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경제민주화와 한국의 미래 ①

ngo2002 2012. 7. 3. 09:58

한국, 소득불평등 美·日보다 양호
상대 빈곤율은 OECD평균보다 높아
기사입력 2012.07.02 17:35:38 | 최종수정 2012.07.02 20:47:00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경제민주화와 한국의 미래 ① ◆

경제민주화 논쟁을 촉발한 대ㆍ중소기업 불균형, 성장ㆍ분배 갈등, 부의 양극화 등 현안은 분명히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핵심 난제다. 그러나 한국의 소득 불평등 수준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그다지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 적어도 통계상으로는 우려가 과대 포장된 측면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소득 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2008년 0.315로 22개 OECD 회원국 평균값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지니계수는 소득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0과 1 사이의 숫자로 표시되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도가 커진다. 한국보다 소득 불평등도가 높은 국가는 캐나다(0.323) 일본(0.329) 호주(0.336) 미국(0.378) 등 10개국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간한 소득양극화 보고서에서 소득불평등보다는 사회 취약계층의 빈곤 가속화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을 기준으로 OECD 34개 회원국 중 한국의 상대 빈곤율(중위소득가구를 기준으로 소득이 중위의 50% 이하인 가구 비율)은 14.6%에 달했다. 이는 OECD 평균(11.1%)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1000가구당 146가구가 상대적 빈곤층이라는 뜻이다. 34개 회원국 중 28위에 이를 만큼 높은 수준이다. 양극화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보편적 복지를 확충하는 것보다 빈곤층을 위한 타깃형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재벌 개혁의 핵심 논리인 대ㆍ중소기업 간 양극화 문제도 통계상으로는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년간(1999~2009년) 제조업 생산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평균 부가가치(매출액에서 원자재 비용을 뺀 수치) 증가율은 중소기업이 9.8%로 대기업(8.7%)을 소폭 웃돈다. 또 중소기업중앙회가 작성한 주요 국가들의 제조업 부문 중소기업 구성비를 보면 일본과 대만의 중소기업 비율은 최근 4년간 감소한 데 반해 한국은 꾸준히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전체 제조업에서 중소기업 비율이 2006~2009년 99.4%를 유지하고 있다. 대만은 2006년 96.6%에서 96.4%로 0.2%포인트, 일본은 98.7%에서 98.6%로 0.1%포인트 감소했다.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하며 `재벌 해체론`을 서슴지 않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은 자칫 한국 경제의 성장 활력을 꺼뜨릴 뿐 아니라 정확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기획취재팀=이진우 차장(팀장) / 채수환 기자 / 황인혁 차장 / 신헌철 기자 / 이재철 기자 / 경제부 = 이상덕 기자 / 이상훈 기자 / 정치부 = 이기창 기자 / 산업부 =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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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업종 매출의 71%…도넘은 일감몰아주기
기사입력 2012.07.02 17:40:00 | 최종수정 2012.07.03 08:12:04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경제민주화와 한국의 미래 ① / 왜 지금 경제민주화인가 ◆

