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특허전쟁 중](상) 삼성이 애플을 넘어서려면 ‘경쟁 제품 따라가기’ 안된다
ㆍ한국기업 성장 견제 심화
ㆍ지재권·특허 면밀히 검토… 국가 차원 대응체제 시급
‘소비자를 위한 것이지 경쟁사들이 베끼라고 만든 것은 아니다.’ ‘소비자의 손실이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미 캘리포니아 북부지법 배심원들의 평결 결과에 각각 이렇게 반응했다. ‘나만의 디자인’을 강조한 애플의 특허 주장이 ‘보편적인 디자인’이라고 응수한 삼성의 논리를 누른 것이다. 삼성과 코오롱이 미국에서 벌어진 특허 침해 소송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국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두 건의 판결 이후 텃세, 보호무역주의, 애국심 등 ‘미국이 의도적으로 한국 기업을 누르고 있다’는 해석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판결을 국내 기업들의 창의력, 독창성을 키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애플의 잇단 공세는 후발주자를 묶어둬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나온 측면이 크다. 애플은 갤럭시 시리즈의 판매량이 늘어나자 삼성전자를 ‘카피캣’(모방꾼)으로 표현하며, 세계 각국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실제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삼성이 초기 갤럭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멀티터치나 바운스백 등 아이폰의 기능을 일부 모방한 흔적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개인적 생각이지만 갤럭시 초기 모델은 ‘애플을 많이 따라했다’는 느낌이 든다”며 “기술 특허에만 치중한 나머지 디자인 특허나 사용자 경험 등을 도외시한 건 삼성의 전략적 판단 착오”라고 밝혔다.
문제는 경쟁자들이 이 같은 오류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글로벌 다국적기업들은 고유의 특허기술을 창출해내고 라이선스를 파는 방식으로 시장을 지키고 큰돈을 번다. 문제가 발생하면 소송까지 간다. 특히 시장 패권과 관련이 있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올해 상반기 현재 삼성, 현대차, LG 등 우리 대표기업들이 연루된 특허소송은 100건을 넘는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도 최근 들어 특허 전담팀을 가동하면서 분쟁에 대응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몇몇 글로벌 기업을 제외하고는 틀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0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산업재산권(IP)센터를 편입했다. 인력도 250명에서 450명 수준으로 늘려 특허와 지적재산권 분쟁에 대응하고 있다. 소송이 붙을 경우 해외 법무법인에 별도로 업무를 맡기기도 한다. 이들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특허전문 부서는커녕 인력도 미미하다. 특허에 대한 인식이 낮은 데다 관련 업무가 들쭉날쭉하는 바람에 경영사정이 나빠지면 관련 전담팀은 해체되기 일쑤다. 이 때문에 아직도 히트상품이 나오면 여러 제조사들이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 내다 파는 관행을 지속하고 있다. 특허 대응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은 한국의 대표기업들이 과연 그에 걸맞은 창의력으로 무장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은 최근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재빠른 추격자)가 아닌 퍼스트무버(First Mover·선도적 시장 개척자)가 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은 선언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과거 소니의 ‘워크맨’이나 애플의 ‘아이폰’처럼 패러다임을 깨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기보다 벤치마킹을 통한 업그레이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톱 다운’ 방식의 기업 조직문화, 노동집약적 업무환경, 제품 생산·판매에 비해 부족한 특허·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식재산 전문가는 “제조 분야에서 패스트팔로어 단계까지 간 것만 해도 대단한 건 사실”이라며 “문제는 그 외 분야는 이 단계로까지도 못 나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허분쟁에 대한 법률 검토 수준, 노동환경·기업문화 등이 제조업의 경쟁력에 맞게 따라가줄 때 퍼스트무버로의 도약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그는 “단적인 예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휴가 활용도”라며 “혁신제품이 나오면 노동자를 밀어붙여 단시일 내에 이를 따라잡는 수준의 노동집약적 생산문화 속에서는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기업으로 자리 잡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동준 ‘수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기업들이 숫자에만 집착해 마구잡이로 특허를 보유하려고 할 게 아니라 알짜 특허를 보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허의 질적 향상이 도모돼야 한다는 논리다. 세계시장을 두드릴 때 해당 국가 사법시스템의 특성, 경쟁 기업 제품의 특허 침해 여부, 판매금지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 다음 회피 설계를 해야 하는데 이 부분 또한 취약하다는 평가다. 박태일 대법원 재판연구관은 “우리 사회가 아직 전반적으로 미국 등과 비교하면 지적재산권에 대한 관심이나 대응 수준, 투자 정도가 많이 부족하다”며 “당장의 수익에 급급해 ‘베끼더라도 만들어 팔고 보자’ ‘문제가 생기면 그때 해결하자’는 식으로 해서는 나중에 더 큰 화를 당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권재현·송진식 기자 jaynews@kyunghyang.com>
ㆍ지재권·특허 면밀히 검토… 국가 차원 대응체제 시급
