역(강남, 마포, 성동, 용산 등) 집값은 2013년부터 서서히 상승하다가, 2015년부터 본격 반등하여 2018년까지 5~6년 정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 집값 상승 순서도 다르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강남 집값이 먼저 상승하면서 버블세븐 지역 중대형 아파트 상승을 이끌었고 그다음 강북, 경기, 인천 소형 아파트로 번져 나갔다. 하지만 현재는 갭투자 열기에 힘입어 강북과 경기, 인천 소형 아파트가 먼저 상승했고 그다음 강남을 중심으로 한 신버블세븐 지역 아파트가 상승한 것이다.

 


참여정부 시절처럼 신버블세븐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 후 다시 강북, 경기, 인천 소형 아파트까지 추격 상승한다고 볼 수 있을까?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 가격과 격차가 더 벌어지면 추격 상승을 할 수도 있지만, 참여정부 시절과는 달리 경기, 인천 소형 아파트가 먼저 상승했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

직방에서는 아파트 면적별 시세를 지도 위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직방

마지막으로 입주 물량과 전세 시장이 다르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중대형 아파트 인기가 높았던 덕분에 수요층이 적은 중대형 아파트는 공급 과잉이 되었다. 반면 실수요자가 많은 중소형 아파트는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매매 가격뿐만 아니라 전셋값도 꾸준히 동반 상승하여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중소형 아파트 공급이 꾸준히 늘어나서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 수도권과 지방의 중소형 아파트 공급 물량은 넉넉한 편이고, 서울도 2020년까지 입주 물량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전세 시장은 약세로 돌아섰고,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은 역전세난이 생기면서 전셋값이 버팀목 역할을 제대로 해주기 어려워졌다.


결국, 축적 에너지와 상승 순서, 공급 물량과 전세 시장을 따져보면, 참여정부 시절처럼 집값 상승의 추억이 그대로 되풀이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글. 김인만 /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

'문재인 시대 부동산 가치투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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