경제민주화에 대한 여야 대권 주자들의 견해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대기업에 대해 주주권 행사를 의무화하는 개정안이 최근 국회에서 발의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민연금은 사외이사 추천권, 대표소송제기권 등의 권리를 갖게 돼 대기업 경영에 실질적으로 개입하게 된다. 재계는 이를 정치권이 밀어붙이는 경제민주화의 시발점으로 간주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6.63%) 현대자동차(6.75%) 대한항공(9.61%) 지분은 각 그룹 총수의 개인 지분율보다 높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개정안이 발효되면 `연금 사회주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연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경제민주화` 공방이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위원장 출신인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은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면 경제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의 경우 공정거래법, 상법 등으로 분산돼 있는 대기업 관련법을 통합해 재벌규제법을 정하고 30대 대기업집단을 3000개 전문 기업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극단적인 해법을 내놨다. 올해 1분기 말 현재 상호출자 제한을 받는 35개 대기업집단의 계열회사 수는 1205개로 현 정부 출범 당시인 4년 전보다 393개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계열사를 늘린 방법도 고용 창출이 수반되는 신규 회사 설립(47.9%)보다는 자금력을 앞세운 인수ㆍ합병(M&Aㆍ51.2%)이 더 많았다. 특히 물류, 광고, 시스템통합(SI), 건설 등 4대 분야의 경우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 계열사 20곳의 매출액 가운데 70% 이상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의해 발생했다는 공정위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들 4대 업종의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 71%에 달해 2년 전인 2009년의 67%에 비해 더 높아졌고 계열사 간 내부거래의 88%가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변칙 상속ㆍ증여나 소수 지분을 통한 황제식 경영 등이 개선되지 않는 등 대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국민적 반감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문제는 정치권이 주도하는 대기업 압박 정책을 통해 실제로 경제민주화가 달성될 수 있는지 여부다. 전문가들은 경제민주화를 `재벌개혁`이나 `보편적 복지`로 확대 해석하지 말고 자유시장 질서가 유지되는 가운데 국민 경제의 균형 있는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헌법 119조 2항의 의미는 시장에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방법과 원칙을 갖고 개입하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교수도 "연말 대선을 앞두고 개혁 입법들이 추진되겠지만 얼마나 실효성 있는 정책이 집행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선거 표심을 의식하다 보니 체계적인 개혁 조치보다는 표심만 자극할 수 있는 단편적인 입법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야 정치인들은 `포퓰리즘`이라거나 `좌클릭`이라는 지적을 받을 때마다 "헌법상 명기돼 있는 경제민주화 정신을 지키려는 것"이라며 이를 합리화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인영 한림대 교수는 "기업 경영에 대한 지나친 간섭은 자발적 투자 의욕을 감소시켜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염려했다. 글로벌 시장의 제품 수명 주기는 점점 더 짧아지고 시장과 고객의 요구는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대기업에 대한 인위적인 규제 정책은 기업의 활력을 저하시켜 국가 경제 전체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도 1989년과 1995년 판결을 통해 "독과점 방지와 중소기업 보호라는 공익적 목적도 궁극적으로 자유시장 경제 질서의 확립을 통해 달성돼야 한다"고 적시한 바 있다. 이 같은 판결은 경제민주화를 재벌개혁이나 징벌적 규제, 보편적 복지를 통해 달성하려는 정치권의 시각은 자유시장 경제 질서와 기업의 역동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기획취재팀=이진우 차장(팀장) / 채수환 기자 / 황인혁 차장 / 신헌철 기자 / 이재철 기자 / 경제부 = 이상덕 기자 / 이상훈 기자 / 정치부 = 이기창 기자 / 산업부 =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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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않는 논란 `헌법 119조 2항`
"1·2항 따로 보지말고 전체를 기본원칙으로"
"시장 실패때 정부가 보충적개입 규정으로"
기사입력 2012.07.02 17:40:22 | 최종수정 2012.07.02 22:01:04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경제민주화와 한국의 미래 ① ◆

"국가의 정당한 개입이다" vs "최소한의 개입을 뜻하는 보충적 규정이다".

헌법 제119조 1, 2항 해석을 둘러싼 정치권과 재계 갈등은 그 역사가 짧지 않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법학계에서도 계속된 논쟁거리였다.

과거 논쟁의 핵심이 정부 시장개입의 적정성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대기업의 경제력 독점 등 `재벌 개혁론`과 맞물리면서 논쟁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그러나 법학계와 헌법재판소의 헌법 경제 조항 해석은 어느 한쪽 편을 들기 어려울 만큼 신중하다.

예컨대 헌법재판소는 119조 2항에 대한 해석을 `자유 시장경제질서`로 판시하거나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로 해석하는 등 사건별로 엇갈린 입장을 취해왔다. 재판관 성향에 따라 전자는 시장경제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는 신고전파 경제학과, 후자는 케인스 경제학과 철학적 지평을 함께하고 있다.

