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의 효과, 경제학 원론에 답이 있다
분양가상한제의 효과, 경제학 원론에 답이 있다
직방 입력 2019.08.05 11:02 수정 2019.08.05 11:02
조회 521추천 0
우용표의 내 집 마련 바이블#14
최근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겠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습니다. 더이상 집값이 오르는 것을 두고 보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인데요. 이러한 정책적인 배경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분양가 상한제의 의미와 그 효과는 무엇인지 짧지만 굵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분양가 상한제란?
분양가 상한제는 표현 그대로 아파트를 분양할 때 상한 가격을 정해두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A라는 아파트를 분양할 때 평당 3,000만 원 이상은 못 받도록 하는 것이죠. 이렇게 분양가격에 상한선을 두면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아파트가 분양되고 이에 따라 주변 집값을 내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분양가의 상한선을 정할 때 나름대로 정교한 계산법이 있습니다. 분양가는 건축비 + 택지비 + 가산비(적정이윤)로 구성되는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토지비용 + 건축비용 + 건설사 기본마진’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하게 됩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건설사는 분양가를 토지비용+건축비용+건설사 기본마진으로 결정해야 한다.
출처 직방
갑자기 정부에서 내놓은 것 같은 이 제도는 사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1977년 처음 도입되었으니 나이로 따지면 40세를 넘긴 제도입니다.
분양가 상한제는 1977년 처음 도입되어 2007년 민간택지로 확대 적용된 바가 있다.
출처 직방
1977년 도입된 분양가 상한제는 2007년 이미 민간택지로 확대 시행된 역사가 있습니다. 그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며 2010년 분양가 상한제가 축소되었고, 이후 여러 차례 그 적용 범위가 변경되었죠.
분양가는 얼마나 낮아질까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과연 분양가는 얼마가 될까요? 아직 본격적으로 시행되지도 않았고, 각 아파트 사업장마다 택지비와 건축비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가격을 산정할 수는 없지만 추정은 해볼 수 있습니다. 경실련에서 발표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면 분양가는 약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출처 직방
분양가 상한체 찬성 VS 반대, 논리는?
분양가 상한제의 찬성과 반대 측의 논리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찬성입장>
논리1. 낮은 분양가격으로 실수요자의 주택 마련 부담을 줄여준다.
논리2. 낮은 가격의 주택 공급으로 주변 주택의 가격을 안정화시킨다.
<반대입장>
논리1. 반값 아파트로 주변 시세가 낮아지는 것이 아니고 반값 아파트는 로또 아파트가 될 것이다.
논리2.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을 위축시켜 공급이 부족해지고, 결국 집값은 더 오를 것이다.
찬성과 반대 양측의 의견 모두 말이 되기 때문에 두 진영은 팽팽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는데요. 마침 경제학에서 이러한 논쟁에 대해 학문적으로 접근하고 있으니 살펴보겠습니다.
경제학 원론에 보면 어떤 상품에 최고가격제(Price ceiling-가격상한선)을 정해 놓으면 수요와 공급은 어떻게 이동할까 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C~B만큼의 초과 수요가 발생하게 된다.
출처 직방
현재 상황에서는 파란선의 수요자와 빨간선의 공급자는 A라는 노란색점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즉 수요와 공급에 의해 형성된 시세가 A라 했을 때 주황선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된다면 수요자들은 시세보다 싼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B점까지 수요가 증가할거고요. 공급자들은 낮은 가격으로 적은 이익이 나므로 C점까지 공급이 감소합니다. 단기적으로는 C점에서 수요와 공급이 만나게 되겠지요. 이 때 아파트를 분양 받는 사람들은 C~D점 만큼의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으니 로또 아파트에 당첨된 셈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는 공급이 부족해 B~C만큼의 초과수요가 발생하고 시세는 다시 상승해 원래보다 더 높은 가격까지 오르게 됩니다. 적은 공급량에 의해 D점까지 시세가 오를 것입니다. 즉, 단기적으로는 몇 명의 로또 당첨자들을 양산하게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이 부족해져서 집값 안정화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습니다.
정부가 좋은 의도로 분양가 상한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그 정책 의도가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공급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부동산 가격도 결국 수요-공급의 원리를 적용 받으니까요. 어느 순간 시장에서 충분한 공급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면 앞서 보았던 그래프처럼 가격이 현재보다 더 높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에 당첨되는 것은 시세 상승 효과를 배로 누릴 수 있는 로또가 되겠지요. 혹시 지금 청약통장을 소중히 간직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조금 더 기다렸다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아파트에 활용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글. 우용표 주택문화연구소 소장
'월급쟁이 재테크 상식사전 저자' 저자
'경제상식사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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