‘소비자를 위한 것이지 경쟁사들이 베끼라고 만든 것은 아니다.’ ‘소비자의 손실이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미 캘리포니아 북부지법 배심원들의 평결 결과에 각각 이렇게 반응했다. ‘나만의 디자인’을 강조한 애플의 특허 주장이 ‘보편적인 디자인’이라고 응수한 삼성의 논리를 누른 것이다. 삼성과 코오롱이 미국에서 벌어진 특허 침해 소송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국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두 건의 판결 이후 텃세, 보호무역주의, 애국심 등 ‘미국이 의도적으로 한국 기업을 누르고 있다’는 해석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판결을 국내 기업들의 창의력, 독창성을 키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애플의 잇단 공세는 후발주자를 묶어둬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나온 측면이 크다. 애플은 갤럭시 시리즈의 판매량이 늘어나자 삼성전자를 ‘카피캣’(모방꾼)으로 표현하며, 세계 각국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실제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삼성이 초기 갤럭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멀티터치나 바운스백 등 아이폰의 기능을 일부 모방한 흔적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개인적 생각이지만 갤럭시 초기 모델은 ‘애플을 많이 따라했다’는 느낌이 든다”며 “기술 특허에만 치중한 나머지 디자인 특허나 사용자 경험 등을 도외시한 건 삼성의 전략적 판단 착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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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를 찾은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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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애플이 ‘태블릿PC 뉴 아이패드’를 공개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르바부에나예술센터 입구에 애플 로고가 설치돼 있다. | AFP연합뉴스
문제는 경쟁자들이 이 같은 오류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글로벌 다국적기업들은 고유의 특허기술을 창출해내고 라이선스를 파는 방식으로 시장을 지키고 큰돈을 번다. 문제가 발생하면 소송까지 간다. 특히 시장 패권과 관련이 있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올해 상반기 현재 삼성, 현대차, LG 등 우리 대표기업들이 연루된 특허소송은 100건을 넘는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도 최근 들어 특허 전담팀을 가동하면서 분쟁에 대응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몇몇 글로벌 기업을 제외하고는 틀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0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산업재산권(IP)센터를 편입했다. 인력도 250명에서 450명 수준으로 늘려 특허와 지적재산권 분쟁에 대응하고 있다. 소송이 붙을 경우 해외 법무법인에 별도로 업무를 맡기기도 한다. 이들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특허전문 부서는커녕 인력도 미미하다. 특허에 대한 인식이 낮은 데다 관련 업무가 들쭉날쭉하는 바람에 경영사정이 나빠지면 관련 전담팀은 해체되기 일쑤다. 이 때문에 아직도 히트상품이 나오면 여러 제조사들이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 내다 파는 관행을 지속하고 있다. 특허 대응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은 한국의 대표기업들이 과연 그에 걸맞은 창의력으로 무장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은 최근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재빠른 추격자)가 아닌 퍼스트무버(First Mover·선도적 시장 개척자)가 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은 선언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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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현·송진식 기자 jaynews@kyunghyang.com>
입력 : 2012-09-02 22:17:00ㅣ수정 : 2012-09-03 00:11:44
코오롱 ‘첨단섬유 판금’ 하루 만에 생산 재개
ㆍ미 법원 집행 정지 요청 수용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는 헤라크론 생산 라인 가동을 중지한 지 하루 만인 1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고 2일 밝혔다. 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코오롱이 낸 아라미드 섬유의 전 세계 생산·판매 금지 판결에 대한 잠정적 집행 정지를 요청하는 긴급신청을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코오롱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미 버지니아 동부법원이 코오롱 헤라크론 제품에 대해 20년간 전 세계 생산·판매·판촉 금지를 판결하면서 헤라크론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코오롱의 헤라크론 생산 라인은 구미 공단에 있다. 연간 생산 규모는 5000t으로 약 90%를 중국·일본·동남아·미국·유럽 등 전 세계 시장으로 수출한다. 코오롱은 판결 집행정지 긴급신청을 버지니아 동부법원과 미국 제4순회 항소법원에 제기했다. 버지니아 동부법원의 페인 판사는 코오롱의 신청에 대해 심리를 미룬 반면 항소법원은 긴급신청을 받아들였다고 코오롱은 설명했다.코오롱이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생산·판매·금지 집행을 정지해달라며 항소법원에 제출한 긴급신청에 대한 심리 결과는 앞으로 2~4주 이내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에 따라 이번 소송의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코오롱이 헤라크론의 생산·판매를 계속할 수 있을지 여부가 가려진다.