법학계도 신중한 입장이다. 홍성방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학계의 다수설은 1항을 원칙 규정으로, 2항을 예외 규정으로 보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1항과 2항을 분리해서 해석하지 말고 전체를 경제질서의 기본원칙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김성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19조 1, 2항에 대한 해석은 시장 실패 시 정부가 보충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선에서 2항을 바라봐야 한다"며 자율성을 보다 강조했다. 김 교수는 "헌법 경제조항의 해석 문제는 시장 규범을 대기업들이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한국의 특성 때문에 더욱 견해차가 커지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2항의 삭제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그러나 재계 일각의 119조 2항 삭제 요구에 대해서는 "개정론과 해석론은 또 다른 문제일 뿐 아니라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며 재계 주장이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홍성방 교수 역시 "재계가 주장하는 제37조 2항으로도 공공복리 등을 위해 경제 관련 기본권에 개입할 수는 있지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재계 일각에서는 119조 2항이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반자유적 조항이라며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ㆍ공공복리`를 위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제37조 2항`으로도 정부가 충분히 시장 개입을 할 수 있다는 취지다.

헌법 경제조항 해석 문제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쟁 소재로 활용되면서 생산성 없는 `이념 싸움`으로 전락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유방임과 사회적 시장경제, 국가 주도의 통제경제라는 3가지 경제 모델 중 헌법 119조는 사회적 시장경제질서에 가깝다"면서도 "중요한 건 사회적 시장경제 모델을 양극단으로 해석할 경우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시장경제 모델은 시장의 자율성을 얘기하면서도 국가의 개입을 적절하게 인정해 그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며 "이 같은 특성을 무시하고 진행되는 경제민주화 논쟁은 이해집단 간 갈등만 부추긴다"고 염려했다.

한국헌법학회장을 역임한 김형성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헌법상의 경제질서와 독점규제`라는 논문에서 "(헌법 경제 조항은)자유와 통제의 양 극점 사이에서 인정되는 국가 간섭의 폭을 매우 넓게 설정했다"며 "이것이 (과거 권위주의 정부에서는)강온의 수단을 폭넓게 동원해 단기간에 고속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한 법적 배경이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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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氣꺾는 경제민주화는 위험
대선에 발목잡힌 정치권, 마녀사냥식 대기업 때리기…양극화, 기업 책임으로 떠넘겨
기사입력 2012.07.02 18:03:23 | 최종수정 2012.07.03 08:29:19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경제민주화와 한국의 미래 ① ◆

연말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 광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올해 들어 복지ㆍ양극화 이슈가 경제민주화로 수렴되면서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경제민주화`는 사실 그 개념과 정의조차 혼란스럽다. 하지만 그 표적만큼은 뚜렷하다. 바로 대기업이다. 대기업과 대기업을 지배하는 재벌 일가를 바로잡아야 소득 재분배가 강화되고 경제력 집중이 완화되며 중소기업ㆍ영세상인이 보호될 수 있다는 논리다. 심지어 대기업 개혁을 전제해야 복지 문제도 풀어 나갈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치적 프레임(frame)은 과연 근거를 갖고 있는 것일까.

매일경제신문 요청으로 소비자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적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응답이 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같은 문항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80.4%)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대기업이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 비율은 13.6%였다. 여전히 낮은 수치지만 9%대에 머물렀던 2001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의미 있는 증가세다.

또 국민 10명 중 6명(58.8%)은 우리나라 대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25.9%에서 2배 이상 높아졌다. 연령별로는 10대(61.1%)와 20대(61.2%) 응답률이 30대(55.3%)와 40대(53.4%)보다 높은 것이 특징이다. 어린 세대 대기업관이 기성세대보다 긍정적이라는 의미다.

특히 `현재 10대 재벌 중 50년 후에도 남아 있을 그룹은 1~2개에 불과할 것`이라는 응답 비율이 2001년 59.2%에서 45.2%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이 대기업 경영에 대해 매긴 점수가 크게 후해진 셈이다. 이 기간에 50대 응답비율만 51.3%에서 55.9%로 증가했을 뿐 나머지 모든 연령층에서 비율이 하락했다.

취업시장에서 대기업 선호도는 압도적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올해 상반기 취업을 준비 중인 구직자 2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명 중 4명(82.6%)이 대기업 공채 위주로 입사 지원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요약하자면 경제적 불평등이 심해졌지만, 대기업들이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오히려 늘었다.

또 대기업 국제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은 큰 폭으로 증가했고, 대기업 경영을 위태롭게 보는 비율은 감소했다.

