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길라잡이] 작은집에 식구 많아야 氣 모인다 | ||
충남 아산 신항리에 있는 '윤보선 전 대통령 생가'는 많은 사람이 찾는 문화재 다.
길에 쓰러진 스님을 업어다 정성으로 치료해 주었더니 그 스님이 명당을 일러 주었고, 그곳에 묘를 쓴 뒤 집안이 일어나 대통령까지 배출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고택도 지금은 후손이 살지 않은 채 관리인만 사랑채에 남아 있어 사람의 온기가 끊겨버렸다. 담장은 허물어지고, 마당에는 이끼와 잡초가 자라고, 마루에는 먼지가 쌓여가 니 권력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작은 집보다 큰 집일수록 사람이 살지 않으면 을씨년스럽고 음산해 잠시도 머 물기 싫어진다. '흥부전'에 따르면 성이 연씨(燕氏)인 흥부네 식구는 자식만 12명이고, 부부까 지 합해 14명이라고 한다. 그 많은 식구가 초가삼간에서 함께 살았으니 실로 마음 놓고 다리 한번 뻗지 못했을 것이다. 좁은 공간에서 형제끼리 티격태격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살고자 하는 양기(陽氣)만은 강해 집안에 잘살아보겠다 는 활기만은 넘쳤을 것이다. 예전엔 식구가 많은 것이 가난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출산율이 줄어들 면서 자식 많은 것이 도리어 자랑거리가 됐다. 자녀 수에 대한 시각이 이처럼 바뀌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집만큼은 되도록 넓은 것을 선호한다. 넓은 집은 침실이 많고 주방이나 다용도실 같은 서비스 면적이 넓어 생활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집값도 비싸니 신분을 내세우는 데 그 만이다. 하지만 풍수는 식구가 적고 집이 넓으면 차츰 가난해지고, 반대로 작은 집에 많은 사람이 모여 살면 차차 부귀해진다고 했다. 규모는 작으나 아담하고 잘 짜여진 집은 살기도 좋고 마음까지 여유로워 가정 이 단란하다. 하지만 적은 식구에 휑하니 큰 집은 빈 방이 생겨 음기가 차고, 마음이 불안해 진다. '대문이 작고 집이 크면 부자가 되고, 대문이 크고 집이 작으면 흉하다'는 풍 수 격언도 넓은 집에 식구가 적게 살면 양기가 부족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한 가족이 살기에 알맞은 집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가족 나이를 모두 합산한 것을 평방미터로 보고, 그것을 3.3으로 나누면 평수가 나온다는 견해가 있다. 예를 들어 가장이 35세, 부인이 30세, 9세와 6세짜리 아이가 있다면 네 식구 나이를 합산한 숫자는 80이다. 이것을 80평방미터로 보고 이를 3.3으로 나누면 24평이 된다. 단독주택과 마찬가지로 아파트도 가족 수에 비해 지나치게 평수가 넓으면 사람 이 공간의 기에 눌려 흉하다. 빈 방에는 햇볕이 들 기회가 적고 환기와 통풍이 안되고 습기가 차 냉기가 흐 르게 마련이다. 어쩔 수 없이 빈 방이 생겼다면 그 방을 옷방처럼 사람이 자주 출입하도록 만 들고, 문을 항상 열어 놓아 사람의 기가 서로 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풍수 를 믿는 일본 부자들은 대개가 20평 이하 아파트에 산다고 한다. 식구가 적어 지면 큰 집을 떠나 적은 평수의 집으로 이사하는 것이 새로운 풍습이 돼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동풍수지리연구원 고제희 원장]
2006.01.19 13:42:02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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