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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원장 "건설산업, 생산성 정체-선진국 격차 벌어져 이중고"(종합)

ngo2002 2019. 5. 28. 14:51

[건설부동산 포럼]이상호원장 "건설산업, 생산성 정체-선진국 격차 벌어져 이중고"(종합)

등록 2019-05-28 11:07:10
"혁명적 대응 필요"…건설4.0 추진 제안 
공기업 역할 확대, 구체적 실행방안 등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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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 별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회 뉴시스 건설부동산포럼 "삶의 조건, 미래의 도시"에서 건설산업의 미래와 혁신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2019.05.28.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고유가와 신흥시장의 인프라 투자 확대가 지속되던 지난 2010년. 그 해 우리나라 건설사의 해외 수주금액은 716억 달러로, 전년 대비 45.6% 급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건설업계와 관련 협회에서는 산유국 플랜트 발주가 지속되고, 신흥국 경기 회복이 이어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해외시장 수주 환경을 낙관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불과 수년만에 상황은 급격하게 달라졌다. 우리 기업들의 수주실적은 지난 2016년 282억 달러로 급감했고, 지난해도 321억 달러에 그쳐 바닥권 탈출이 요원한 상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평가한 우리나라 '건설산업 글로벌 경쟁력' 종합평가 순위도 뒷걸음질을 치면서, 지난해 12위로 주저 앉으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28일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은 한국 건설산업 수주 부진과 관련해 "산업 혁신을 위한 국가 전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 별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회 뉴시스 건설부동산포럼 - 삶의 조건, 미래의 도시'에서 '건설산업의 미래와 혁신'을 주제로 발제를 맡아 "영국,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주요 선진국을 보면 건설산업 혁신 전략을 수입 후 지속적으로 실행해왔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 2013년 '건설 2025 전략'을 통해 건설 생산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왔고, 특히 미래 스마트 도시 건설 등 디지털 기술과 건설산업을 접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5년만인 지난해 건설생산성은 13% 증가했고, 건설산업의 총부가가치도 33% 증가했다. 일본과 싱가로르, 홍콩 등도 우리에 앞서 디지털 기술의 건설현장 도입을 본격화하는 각종 혁신 전략을 만들어 지속적인 실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노동생산성은 선진국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면서 "규제 중심의 후진적인 법과 제도가 지속되고 불공정 관행 등 산업의 악순환 구조가 지속되면서 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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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 별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회 뉴시스 건설부동산포럼 "삶의 조건, 미래의 도시"에서 건설산업의 미래와 혁신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2019.05.28. park7691@newsis.com
사실상 우리 산업이 생산성은 정체 중이고, 선진국들과 격차는 벌어지는 이중고에 처한 셈이다. 

이 원장은 난국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점진적인 대응으로는 안 된다. 혁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설산업 5대 혁신 방향으로 ▲갈라파고스 규제 개혁 ▲건설 프로세스의 디지털 전환 ▲비즈니스 모델 혁신 ▲조달 시스템 혁신 ▲스타트업과 스마트 인력 양성 등을 제안했다.  

이 원장은 특히 국토교통부 등 정부에 독일이 제조산업 성장을 위해 추진한 '제조 4.0(Industy 4.0)'에 비견되는 '건설 4.0' 추진을 제안했다. 독일의 경우 미래 제조 산업을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융·복합하는 혁신 전략을 세우고 산업 내 기업과 가치사슬을 통합하고 기존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대대적인 협업 프로세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는 "우리도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프로젝트와 생산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등 산업 생태계를 혁신해야 한다"면서 산·학·연·관 협력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이어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보다는 민관 협력을 강화 할 수 있는 협력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는 산업 규제 개혁에 힘쓰고, 현행 최저가 낙찰 조달 시스템을 탈피하는 등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박문수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기업의 역할을 당부했다. 그는 "건설 산업에서 공기업이나 민간 부분에 역할 분담이 새롭게 이뤄져야 하는 시점"이라며 특히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공기업이 축적된 지식을 가지고 소프트웨어 부분과 그동안 노하우 가지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광수SND파트너스 대표는 건설산업 혁신과 관련해 "시장 특성상 혁명적 변화가 가능할지 의심스럽다"면서 구체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노동력 고령화 상황과 관련해 "국가나 기업 차원의 현장 인력 재교육 시스템이 선제적으로 준비돼 야 한다"면서 "발전하는 건 좋지만 소외되거나 이탈되는 조직 있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ijoin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