특히 대기업에서 일하고자 하는 젊은이 비중은 압도적이다. 결론적으로 우리 국민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심해졌다는 해석은 가능할지언정 대기업을 사회적 병폐로 보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다.

여야 정치권이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처럼 스스로 가공한 표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이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재벌과 대기업 행태엔 비판 소지가 다분하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35대 대기업 집단 계열사 숫자는 1205개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393개 늘어났다.

그러나 총수 지분율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10대 그룹을 보면 총수 지분율은 0.94%에 불과했다. 롯데 신격호 회장 지분율은 0.05%다. 이런 가운데 10대 그룹 내부지분율은 현재 55.7%로 작년(53.5%)보다 2.2%포인트 증가했다. 지분율이 1%도 안 되는 재벌총수가 계열사를 동원해 거대그룹 경영권을 강화했다는 의미다.

헌법 책자에 25년 동안 묻혀 있던 `경제민주화`가 한국 사회에 최대 화두로 부활한 것은 현 정부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이 소득 양극화, 대ㆍ중소 기업 간 격차를 더 벌려 놨다는 국민 여론이 조성되면서부터다.

그러나 유권자 표심만을 의식해 감정적으로 법제화를 추진한다면 우리 경제의 활력과 역동성을 해치고 글로벌 시대 국가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염려가 제기된다.

재벌과 대기업의 잘못된 관행이나 행태를 교정하는 것은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그 전제는 한국 경제의 간판스타 격인 대기업의 국제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선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국 경쟁 기업이 부러워하는 우리 장점을 스스로 망가뜨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 공방은 정치권과 재계 간 논쟁 차원을 넘어 우리 경제의 차세대 발전 전략을 결정할 수 있는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획취재팀=이진우 차장(팀장) / 채수환 기자 / 황인혁 차장 / 신헌철 기자 / 이재철 기자 / 경제부 = 이상덕 기자 / 이상훈 기자 / 정치부 = 이기창 기자 / 산업부 =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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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때리기 보다 급한건 고령층·청년실업
영업이익률 하락폭, 대기업이 중기보다 더 커 얇아진 중산층 소폭 증가
대다수가 근로소득 의존, 준비없는 은퇴 빈곤 불러, 청년실업률 다시 8%대로
기사입력 2012.07.02 17:36:06 | 최종수정 2012.07.02 21:58:05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경제민주화와 한국의 미래 ① ◆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경제 민주화`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5월 3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경제5단체 주최 19대 국회의원 당선 축하 리셉션에서 여야 의원들과 경제인들이 건배를 하고 있다. <매경DB>


`한국은 분배지표가 얼마나 악화됐는가.`

경제민주화 논쟁의 근원은 `분배지표가 개선될 조짐이 없느냐`와 `부익부 빈익빈이 얼마나 심각해졌느냐`로 요약할 수 있다. 만약 개선될 조짐이 없고 승자 독식 구조가 더욱 심화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경제민주화는 탄력을 받게 된다. 노력을 해도 성공하기 어려운 사회에 진입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헌법 119조 2항에 규정된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 성장, 안정과 적정한 소득 분배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오늘날 분배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119조 1항에 규정된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는 조문에 보다 무게가 실릴 수 있다.

대기업ㆍ중소기업 간 수익지표를 살펴보면 오히려 대기업 영업이익률이 더 크게 하락하는 추세다. 한국신용평가정보 기업DB 시스템인 KIS-VALUE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5.6%로 2010년 7.3%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반면 중소기업 영업이익률은 4.6%에서 4.3%로 감소하는 데 그쳤다.

◆ 영업이익률 하락폭 대기업이 더 커

한국은행은 "대기업은 메모리반도체 등 제품값 하락으로 영업이익률 하락폭이 중소기업에 비해 더 컸다"고 설명했다.