<최병태 선임기자 cbtae@kyunghyang.com>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는 헤라크론 생산 라인 가동을 중지한 지 하루 만인 1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고 2일 밝혔다. 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코오롱이 낸 아라미드 섬유의 전 세계 생산·판매 금지 판결에 대한 잠정적 집행 정지를 요청하는 긴급신청을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코오롱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미 버지니아 동부법원이 코오롱 헤라크론 제품에 대해 20년간 전 세계 생산·판매·판촉 금지를 판결하면서 헤라크론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코오롱의 헤라크론 생산 라인은 구미 공단에 있다. 연간 생산 규모는 5000t으로 약 90%를 중국·일본·동남아·미국·유럽 등 전 세계 시장으로 수출한다. 코오롱은 판결 집행정지 긴급신청을 버지니아 동부법원과 미국 제4순회 항소법원에 제기했다. 버지니아 동부법원의 페인 판사는 코오롱의 신청에 대해 심리를 미룬 반면 항소법원은 긴급신청을 받아들였다고 코오롱은 설명했다.코오롱이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생산·판매·금지 집행을 정지해달라며 항소법원에 제출한 긴급신청에 대한 심리 결과는 앞으로 2~4주 이내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에 따라 이번 소송의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코오롱이 헤라크론의 생산·판매를 계속할 수 있을지 여부가 가려진다.
<최병태 선임기자 cbtae@kyunghyang.com>
입력 : 2012-09-02 22:16:53ㅣ수정 : 2012-09-02 22:16:53
갤럭시S3도 제소 … ‘기능 특허’ 전선 확대
ㆍ애플·구글 접촉 결과 변수
애플이 삼성전자의 주력 신상품인 ‘갤럭시S3’와 ‘갤럭시 노트’에 대해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과의 특허전쟁을 보다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 애플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3와 갤럭시 노트를 특허침해 소송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올 2월 미국 새너제이 지방법원에 “삼성의 ‘갤럭시 넥서스’ 등 17개 제품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낸 바 있다.애플은 당시 제출했던 특허침해 혐의 제품목록에 갤럭시S3와 갤럭시 노트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고소장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은 지난달 24일 첫 평결이 나온 ‘갤럭시S’ 소송과는 별개의 것이다. 애초 삼성과 구글이 전략적으로 협력해 선보인 갤럭시 넥서스가 소송의 주요 타깃이었지만 갤럭시S3가 포함됨에 따라 삼성의 신제품군으로 소송 대상이 확대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의 특허분쟁을 더 길고 오래 끌고 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특허 내용도 갤럭시S와는 다르다. 갤럭시S 소송의 최대 이슈였던 외부 디자인 등 이른바 ‘트레이드 드레스’ 특허는 이번 소송에 포함되지 않았다.애플은 대신 ‘전화번호와 전자우편 주소를 탐지해 터치 한 번으로 전화를 걸거나 전자우편을 발송하는 기능’ 등 주로 사용자접근환경(UI)과 관련된 8개의 특허가 침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법원은 지난 7월 “갤럭시 넥서스가 애플의 ‘정보 통합 검색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보인다”며 갤럭시 넥서스에 대해 판매금지 처분을 내렸다. 이미 생산과 판매가 끝난 갤럭시S와는 달리 갤럭시S3는 삼성이 북미시장에서 한창 판매 중인 주력 제품이다. 소송이 당장 갤럭시S3 판매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적다. 소송이 올 2월에 제기된 터라 본안심리를 거친 뒤 판결이 나오려면 내년 말이나 내후년쯤까지 시간이 걸린다.