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탐닉샤넬ㆍ에르메스도 온라인에 올인...MZ세대 소통이 답
입력 2020.06.25 04:30 수정 2020.06.25 23:38
24일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시계 제품 'J12'의 컬렉션을 위해 고객들에게 매장 방문을 권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샤넬 모바일 앱 캡처
지난 3일 오픈한 에르메스 공식 온라인몰. 화면 캡처
에르메스와 까르띠에가 올해 연이어 국내에 공식 온라인몰을 개점한 것도 이런 이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매장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MZ세대와의 온라인을 통한 소통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일단 에르메스의 접근법은 통했다. 지난 3일 오픈 첫 날부터 온라인 접속 폭주로 다운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30여종 고가의 가방은 하루 만에 10여종도 남아 있지 않고 모두 팔렸다. 물론 에르메스의 대표 핸드백인 '켈리백' '버킨백'은 입점하지 않았지만, 에르메스를 향한 국내 소비자들의 일방적인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에르메스 가방 구입하신 분 있나요?' '에르메스 목걸이 결제하다가 다운되는 통에 구매 실패' 등의 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줄을 이었다.
이달 들어 면세업계가 500억원 규모로 온라인몰에 선보인 재고 면세품 판매에서도 2030세대가 주축이 되고 있다. 에르메스 온라인몰이 개점한 날, 신세계면세점은 재고 면세품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에 풀었다. 13일까지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생로랑, 발렌티노 등 4개 명품 브랜드의 면세점 재고품을 판매했는데, 구매 고객 중 20, 30대 매출 비중이 전체의 70.1%를 차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20대는 23.9%, 30대는 46.2%, 40대는 17.9%로, 잠재적인 명품 고객인 2030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도 자사 온라인몰 '롯데온'에 '페라가모' '발렌티노' '펜디' 등 9개 브랜드의 77개 품목을 풀었는데, 5시간여 만에 70%의 상품이 소진됐다. 2030세대의 구매력이 한 몫 했다는 롯데 측의 설명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번 재고 면세품 판매를 두고 20, 30대가 명품시장의 큰 손 임이 증명됐다"며 "명품 브랜드들이 MZ세대를 향한 경쟁이 더 뜨거워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