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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근한 대형주에 갈피 못 잡은 개미 "일단 우선주로"

ngo2002 2021. 1. 27. 11:45

 

입력 2021.01.27 06:00 | 수정 2021.01.27 06:52

회사원 박모(35)씨는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 우량주에만 줄곧 투자해오다가 최근 들어 우선주 투자로 방향을 틀었다. 박씨는 "변동성이 커지고 단기 조정과정을 거치면서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까지 비싼 보통주보다는 우선주에 투자하고 있다"라며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업 자체에 대한 믿음이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우선주를 계속 사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달 중순부터 대형주가 많은 오른 상태에서 상승 흐름이 주춤하자 그사이 개미(개인 투자자) 투자심리가 우선주로 몰리고 있다.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배당을 먼저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주식으로,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보통주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픽=박길우

2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장중 3200을 넘고 상승세가 둔화하기 시작한 지난 12일부터 25일까지 개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우선주인 삼성전자우를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총 8573억9000만원 규모다.

같은 기간 개인들은 현대차우도 803억8500만원어치 순매수했고, 다른 우선주인 현대차2우B도 349억2400만원어치 사들였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이달 중순 들어 코스피 상승장에서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대형주들의 상승률이 부진한 틈을 타 개인 투자자가 우선주를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가 단기 과열로 출렁이는 가운데 막대한 개인 자금이 보통주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우선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5일 기준으로 삼성전자 보통주(본주) 대비 우선주 비율은 88.5%다. 지난해 초(82%)보다 차이가 좁혀졌다. 업계에서는 이 속도면 90%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통주와 우선주 주가 차이를 ‘괴리율’이라고 한다. 보통주와 주가 차이가 크면 클수록, 즉 보통주 대비 괴리율이 높을수록 저평가된 주식으로 여겨져 매력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처럼 보통주와 우선주 괴리율이 높은 주식을 골라 담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우량 대형주 중심으로 최근 일주일간 보통주 대비 우선주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LG전자의 보통주 대비 우선주 상승률은 14.80%, SK이노베이션은 3.34%, 대한항공은 4.88%, 두산퓨얼셀은 27.67%(두산퓨얼셀1우)·3.8%(두산퓨얼셀2우B)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1.81%, 삼성전기는 22.27%, 삼성전자는 0.99%, 현대차는 4.27%(현대차2우B)·4.44%(현대차3우B)·2.43%(현대차우)를 기록했다. IS동서와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금호석유 우선주의 보통주 대비 상승률은 43.02%까지 치솟기도 했다.

다만 우선주에 투자할 때는 해당 기업의 지배구조와 배당수익률을 잘 살펴봐야 한다. 우선주는 유통주식 수가 적은 만큼 가격 변동 폭이 크다는 점도 살펴봐야 할 요소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번에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우선주를 많이 사들인 것은 지배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배당 확대 정책 등이 나온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이 오는 28일 발표할 주주환원정책에 배당확대가 포함되는데, 배당 우선순위가 높은 삼성전자 우선주가 혜택을 크게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래픽=박길우

한편, 최근 대형주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중소형주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대형주가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큰 폭의 성과를 냈지만 이후 다소 주춤해지더니, 중소형주 강세가 돋보였다"라면서 "자연스

 

럽게 대형주와 상대적으로 가격 차이가 벌어진 종목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부터 25일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 수익률을 기준으로 대형주가 중형주와 소형주를 모두 제친 건 19일과 25일 이틀뿐이었다. 지난 14일에는 대형주 수익률이 -0.10%를 기록할 때 중형주와 소형주 수익률은 각각 0.96%, 0.62%로 모두 대형주를 뛰어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