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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승자는 거대 물고기 아닌 작은 물고기 네트워크"

ngo2002 2016. 10. 20. 07:59

"4차산업 승자는 거대 물고기 아닌 작은 물고기 네트워크"

옛것 고집하는 조직 망하고, 변화 문 여는 조직 살아남아
대기업 중심으로 짜인 한국 산업구조 이젠 재편할 때
공공투자만 의존하는 벤처 안돼…민간투자가 진짜

  • 추동훈 기자
  • 입력 : 2016.10.18 17:45:06   수정 : 2016.10.18 20:09:34

클라우스 슈바프 WEF회장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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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이 국회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포럼 '퓨처스 아카데미'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올해 초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전 세계적인 화두를 던졌던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은 "새로운 변화에 문을 열고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바프 회장은 "유럽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경제정책의 차이나 좌파와 우파의 간극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옛것을 지키려는 정당과 새로운 변화에 문을 열고자 하는 정당 간의 간극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4차 산업혁명포럼 퓨처스 아카데미는 다섯 번째 강사로 슈바프 회장을 초청했다. 이상엽 카이스트 교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강연회에는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이 패널로 참석했다. 슈바프 회장은 이어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2016 국제법률심포지엄'에 참석했다. 또 한전아트센터를 찾아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사회로 대담을 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전파에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다음은 국회 4차 산업혁명포럼에서 진행된 대담의 일문일답.

―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특징은.

▶ 과거에 비해 급격히 빨라진 발전 속도를 꼽을 수 있다. 1차 산업혁명은 100년이 걸렸다면 점차 빨라져 현재의 4차 산업혁명은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있다. 또한 우버, 에어비앤비에서 보듯이 제품의 혁명이 아닌 시스템 전체가 바뀌는 것도 특징이다. 각종 융합을 통해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우리의 정체성도 바뀌고 있다. 각종 비즈니스 모델도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신산업뿐만 아니라 기존 산업도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3D프린팅의 활성화는 공급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 4차 산업혁명 도래가 3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한국의 주요 산업이었던 조선, 철강, 반도체 등 3차 산업이 사라질 것이란 우려는 기우다. 한국은 철강산업 등 좋은 근간을 갖고 있는 만큼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고 개선해 나가면서 활용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이러한 3차 산업 기반이 신기술과 융합해 발전하는 것이란 걸 잊지 말아야 한다. ― 한국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소감은.

▶ 많은 청년들이 귀한 혁신을 일구어 내는 걸 봤고 한국이 이러한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경직성 없는 신생기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업가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 공공투자가 다수인 한국 벤처문화에 제언은.

▶ 민간 자본 투자를 받지 않고 100%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은 문제다. 민간 영역의 투자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한국 산업구조의 문제점은.

▶ 대기업을 중심으로 짜인 한국 산업구조에 문제가 있다. 재벌 또는 대기업은 거대한 물고기가 아닌 작은 물고기 조합으로 네트워크화해 빠르고 기민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유사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독일과 한국을 비교했을 때 차이가 있다면 히든 챔피언의 유무다. '히든 챔피언'이라 불리는 독일의 강소기업이 한국에서도 많이 나와야 한다. ― 4차 산업혁명을 위해 정부·입법기관이 할 일은.

▶ 유럽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경제정책의 차이나 좌파와 우파의 간극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옛것을 지키려는 정당과 새로운 변화에 문을 열고자 하는 정당 간의 간극이 나타나고 있다. 적응할 것인가 방어할 것인가의 분리가 한국에선 없길 바란다. 특히 정부 규제의 역할이 중요한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입법기관과 정부의 긴밀한 조율이 필요하다. ― 4차 산업혁명 도입을 위해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

▶ 학교 시스템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탐험하고 탐구하며 스스로 대처하는 능력을 터득해야 한다. 과학교육을 제공하되 인간적인 접근을 할 수 있도록 인문학적 역량을 배양해야 한다. 또 4차 산업혁명에서의 창의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수평적인 시각에서 시스템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 리더십'이 핵심어가 될 것이다. 시스템은 복잡한 개념이지만 우리와 제3자와 파트너십을 맺고 새로운 학습방법과 비즈니스를 배우기 위해 경쟁력을 협력할 필요가 있다. 과거와 같은 수직적인 의사결정 구조는 4차 산업혁명과 맞지 않는다.
또 플랫폼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생산과 소비가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가 제3자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배우기 위해서는 경쟁적 협력을 필요로 한다.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과 기업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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