상장사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어서 전체로 확대 해석하기에는 곤란하지만, 2010년 중반부터 추진됐던 동반성장 정책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를 얼마나 갚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이자보상비율(이자비용 대비 영업이익)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업체 비중(영업손실 기업 포함)은 중소기업이 2010년 30.3%에서 2011년 34.3%로, 대기업은 같은 기간 18.4%에서 26.6%로 크게 상승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뜻은 영업이익으로 돈을 벌어도 차입금에 따른 이자도 상환하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다만 중규모 중소기업(매출액 100억원 이상)과 소규모 중소기업(매출액 100억원 미만) 간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은행의 중소기업 구조조정 대상 선정 기준인 최근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기업 또는 최근 3년 연속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기업을 뜻하는 한계기업은 소규모 중소기업이 34.3%, 중규모 중소기업이 10.0%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동반성장 정책에 따라 대기업이 물러난 시장에서 중견기업들이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얻고 있다`는 세간의 지적이 나름대로 근거를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라는 이분법보다는 `대기업-중규모 중소기업-소규모 중소기업`이라는 구도에서 소규모 기업의 지위가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 소폭 개선 중인 중산층 비중

양극화 정도를 판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가 중산층(중위소득 50~150% 구간 계층) 비중이다. 중산층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양극화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는 징표다. 우리나라 중산층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크게 위축됐다. 1992년 75.4%를 정점으로 2009년 62.6%까지 후퇴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소폭이나마 중산층 비중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작년 63.8%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후 2년 연속 개선 중이다. 이런 가운데 2008년 21.2%까지 불어났던 저소득층(중위소득 50% 미만 계층) 비중도 지난해 19.9%까지 감소했다.

중산층 비중이 부자와 가난한 계층 간의 갈등을 막아주는 완충 지대가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는 지표라면 지니계수는 소득분배가 얼마나 공평하게 이루어졌는지를 알려주는 시그널이다. 이 지표가 1이면 절대불평등, 0이면 절대평등이다. 만약 국민이 100명인 국가에서 1명이 전체 소득을 소유했다면 이 지표는 1로 나타나고, 국민 100명이 각각 소득을 1%씩 점유하고 있다면 이 지표는 0으로 산출된다. 우리나라 지니계수(전국 1인ㆍ농가 포함 기준)는 지난해 0.311로 2010년 0.310에 비해 다소 후퇴했으나 2009년 0.314까지 상승한 것에 비해서는 하락했다.

그러나 고소득층(상위 20% 소득)을 저소득층(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5.73으로 전년 5.66에 비해 높아졌다. 중산층이 조금씩 살아났지만 양극단에 있는 계층 격차는 다소 커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양극화 현상은 주거 부문 격차 확대와 같이 심화되고 있는 부문도 있다"면서도 "전반적인 추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경제민주화 우선순위는 노인대책

양극화와 관련해 앞으로 주목해야 할 대목은 고용 개선이다. 우리나라 소득구조는 근로소득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OECD는 "한국의 전반적인 소득 불평등을 결정하는 데는 임금노동과 자영업에서 발생하는 근로소득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특히 가구 소득 중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92%로 이는 회원국 중 비중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고용 사정 개선이 곧 소득 분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비정규직 비중은 33.3%로 2011년 하반기 34.2%에 비해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하반기 34.9%에 비해 감소하는 추세다. 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2010년 103.6만원까지 확대된 뒤 2011년 102.6만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간 임금 격차 역시 2003년 22.9만원에서 2011년 12.6만원으로 감소했다.

물론 이 같은 소폭 개선 추세에도 복병은 있다. 우선 고령층이 위태롭다. 대다수가 근로소득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에서 은퇴시기를 맞으면 소득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고령자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의 50%에 못 미치는 가구 비율)은 무려 47%에 달해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미국 22.2%, 일본 21.7%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다음은 청년층이다. 청년실업률은 좀처럼 개선될 조짐이 없다. 2008년 7.2%까지 하락했으나 올 5월 다시 8.0%로 상승했다.

결론적으로 대기업-중소기업, 부자-빈자라는 이분법적인 구도보다는 은퇴 후 급격히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현상을 개선하고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해 근로소득을 보장해 주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분석된다.

[기획취재팀=이진우 차장(팀장) / 채수환 기자 / 황인혁 차장 / 신헌철 기자 / 이재철 기자 / 경제부 = 이상덕 기자 / 이상훈 기자 / 정치부 = 이기창 기자 / 산업부 = 윤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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