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15) 인도는 고액권 화폐유통 금지하고 있는데 한국의 ‘5만원권’은 언제쯤 사라질까

ngo2002 2016. 12. 31. 10:36
[기획시리즈-한국경제 침몰하는가] (15) 인도는 고액권 화폐유통 금지하고 있는데 한국의 ‘5만원권’은 언제쯤 사라질까


기사입력: 2016/11/30 [11:07]  최종편집: 월드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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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리 기자

▲한국 5만원권 지폐 이미지(출처 : 한국은행)

 

 

한 국가의 고액권 화폐는 주로 물가, 뇌물, 탈세, 위조, 은닉자금 등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이는 대부분의 글로벌 국가에 포함되는 사항이다.

 

이와 관련해 2016년 11월 인도 정부는 경제 전반에 퍼진 화폐경제의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고액권의 화폐유통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반면에 한국은 2009년부터 발행된 5만원권 화폐가 현재는 회수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숨바꼭질 통화로 전락해버렸다. 그러나 정부는 그 어떠한 조치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부터 한국의 5만원권 실태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본 뒤 인도의 화폐개혁 동향을 알아보도록 한다. 향후 한국정부가 통화정책을 수립할 때 주요 롤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화폐발행 기능이 있다(출처 : 한국은행)

 

 

◈ 한국 - 올해 5만원권 회수율 절반에 그쳐...이미 지하경제로 스며든 은닉 화폐로 전락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09년 6월 23일 신규 화폐인 ‘5만원권’이 시중에 첫 유통됐다. 지난 2007년 5월 고액권 발행계획을 발표 및 준비하면서 시행된 것이다.

 

국가의 경제규모가 확대된 만큼 그 수준에 걸맞은 고액권 지폐가 필요하다며 5만원권 유통을 강행했다. 참고로 미국, 일본, 유럽 등을 대표적인 예시 국가로 들었다.

 

당시 5만원권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로 자기앞수표에 비해 관리비용이 절감되고 1만원권 제조비용의 감소 및 보관의 용이성 등을 제시했다.

 

또한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수표와 달리 추적이 불가능한 화폐의 특성에 따라 뇌물수수, 불법자금세탁, 음성적인 화폐거래 등을 우려했다. 물론 일시적인 물가상승도 염려했다.

 

이후 7년이 지난 현재의 상황을 한국은행의 자료로 살펴보면 2016년 상반기 기준 5만원권의 회수율은 50.7%로 집계됐다. 최악의 회수율을 기록한 해는 2014년이며 25.8%로 드러났다.

 

참고로 5만원권과는 달리 타권 지폐의 회수율은 모두 90%를 상회하고 있다. 2016년 7월말 화폐발행잔액 중 5만원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78.7%로 가장 높았다.

 

현재 경제전문가들은 5만원권의 지하경제화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이러한 사안에 불투명한 입장만 번복하고 있어 고액권 정책의 신빙성이 더욱 추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중앙은행 홈페이지에 게재된 고액권 화폐 사용중단에 관한 개요(출처 : 인도 중앙은행)

 

 

◈ 인도 - 고액권 사용중단...서민경제에 부작용 요소 많지만 장기적으론 지하경제 양성화

 

인도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1월 9일부 고액권 화폐인 500루피(약 8500원), 1000루피의 유통을 모두 금지했다. 화폐와 관련된 각종 범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현금거래를 하는 상점가와 어업종사자들은 거스름돈, 임금, 연료 등을 확보하기 힘들어졌다. 소비자들 또한 신권교환의 상한이 정해져 있어 소비생활에 불편을 느끼고 있다.

 

인도의 화폐경제가 아직 현대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BCG에 따르면 인도의 현금결제 비중은 70%를 상회하며 전자결제는 물론 은행계좌가 없는 국민은 절반에 달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도 해당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인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가 위축되고 경제활동이 둔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금수입을 늘려 정부의 재정수지를 튼튼하게 만들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음지로 흘러든 대규모 뭉칫돈이 회수될 경우 현금의 흐름이 더욱 투명해진다고 진단했다.

 

최근 인도 중앙은행(RBI)은 고액권화폐의 사용을 중단한 이후 2주만에 잔액이 없던 계좌에 약 2100억루피가 예금됐다고 발표했다. 이미 지하현금의 양성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무현금 전자결제의 대중화가 점차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결제업체인 모빅윅(Mobikwik)의 자료에 따르면 고액권 사용중단 이후 전자결제 거래량이 18배나 폭증했기 때문이다.

 

끝으로 부동산 음성거래의 단절로 가격거품이 빠질 것으로 판단된다. 참고로 부동산업체 나이트프랭크(KF)에 따르면 이번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20~25% 하락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 홈페이지

 

 

◈ 한국은행, 향후 통화정책 수립 시 인도 화폐개혁 사례 참고해 효과 극대화할 것

 

지금까지 한국 5만원권의 실태와 인도의 화폐개혁 동향을 간략하게 살펴봤다. 우선 한국의 고액권 화폐정책은 이미 실패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평가가 많다.

 

인도의 경우 이번 통화정책의 목적은 전반적인 경제활성화에 있지만 정작 서민들의 실물경제를 고려하지 못한 준비없는 정책시행으로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실천했어야할 화폐개혁이었으며 장기적으로 본다면 인도에 오랫동안 묵혔던 지하경제의 양성화로 국가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정부와 한국은행도 이러한 인도의 사례를 통해 정책의 부작용을 참고하고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통화정책을 시행해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우리 기자 ws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