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소득 10% 늘때 취약층 8% 줄어.. 소득주도성장의 역설
입력 2018.08.24. 03:00 수정 2018.08.24. 03:09
[동아일보]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저소득층 소득은 줄고, 고소득층은 늘어
특히 저소득층이 과거보다 적게 벌고 고소득층이 많이 버는 현상이 이어졌다. 올 2분기 하위 20% 가구의 월 소득은 1년 전보다 7.6% 감소한 반면에 상위 20% 가구의 소득은 10.3% 늘면서 사상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고용 상황도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졌다. 저소득 가구의 취업 인원수는 0.68명으로 1년 전보다 18% 감소했다. 반면 고소득 가구의 취업 인원수는 2.09명으로 1년 전보다 5% 증가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가 중산층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1분위와 함께 2분위, 3분위 가계의 소득까지 감소했다. 1∼3분위 소득이 함께 감소한 것은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 기능이 마비됐던 2016년 4분기, 2017년 1분기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중산층은 사업소득 감소가 두드러져 자영업 부진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 20∼40%는 사업소득이 1년 전보다 4.9%, 하위 40∼60%는 7% 감소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산층 소득까지 무너지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민간 “소득주도성장 정책 수정해야”
하지만 정부 구상과 달리 가계 소득이 줄고 고용이 얼어붙으면서 정책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간 전문가들은 근로시간 단축의 여파가 본격화하고 올해보다 10.9% 인상된 최저임금이 현실화하는 내년에는 부작용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양극화라는 해묵은 문제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병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도 “고용구조를 감안하지 않고 너무 가파르게 최저임금을 올린 것이 양극화의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 청와대 “내년 중순 이후에나 좋아질 것”
청와대 역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청와대 당국자는 이날 “양극화가 심화되는 추세가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른 수준”이라면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성장적 포용 정책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배가 악화된 것이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기보다는 오랜 기간 누적된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보고 재정 확대를 통한 소득 재분배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정책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통상 두세 분기의 시간이 걸린다”면서도 “공공부문 일자리는 이미 가시적인 효과가 늘고 있고, 상시 근로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등 일자리의 질은 좋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한국 경제는 소득 재분배가 제대로 될 만큼 성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를 유발한 것은 최저임금 상승 등의 노동비용 증가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송충현 / 문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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