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민주화와 한국의 미래 ⑥ ◆
유럽 위기의 진원지인 PIGS국가(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그리스ㆍ스페인)는 세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첫 번째 공통점은 축구를 잘한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국가재정 상태가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진짜 심각한 공통점은 바로 세 번째다. 유로존 내에서 PIGS국가의 대기업 비중이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소기업 편중 현상(small-firm bias)`이다.
종업원 250명이 넘는 대기업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각각 55%, 45% 수준이다. 이에 비해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그 비율이 25%와 20%에 못 미친다.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채 30%가 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종업원 10명 미만 초소형기업 비중은 독일이 4.3% 수준인 데 반해 그리스는 35%에 달한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도 종업원 10인 미만 기업 비중이 17~19%에 달한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월호에서 "소기업 편중은 비용이 많이 든다"며 "만약 가장 좋은 소기업들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면 그리스와 나머지 문제 국가들은 그들의 경쟁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가 잘나가는 배경에는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와 같은 전자계열사들의 탄탄한 뒷받침이 자리 잡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한국 대기업들의 선단식 경영 체제를 부러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IMF 외환위기 당시 일부 외국 자본이 한국 재벌의 해체를 요구했던 데는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를 통해 외국 자본이 반사이익을 누리겠다는 노림수가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게 재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런 점에서 C그룹의 한 임원은 순환출자를 해소하라는 정치권 요구에 강한 반감을 피력했다.
순환출자 해소가 그룹 해체와 계열사 독립경영을 유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수의 한국 기업들이 적대적 인수ㆍ합병(M&A)에 노출되고 계열사 협력 체제가 느슨해져 외국기업에 주도권을 빼앗기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보유 지분(6.49%ㆍ약 1100만주)을 해소할 경우 이를 받아줄 만한 세력은 외국 자본밖에 없다. 삼성전자 한 주당 12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13조원이 넘는 거대 자금이 필요하다. 이건희 회장 등 삼성 오너 일가도 감내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일반인들의 상상과는 달리 상당수 재계 인사들은 골목 상권 침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을 표하고 있다.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그럴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다만 기존 법령과 규제로 이러한 상생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도 경제민주화 입법을 남발하면 이중 규제의 덫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획취재팀 = 이진우 차장(팀장) / 채수환 기자 / 황인혁 차장 / 신헌철 기자 / 이재철 기자 / 경제부 = 이상덕 기자 / 이상훈 기자 / 정치부 =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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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민주화와 한국의 미래 ⑥ ◆
유럽 위기의 진원지인 PIGS국가(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그리스ㆍ스페인)는 세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첫 번째 공통점은 축구를 잘한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국가재정 상태가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진짜 심각한 공통점은 바로 세 번째다. 유로존 내에서 PIGS국가의 대기업 비중이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소기업 편중 현상(small-firm bias)`이다. 종업원 250명이 넘는 대기업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각각 55%, 45% 수준이다. 이에 비해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그 비율이 25%와 20%에 못 미친다.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채 30%가 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종업원 10명 미만 초소형기업 비중은 독일이 4.3% 수준인 데 반해 그리스는 35%에 달한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도 종업원 10인 미만 기업 비중이 17~19%에 달한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월호에서 "소기업 편중은 비용이 많이 든다"며 "만약 가장 좋은 소기업들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면 그리스와 나머지 문제 국가들은 그들의 경쟁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가 잘나가는 배경에는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와 같은 전자계열사들의 탄탄한 뒷받침이 자리 잡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한국 대기업들의 선단식 경영 체제를 부러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IMF 외환위기 당시 일부 외국 자본이 한국 재벌의 해체를 요구했던 데는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를 통해 외국 자본이 반사이익을 누리겠다는 노림수가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게 재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런 점에서 C그룹의 한 임원은 순환출자를 해소하라는 정치권 요구에 강한 반감을 피력했다. 순환출자 해소가 그룹 해체와 계열사 독립경영을 유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수의 한국 기업들이 적대적 인수ㆍ합병(M&A)에 노출되고 계열사 협력 체제가 느슨해져 외국기업에 주도권을 빼앗기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보유 지분(6.49%ㆍ약 1100만주)을 해소할 경우 이를 받아줄 만한 세력은 외국 자본밖에 없다. 삼성전자 한 주당 12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13조원이 넘는 거대 자금이 필요하다. 이건희 회장 등 삼성 오너 일가도 감내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일반인들의 상상과는 달리 상당수 재계 인사들은 골목 상권 침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을 표하고 있다.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그럴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다만 기존 법령과 규제로 이러한 상생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도 경제민주화 입법을 남발하면 이중 규제의 덫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획취재팀 = 이진우 차장(팀장) / 채수환 기자 / 황인혁 차장 / 신헌철 기자 / 이재철 기자 / 경제부 = 이상덕 기자 / 이상훈 기자 / 정치부 = 이기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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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민주화와 한국의 미래 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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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경제민주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주당은 19대 국회 법정 개원일인 지난 5월 30일 19개 민생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9일에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관련 9개 법안을 한꺼번에 제출했다. 민주당은 두 차례에 걸쳐 제출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이번 국회에서 모두 통과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취임 한 달을 기념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모든 대선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대선 때까지 경제민주화에 올인하겠다는 전략을 당대표가 공식 선언한 셈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재벌 개혁과 경제민주화에 집착하는 것은 대선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를 이슈로 제기해 서민 중심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중도층의 표심도 잡겠다는 의도다.
경제민주화가 여야 구분 없이 대선의 핫이슈로 부각됨에 따라 일찌감치 주도권을 잡겠다는 노림수다.
민주당의 이 같은 차별화 시도는 새누리당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 경선캠프에 `경제민주화 전도사`로 불리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참여한 뒤 새누리당 내에서 경제민주화를 이슈로 제기할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아울러 재벌 개혁을 비롯한 경제민주화를 지금의 이명박 정권과 유력한 여당의 대선후보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동시에 때릴 수 있는 좋은 소재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작심한 듯 청와대와 여당, 재벌을 향해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이 대표는 이명박 정권이 2010년 법인세 세액공제액 5조5000억원 중 79%인 4조3000억원을 대기업에 집중될 정도로 재벌에 특혜를 줬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경제민주화를 놓고 새누리당과의 선명성 경쟁을 벌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민생 파탄의 주범인 MB노믹스는 `이명박근혜`의 합작품으로, 그 결과물이 민생경제를 망친 지난 4년 반이었다"며 "새누리당도 경제민주화에 나서겠다면 재벌 문제에 대한 당의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대권 후보들도 여당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민주당 고문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박근혜 전 위원장의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이 주장하는 `줄ㆍ푸ㆍ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는 경제민주화나 재벌개혁과 정반대되는 정책"이라며 "박 전 위원장도 진정성이 있다면 줄ㆍ푸ㆍ세 정책이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만일 이번에 출총제가 도입된다면 세 번째가 된다"며 "법적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국내기업은 물론 외국기업도 한국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민주당이 제시한 경제민주화 9대 법안은 금산 분리 강화를 제외하고 대부분 이미 제안됐던 것"이라며 "이 법안들은 순기능을 살리되 역기능을 최소화하기 위해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영 기자 /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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