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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대구·광주' 아파트 청약 열풍 언제까지.. 공급과잉 후폭풍 우려

ngo2002 2019. 9. 16. 12:45

전국 최고 투기 심리 팽배.. 부작용 우려 목소리

국민일보 | 광주=장선욱 기자 | 입력 2019.09.16 04:07 | 수정 2019.09.16 04:07

광주와 대전, 대구 등의 아파트 분양이 기하급수로 늘어나 공급과잉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15일 지자체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광주 화정동 일대에서 분양에 들어간 ‘염주 더샵 센트럴파크’의 경우 다음날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일반분양 497가구에 총 4만3890명이 청약해 평균 8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이 아파트에는 2007년 9월 인터넷 청약이 의무화된 이후 광주에서 역대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전용면적 84㎡A타입의 경우 3.3㎡당 1500만원대의 높은 분양가에도 20가구 모집에 1만3585명이 청약해 무려 679.25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아파트 청약 돌풍의 대명사 대대광(대구 대전 광주)으로 불리는 다른 광역단체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9월 들어 대구에서 처음 분양된 중산동 청라언덕역 서한포레스트 일반분양의 경우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최고 116대 1에 달했다. 그런데도 대구에서는 10월 말까지 7000가구 가까운 아파트가 추가 분양될 예정이다.

대전 역시 유성구와 서구 중구를 중심으로 올 연말까지 치열한 분양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대전 아파트의 중위 가격은 2억2017만원으로 부산 2억1938만원을 앞질렀다. 중위가격은 전체 아파트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장 중간에 있는 아파트 값이다.

대전의 올해 상반기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55.96대 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13.08대 1에 불과했고 서울도 16.76대 1에 머물렀다.

하지만 대대광으로 불리는 지방 주요 대도시의 아파트 분양시장을 장밋빛 미래로 내다보는 이들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공급과잉의 후폭풍을 염려하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광주의 경우 재개발·재건축 현황을 감안할 때 향후 3년 안에 최소한 3만 가구 이상의 아파트 분양이 추가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주민등록상 인구는 2014년 149만3000명 정점을 찍은 후 해마다 2000~3000여명 감소 추세다. 오는 2033년이면 140만명 대가 붕괴하는 등 인구감소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파트 시장이 공급과잉의 덫에 걸려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실제 성공적 분양을 마친 염주 더샵 센트럴파크에 청약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시세를 감안해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내놓았지만 팔릴 것 같지 않아 불안하다”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화정동 현대힐스테이트 입주자 강병수(55)씨는 “아파트 가격이 ‘상투’라고 판단해 공인중개사에 매매를 의뢰했으나 두 달이 넘도록 집을 보러오는 사람이 1명 밖에 없었다”고 실토했다.

대전과 대구의 아파트 예비 매수자들도 “고분양가에 상관없이 무조건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단하고 사고 보자는 투기심리가 팽배해 있는 게 문제”라며 “지자체 차원의 정책적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는 반응이다. 소위 ‘대대광’의 아파트 광풍이 멎고 부동산 시장이 하락 국면으로 돌아서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추세다.

광주시 관계자는 “아파트가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며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 아파트 분양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다양한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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