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2012 한국의 가족 ②

ngo2002 2012. 6. 19. 10:56
30대 맞벌이女, 남편과 2세 계획세우다 결국
4인가구 근로소득의 62% 사용
기사입력 2012.06.18 17:11:31 | 최종수정 2012.06.19 10:12:36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2012 한국의 가족 ② ◆

가족은 곧 돈이다. 의류업체에 근무하는 김선미 씨(33)는 남편과 상의해 자녀를 갖지 않기로 결정했다. 육아와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을 따져 보니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아파트를 대출 1억5000만원을 끼고 구입한 것도 부담이다. 김씨는 "아기는 예쁜데 낳자니 직장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며 "남편 혼자 벌면서 대출금 상환하고 육아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아 아이를 갖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가족을 지탱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얼마나 될까. 18일 매일경제신문이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원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미혼자녀 2인 이상을 둔 근로자가구의 가족유지비용은 월평균 249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 165만원에 비해 84만원 늘어난 수준이다.

가족유지비용이란 가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필수적인 지출로 교육비 주거비 의료비 등 관련 비용을 총합한 것이다.

미혼자녀 2인 이상을 둔 근로자가구의 가장 큰 부담은 단연 교육이었다. 지난해 이들의 교육비 지출은 49만원으로 2003년 28만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근로소득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12.3%로 같은 기간 2.1%포인트 증가했다.

의료지출도 급증했다. 작년 의료비 지출은 15만원으로 2003년 9만9000원에 비해 늘었다. 근로소득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3.6%에서 3.9%로 불어났다. 의식주 비중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자녀를 위해 더 많은 지출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통상 가계 수입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지출도 커진다. 문제는 수입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 지출이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혼자녀 2인 이상을 둔 근로자가구의 근로소득은 2011년 401만원으로 2003년 275만원에서 126만원 증가했다. 하지만 가족 유지를 위한 씀씀이를 나타내는 근로소득 대비 가족유지비용 비율은 2011년 62.1%로 2003년 60.2%보다 늘어났다.

가족유지비용이 근로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부양 가족이 많을수록 높아진다. 이에 비해 미혼자녀를 한 명만 둔 가족은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자녀를 한 명만 둔 근로자가구의 근로소득은 지난해 362만원으로 2003년 235만원에 비해 54% 늘어났다. 하지만 가족유지비용은 207만원으로 2003년 141만원에 비해 46.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근로소득에서 가족유지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3년 60.3%에서 지난해 57.3%로 오히려 감소했다.

오늘날 사회는 가족이 많을수록 더 많은 지출을 요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결혼을 기피하는 싱글이 많아지는 현상에는 문화나 가치관 변화보다는 경제적 요인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획취재팀=전병득 기자 / 채수환 차장 / 신헌철 기자 / 이재철 기자 / 이상덕 기자 / 전정홍 기자 / 김정환 기자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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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모 품으로 `스크럼족`
서울사는 30~40대 부모와 동거 90%↑
기사입력 2012.06.18 17:11:41 | 최종수정 2012.06.18 17:21:15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2012 한국의 가족 ② ◆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 사는 최성훈 씨(35ㆍ가명)는 7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만년 고시생이다.

지금까지 고시원에 거주하며 독서실을 이용했지만 매월 50만원이 넘는 월세와 독서실 비용은 경제력이 전혀 없는 최씨나 뒷바라지하는 늙은 부모에게 큰 고민이었다. 결국 최씨는 고심 끝에 다시 부모님과 함께 살기로 했다. 최씨는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일단 숙식 비용을 아낄 수 있으니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가족해체로 인한 빈곤화로 `신(新) 대가족화`가 가속되고 있다. 전통적인 대가족과 다른 점은 자녀가 노부모를 부양하는 게 아니라 장성한 자녀를 노부모가 데리고 산다는 점이다.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등장한 소위 `스크럼(Scrum) 가족`이 우리 사회에도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내놓은 장래가구 추계에 따르면 자녀 또는 손자와 함께 사는 65세 이상 노부부는 2010년 68만5000가구에서 올해 73만1000가구로 늘었다. 2035년에는 이 숫자가 185만여 가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시도 최근 서울 인구구조 분석을 통해 2010년 기준으로 가구주인 부모와 함께 사는 30ㆍ40대 자녀 수가 48만4663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10년 전에 비해 91.4%(25만명)나 늘었다.

