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아파트만 2만7710채인데, 집값 오르는 광주의 이상현상
빈 아파트만 2만7710채인데, 집값 오르는 광주의 이상현상
광주=장선욱 기자 입력 2019.04.08. 04:02
'집값 폭등 VS 빈집 증가.' 광주지역에서 집값이 오르면서 동시에 빈집도 늘어나는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7일 광주전남연구원에 따르면 지역에선 해마다 빈집이 폭증해 단독주택·아파트를 합친 광주지역 총 주택 50만5471채 가운데 6.55%(3만3115채)가 흉가처럼 버려져 있다.광주의 경우 전체 주택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아파트 가격이 수년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폭등했지만 도심과 외곽 가릴 것 없이 현재 빈 아파트도 2만7710채에 달한다.
‘집값 폭등 VS 빈집 증가.’
광주지역에서 집값이 오르면서 동시에 빈집도 늘어나는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에다 수요·공급의 경제 원칙이 일시적으로 깨진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7일 광주전남연구원에 따르면 지역에선 해마다 빈집이 폭증해 단독주택·아파트를 합친 광주지역 총 주택 50만5471채 가운데 6.55%(3만3115채)가 흉가처럼 버려져 있다. 광주의 경우 전체 주택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아파트 가격이 수년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폭등했지만 도심과 외곽 가릴 것 없이 현재 빈 아파트도 2만7710채에 달한다.
반경이 15㎞도 되지 않는 도시에서 3억~4억원짜리 아파트가 1년여 사이 1억~2억원씩 거뜬히 오르는 사이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아파트가 덩달아 3만채 가까이 누적되는 이례적인 경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광주 집값은 지난해 정점을 찍은 이후 보합세로 접어들었다. 학군이 좋고 사설학원, 생활편의시설이 밀집해 교육·주거 여건이 뛰어난 봉선동과 수완지구의 경우 매수자와 매도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 전용면적 84㎡인 봉선동 한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3월 1억8000만원선에서 6개월만인 같은 해 9월 2억60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며 지난 2월에는 2억5000만원대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선수촌이 들어선 광산구와 외곽쪽 집값은 들썩이는 추세다. 지난 3일로 D-100일을 맞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선수촌은 5월 말 준공을 거쳐 7월 5일 개촌 예정이다. 송정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25개동 1660가구의 선수촌 영향으로 인해 지난해 9월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광산구 집값은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과 부동산 집중 모니터링 지역 지정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 분석 결과 광산구의 지난 2월 한 달간 거래량은 487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595건에 비해 줄었으나 일부 아파트는 호가가 수천만원 올랐고 실제 오른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한 운암동 지역 일부 아파트도 뒤늦게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기준으로 운암동 한 단지는 지난해 상반기 4억3500만원에 거래됐던 전용면적 153㎡ 아파트가 지난 2월엔 6억5000만원에 팔렸다. 인근에 특별한 개발 호재가 없는데도 1년여 사이 아무 이유 없이 2억원 이상 폭등한 것이다. 같은 아파트 전용면적 129㎡ 역시 지난해 4억원에서 올해 4억6500만원으로 크게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광산구의 공인중개사 송정기(54)씨는 “신축 아파트는 오르고 노후 아파트는 가격이 내린다는 설명으로는 부족하다”며 “종잡기 힘든 집값에 외부 투기세력의 거품까지 끼어든 부작용과 착시현상이라고밖에 해석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