삼성전자는 “시장 경쟁보다 소송을 앞세워 혁신을 제한하고자 하는 조치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소비자들이 삼성의 혁신적인 제품을 선택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갤럭시 넥서스 소송과 관련해 최근 접촉 중인 애플과 구글이 어떤 결론을 낼 것인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갤럭시 넥서스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변형 없이 사용하는 구글 전용 스마트폰이다. 이 때문에 갤럭시 넥서스 소송은 ‘삼성 대 애플’이 아닌 ‘구글 대 애플’의 싸움이라는 분석이 제기돼왔다.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삼성 스마트폰 기술 상당수는 사실상 구글이 제공해온 안드로이드 기술”이라며 “애플과 구글이 합의점을 찾을 경우 삼성의 특허소송전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애플이 삼성전자의 주력 신상품인 ‘갤럭시S3’와 ‘갤럭시 노트’에 대해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과의 특허전쟁을 보다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 애플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3와 갤럭시 노트를 특허침해 소송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올 2월 미국 새너제이 지방법원에 “삼성의 ‘갤럭시 넥서스’ 등 17개 제품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낸 바 있다.애플은 당시 제출했던 특허침해 혐의 제품목록에 갤럭시S3와 갤럭시 노트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고소장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은 지난달 24일 첫 평결이 나온 ‘갤럭시S’ 소송과는 별개의 것이다. 애초 삼성과 구글이 전략적으로 협력해 선보인 갤럭시 넥서스가 소송의 주요 타깃이었지만 갤럭시S3가 포함됨에 따라 삼성의 신제품군으로 소송 대상이 확대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의 특허분쟁을 더 길고 오래 끌고 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특허 내용도 갤럭시S와는 다르다. 갤럭시S 소송의 최대 이슈였던 외부 디자인 등 이른바 ‘트레이드 드레스’ 특허는 이번 소송에 포함되지 않았다.애플은 대신 ‘전화번호와 전자우편 주소를 탐지해 터치 한 번으로 전화를 걸거나 전자우편을 발송하는 기능’ 등 주로 사용자접근환경(UI)과 관련된 8개의 특허가 침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법원은 지난 7월 “갤럭시 넥서스가 애플의 ‘정보 통합 검색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보인다”며 갤럭시 넥서스에 대해 판매금지 처분을 내렸다. 이미 생산과 판매가 끝난 갤럭시S와는 달리 갤럭시S3는 삼성이 북미시장에서 한창 판매 중인 주력 제품이다. 소송이 당장 갤럭시S3 판매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적다. 소송이 올 2월에 제기된 터라 본안심리를 거친 뒤 판결이 나오려면 내년 말이나 내후년쯤까지 시간이 걸린다.삼성전자는 “시장 경쟁보다 소송을 앞세워 혁신을 제한하고자 하는 조치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소비자들이 삼성의 혁신적인 제품을 선택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갤럭시 넥서스 소송과 관련해 최근 접촉 중인 애플과 구글이 어떤 결론을 낼 것인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갤럭시 넥서스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변형 없이 사용하는 구글 전용 스마트폰이다. 이 때문에 갤럭시 넥서스 소송은 ‘삼성 대 애플’이 아닌 ‘구글 대 애플’의 싸움이라는 분석이 제기돼왔다.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삼성 스마트폰 기술 상당수는 사실상 구글이 제공해온 안드로이드 기술”이라며 “애플과 구글이 합의점을 찾을 경우 삼성의 특허소송전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입력 : 2012-09-02 22:16:49ㅣ수정 : 2012-09-03 0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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