[기획취재팀=전병득 기자 / 채수환 차장 / 신헌철 기자 / 이재철 기자 / 이상덕 기자 / 전정홍 기자 / 김정환 기자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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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68만원 버는 빈곤노인, 뭉쳐사니 주름살이 펴졌다
1人가구만 소득 나홀로 감소 빈곤율 OECD 최고
노인공동가정 인기 생활비 90% 절약 심리적 안정 효과도
기사입력 2012.06.18 17:11:18 | 최종수정 2012.06.18 19:22:37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2012 한국의 가족 ② ◆

서울 은평구 갈현1동에 소재한 `노인의 집`.

66㎡ 남짓한 공간에 방 4개와 식당 1개로 이뤄진 이곳은 현재 노인 4명의 안식처다.

홀로 사는 노인 중 기초수급자 등 생계가 어려운 노인들이 대상이다.

김정수 씨(가명ㆍ82ㆍ남)는 "이혼과 사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몇 명 있던 자식들과 연락이 두절됐다"며 "나이가 들어 일자리를 얻기도 어렵고 생계도 막막했지만 여기서는 비슷한 처지의 노인들과 친구처럼 함께 지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노인의 집을 관리하는 이빛나 사회복지사는 "3~4명의 노인이 함께 생활하면서 심리적인 고독감을 완화할 수 있어 독거노인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은평구는 구내 5곳에 노인의 집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만만치 않다. 2008년 노인의 집을 운영할 때만 해도 거주 기간에 제한이 없었다. 그러나 독거노인이 급증하면서 노인의 집을 찾는 노인들도 늘어나 급기야 지난해 7월 서울시는 최대 8년으로 거주기간을 제한하기에 이르렀다.

`실업ㆍ가계부채 등 경제적 위기→가족 해체→빈곤화`의 암울한 시나리오가 고착되고 있다. 가족 해체가 빈곤층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가족 해체 후 홀로 남게 된 노인들의 소득 감소로 인한 생활고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4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2만원)에 비해 4% 줄었다. 2인 가구 이상의 전반적 가계소득이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1인 가구만 유독 소득이 줄어들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1인 가구의 소득은 더욱 심각하다. 1인 가구의 실질소득은 불과 138만원으로 1년 전(148만원)보다 6.8% 줄었다. 김영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인 가구 중 50대 이상 고령층 취업률이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국민연금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 말 기준으로 노인 1인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820만원, 한 달 68만3000원 정도다. 특히 홀로 사는 여성 노인의 연평균 소득은 736만원으로 남성 노인 1인 가구(1288만원)의 57%에 불과한 형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인 1인 가구의 상대 빈곤율(중위소득 대비 50% 이하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76.6%에 달했다. OECD 평균(30.7%)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유럽의 경우 독일(15%) 프랑스(16.2%) 등 대부분이 10%대에 머물렀고, 심지어 소득 불평등이 심하다는 미국(41.3%)도 우리보다는 훨씬 낮다.

이런 가운데 최근 노인 빈곤율을 낮추기 위해 은평구 노인의 집과 같은 `공동가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혈연이 전혀 없는 독거노인들을 묶어 가족처럼 생활하도록 함으로써 생활비와 관리비용 등을 줄이고 상호부조를 활성화해 빈곤을 억제하는 방안이다. 아직 시작 단계라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서울 은평구, 전북 김제시, 충남 논산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도하는 노인 공동가정이 있다. 노인들에게 주는 심리적 안정 효과뿐 아니라 경제적 혜택도 상당하기 때문에 지자체뿐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확대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가 분석해보니 노인 한 명이 따로 살 때에 비해 공동가구를 구성하면 연간 생활비를 약 93%나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452만원에 달하던 냉ㆍ난방비(80만원)와 식비(372만원)는 함께 살면서 280만원(냉난방비 30만원ㆍ식비 250만원)으로 줄었다. 또 의료기관 이용횟수가 월 1.4회에서 0.5회로 줄면서 의료비 지출도 18만5000원에서 5만3000원까지 줄었다.

독거노인의 안전 확인에 소요되던 정부 예산 42만원은 노인들이 서로 안전을 챙기게 되면서 전액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기존 경로당 등을 개ㆍ보수하면 설치비용은 2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며 "조사 결과 노인들의 외로움이 줄고, 규칙적인 생활과 영양섭취가 가능해져 육체적ㆍ정신적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획취재팀=전병득 기자 / 채수환 차장 / 신헌철 기자 / 이재철 기자 / 이상덕 기자 / 전정홍 기자 / 김정환 기자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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